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남성그룹 'B.A.P'는 분명 아이돌이다. 그런데 그 노선은 여느 아이돌과 좀 다르다. 우선 달달한 사랑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사회 비판적 메시지 전달에 주력한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힙합을 베이스로 한 강한 비트의 음악을 추구한다.
그래서 많이 듣는 이야기, 너무 세지 않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하지만 B.A.P는 되려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가수라면 당연한 고집이라는 것. 이것이 B.A.P의 색깔이고, 강점이며, 자부심이라고 정리했다.
"트렌드는 따라가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B.A.P 음악은 B.A.P만이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게 바로 우리니까요. 가수에게 확고한 색이 있다는 건 장점 아닐까요?"
B.A.P는 현재 3번째 미니앨범으로 활동 중이다. 타이틀 곡은 '배드맨'이다. 여전히 음악은 세다.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한 강한 멜로디, 범죄자에 경고를 전하는 가사, 묵직한 랩핑, 내지르는 고음이 딱, B.A.P 스타일이다.
◆ "3분 30초, 노래에 메시지 담는다"
'배드맨' 재생 시간은 총 3분 30초다. 사이렌 소리로 시작된 노래는 묵직한 힙합 비트, 절규하는 듯한 탄성과 강한 중저음의 랩으로 이어진다. 특히 '뉴스를 봐도 전부 공공의 적이고 / 싸이코패스들이 미쳐 날뛰는 판이고 / 이건 범죄와의 전쟁'이라 꼬집는 사회비판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짧은 음악 안에 메세지를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의식있는 가사를 담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최근 범죄자들에 대한 뉴스가 많았잖아요. 음악으로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이런 가사를 담았죠." (용국)
안무에도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후렴구 포인트 춤을 눈여겨 볼 만하다. 멤버들은 후렴구가 나오면 양 팔을 좌우 수평으로 쭉 뻗고, 고개와 몸 전체를 좌우로 흔들며 반동을 준다. 일명 '십자가 춤'이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 바로 안무에요. 십자가 춤은 '자기의 죄를 씻는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동작이에요. 이외 브릿지에서 댄스 브레이크를 추는 등 전체적으로 스펙터클한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구성을 했어요. " (종업)
◆ "센 음악? 우린 우리 갈 길을 갈 뿐"
데뷔곡 '워리어'부터 '원샷', '노 멀씨' 그리고 지금의 '배드맨'까지…. B.A.P는 한결같이 힙합 비트의 센 음악을 선보였다. 물론 중간중간 가벼운 곡으로 활동한 경우도 있었지만, 타이틀은 늘 강렬함을 고집했다. 그래서일까. 대중성이 떨어지지 않냐는 우려도 반복됐다.
"너무 세서 대중적이지 못하단 말도 듣죠. 그런데 순위나 인기 등에 신경쓰면 추구하는 음악, 즉 방향성을 잃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평가는 신경쓰지 않으려해요. 1위도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우리의 음악을 보여주는 데 우선 순위를 두려고 합니다. " (영재·힘찬)
하지만 변화 없이는 발전도 없다. 아이돌에게 정체는 곧 발목이 된다. B.A.P 역시 잘알고 있었다. 해야하는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 사이에서 겪는 딜레마가 있다. 그렇지만, 이미 그 해답을 찾았다. 확고한 확고한 색을 추구하는 게 결국은 B.A.P의 길이라는 결론이다.
"변화는 필요해요. 하지만 B.A.P만의 색을 가지는 것도 중요해요. 우리 색을 유지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걸 시도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바꾸지 않아도 보여줄 수 있잖아요. 가수는 색이 있다는 게 장점 아닌가요? 한 길을 걸어서 우리의 확고한 색이 만들어졌다고 봐요. " (대현·젤로)
◆ "트렌드? 트렌드리더가 목표"
결국 B.A.P의 목표는 트렌드에 있지 않았다. 트렌드를 이끌어 가겠다는 게 그들이 가진 포부였다. 트렌드를 쫓지 않고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것. 그래서 데뷔 2년차,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과 무대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이제 시작일 뿐,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어떤 소스를 곁들여야 대중적일까 고민은 해요. 그런데 대중 음악의 색은 여러가지잖아요. 언젠가는 우리의 음악도 대중 음악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분명히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트렌드는 늘 변하는거니까요." (용국)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우선 해외 반응이 좋다.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데뷔 후 연속 19개월째 아시안 음악 차트 톱 10에 진입했다. 통산 7회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는 10월엔 일본 데뷔와 동시에 도쿄, 나고야, 고베에서 총 6회 아레나 투어에 돌입한다.
"강렬한 콘셉트는 해외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신선하다 생각하나봐요. 이젠 국내외 팬들이 B.A.P를 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재미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늘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할게요. B.A.P의 색을 잘 느껴주세요. " (용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