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V'에는 현직 중등교사들이 출연했습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겪은 레전드 경험들을 풀어놓았는데요.
중등교사 1호는 9년차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고요. 2호는 7년차 중학교 역사 선생님, 3호는 2년차 고등학교 생명과학 선생님입니다.
우선 라운드 1. 학생들을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중등교사 1호는 "학교 생활도 마음도 힘들었던 친구가 있었다. SNS에서 그 친구가 올린 글을 봤는데, 필력이 너무 좋더라. 제가 나중에 상담하며 '글로 대화를 해보자. 교환 일기를 써보자'고 했다. 1년 간 태어나서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교환일기를 다 썼다"고 웃음 지었습니다.
중등교사 2호는 "가정 형편 힘든 친구들이 있었는데, 패딩을 사고 싶어 전단지 돌리는 알바를 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애들이 늦었다'는 이유로, 돈을 안 주고 입을 싹 닦았다. 제가 사명감에 불탈 때라, 알바비를 꼭 찾아줘야 겠단 생각에 노동청에 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노동청에서는 접수할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고요. 중등교사 2호는 알바를 했던 4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노동청으로 향했습니다. 한 달 후, 악덕 사장은 "제발 벌금이나 영업정지만은 막아달라"고 부탁하게 됐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100만원 가까이 하는 알바비를 찾아주었다네요.
중등교사 3호는 "알칼리 금속이 물에 넣으면 폭발한다. 1학년 애들에게 '너희 다음 시간에 폭탄 한 번 터뜨려보자'고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물만 닿아도 펑펑 소리가 나던 금속들. 그래서 중등교사 3호는 마스크를 끼고, 실험복을 입고, 중무장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조회대에 매달려 있었죠.
중등교사 3호는 금속을 칼로 자르고, 아이들을 오지 못하게 한 뒤 던졌습니다. 5초 만에 10m의 폭발력을 보여줬던 해당 금속. 유쾌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라운드 2. 교사 인생 최대 위기를 물었습니다.
중등교사1호는 직장인 뮤지컬 동호회에 든 적이 있다는데요.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새벽 뒷풀이 상황. 1호는 새벽에 겨우 집에 와 잠을 잤는데 못 일어났습니다.
1호는 "자취하는 총각 선생 혼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 난리가 났다. 부장 선생님께서 저희 집까지 오신 거다. 온 동네 방네 저를 부르다 가셨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에게 "담임 선생님이 너무 아파서 지각한 것"이라 둘러대 주었다고 합니다.
2호는 수련회 때의 아찔한 기억을 꺼냈습니다. 긴장한 상태로 버스를 탔고, 인원 체크 29명을 했습니다. 1시간 뒤 다시 세보니 28명이었던 것.
2호는 "분명히 아까 그 아이의 얼굴을 봤는데, 사라진 거다"며 "알고보니 내가 숫자를 셀 때 가기 싫어서 내려버린 것이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2호는 학교에 계신 부장 선생님께 전화를 해, 아이를 태워 수련회 장소로 보냈다고 합니다.
3호는 수능 감독을 올해 처음 했다고 합니다. 4교시 탐구영역, 감독을 하는 데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죠. 배가 요동친 것입니다.
3호는 "야 이건 진짜 끝났다 하면서 참았다. 참다 참다 화장실을 가는데, (다른 선생님들이) '학생 여기서 뭐하는 거야' 하고 붙잡으시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라운드 3. 서술형 답안 레전드입니다.
중등교사1호는 한 성실한 학생의 추억을 꺼냈습니다. "그 친구가 자꾸 답안을 쓰다말고 제 눈치를 한 번씩 보더라. 부정 행위에 대한 느낌이 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 친구 답안지에 제 얼굴이 그려져 있더라. 두 가지로 놀랐다. 첫 번째, 그 아이를 의심한 것. 두 번째, 그 친구가 열심히 들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웃었습니다.
2호는 "과목이 역사다보니, 학생들의 답안에 유형이 있다. 첫째는 원망형, '일제 강점기만 없었어도 우리가 이걸 왜 배워야 하느냐'. 두 번째는 자책형, '선생님 저는 매국노입니다'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3호는 "평소 공부를 잘 하던 친구가 열심히 답안지를 쓰더라. 역시나 편지가 써 있더라"며 "내년에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년이 없더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