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배우라면…, 욕심 낼 수 밖에 없는 캐릭터잖아요."
지난 달 31일에 열린 KBS-2TV '굿 닥터' 제작발표회. 주원은 캐릭터에 대한 믿음을 내비쳤다.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배우니까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것.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괜한 소리는 아니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굿닥터' 1회, 세상 없던 독특한 캐릭터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기존의 '의드'(의학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 박시온이라는 의사는, 그 만큼 신선했다.
주원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었다. 욕심이 과욕이 아니었다. 눈빛부터 손끝까지, 캐릭터에 완벽히 빙의했다. 섬세한 표현은 전작에 비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 향상된 연기만큼 존재감도 상승했다. 혼자서 72분을 빈틈없이 채웠을 정도였다.
단언컨대, '굿닥터' 1회는 주원의 원맨쇼였다.
◆ "발달장애 캐릭터 완벽 분석"
서번트 증후군. 뇌기능 장애와 천재성을 동시에 갖는 현상이다. 주원이 맡은 캐릭터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극중 시온은 발달장애로 의사소통 능력은 떨어지지만, 암기력과 공간지각 능력은 월등하게 뛰어난 인물로 그려졌다.
무엇보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인상적이었다. 주원은 발달장애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석했다. 떨군 고개, 흔들리는 시선, 구부정한 어깨, 어린아이가 말하는 듯 또박또박 읊는 말투, 불안할 때 반복하는 손짓 등으로 특징을 짚어냈다.
캐릭터 표현에서는 균형 감각이 주효했다. 발달장애와 비장애인의 경계를 유지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같은 과장된 표현을 자제했다. 발달장애여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반영한 것. 덕분에 소아과 의사가 된다는 설정이 이질감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 "연기 스펙트럼 확장"
주원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첫 방송이었다. 일단,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전작 이미지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매번 작품마다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로써 연기자 주원의 가능성을 또 한 번 열어 놓았다.
주인공 타이틀에 걸맞는 실력을 보였다. 능수능란하게 극을 리드했다. 1회 상당수 분량을 혼자서 감당했지만 버거운 느낌은 없었다. 긴장감을 주면서 매끄럽게 극을 진행시켰다. 끝까지 힘을 유지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존재감도 높아졌다. 한결 묵직해진 에너지로 브라운관을 채웠다. 주원은 흡인력있는 연기로 시청자를 끌어 당겼다. 천호진 등 베테랑 배우와 함께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청춘스타 수식어를 뛰어 넘기 충분했다.
◆ "주원 원맨쇼 외 기대거리는?"
주원은 영리한 캐릭터 접근과 힘있는 흡인력을 보여줬다. 이는 시청률로 이어졌다. '굿닥터' 첫 방송 시청률은 10.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월화 드라마 1위다. 전작인 '상어'가 동시간대 3위를 면치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반전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굿닥터'가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사실 주인공의 캐릭터를 빼면 스토리는 대동소이하다. 병원 내 갈등과 경쟁, 감동은 기존 의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회가 더 중요한 것도 이 때문. 주원의 원맨쇼 외에도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문채원에게 기대를 걸어 볼 만 하다. 기존의 여성스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비록 잠시였지만, 거침없는 욕설 연기와 만취 연기 등으로 이색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때, 그가 어떤 에너지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사진=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