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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거꾸로 간다…7세 vs 77세, 동심의 세대공감

 

[Dispatch=김미겸기자] "할배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80세의 외모를 갖고 태어난다. 그러나 버튼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젊어지고, 급기야 죽음을 앞둔 직전 아기의 모습이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순수해지는 그 모습, 지금 '꽃할배'의 시계도 거꾸로 흐르는 게 아닐까.

 

'꽃할배'의 순수함은 '아빠 어디가'의 아이들과 닮아있다. 평균 나이 77세 할아버지들의 천진난만함은 평균 나이 7세의 아이들에게도 느껴진다. 그리고 77세 할아버지들의 의외성은 7세 아이들의 엉뚱함과도 비슷하다. '꽃할배'와 '아들들', 극과 극은 그렇게 통했다.

 

"주 시청자인 20~40대 눈으로 볼까요? 그러면 '할배'들과 '아가'들이 똑같죠. 엉뚱하고 순수하다는 점에서 그래요. 카메라를 의식하거나, 이미지 관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죠. 가식이 없으니 응원 받는 것 같아요." (나영석PD)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와 MBC-TV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가'). 나이부터 경력, 외모 등 모든 게 다르지만 인기 요인은 같다. 순수한 동심, 의외의 에피소드, 모두의 공감대 등 3가지 포인트를 나영석PD, 김유곤PD에게 들었다.

 

 

◆ 동심 | "할배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할배와 아이는 순수해서 통했다. 실제로 두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화가 나면 화나는 대로 거리낌 없이 표현했다. 물론 카메라 혹은 인기 역시 의식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행동에 과한 리액션도 없다. 가식이 없으니, 자연스레 거부감도 없다.

 

나PD는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을 동심이라고 봤다. 그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통하는 면이 있다"면서 "일례로 백일섭 같은 경우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자기 모습을 보여 준다. 짜증도, 화도 잘 낸다. 그런 모습이 아이처럼 순수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PD 역시 '꽃할배'와 '아가' 출연자들의 순수한 면모에 주목했다. 김PD는 "일반적인 버라이어티라면, 이른 바 예능 선수들이 나온다. 서로 디스를 하거나, 유행어를 만드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크다"면서 "'꽃할배'와 '아가'는 그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고 밝혔다.

 

 

 

◆ 의외성 | 예능 아마의 엉뚱한 에피소드  

 

할배도 아이도, 엉뚱하다는 점에서 또 통했다. 순수해서 단순할거란 선입견을 극복했다. 나영석 PD와 김유곤 PD는 "출연자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들은 일상을 이야기하지만, 20~40대 시청자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신선한 코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꽃할배'의 매력은 의외성에 있다. 근엄한 원로배우의 반전 매력이 재미를 일으켰다. 대화는 예측불허다. 배낭여행을 언제 갔냐는 질문에 6.25를 답하고, 독일에서 블란서 커피가 최고라고 말하는 식이다.   

 

'아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돌발 행동이 웃음을 유발한다. 김성주의 둘째아들은 넘어져서 '올챙이송'을 부르고, 성동일의 둘째딸은 뜬금없이 괴성을 지르며 뛰어다닌다. 심지어 처음 본 이종혁의 머리 위에 올라타기도 한다.

 

 

◆ 공감 | "누구에게나 할배와 아기가 있다"

 

누구에게나 부모님이 있고, 할아버지가 있고, 아이가 있다. 이는 시청자의 공감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꽃할배'를 보며 부모님을 떠올리고, 애틋한 마음을 가진다. 일부 시청자들은 '아가'를 보며 자신의 교육 방식을 돌이켜 보기도 한다.

 

일례로 '꽃할배'의 경우, 방송에서 금기시 되는 장면 마저 소화해낸다. 소주를 마시고, 고스톱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 불쾌하다는 반응은 극소수였다. 대신 실제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친근하다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아가'도 그렇다. 떼를 쓰고 울음을 터뜨리거나, 과한 장난을 쳐도 용납된다. 시청자들 역시 '아가'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예를 들어 출연진 아이의 안티 카페가 생기자, '○○야 사랑해', '○○ 천사' 등의 검색어를 상위권에 올리는 운동을 벌였다.

 

나영석 PD는 "보통 연예인들이 어떤 행위를 하면, 그게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의 경우는 다르다. 마치 '우리 아빠 같다', '내 아이 같다'는 느낌이 들기에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고 분석했다.

 

<사진=tvN,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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