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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어강사' 최 씨 "3대1 폭행, 저항불가였다" (인터뷰)

 

[Dispatch=김미겸기자] "먼저 시비를 걸고, 때린 사람은 제시카 H.o 쪽입니다. 그 일행 3명에게 최소 15분 이상 구타를 당했어요. 한데 제시카 H.o는 말렸을 뿐, 폭행에 가담한 적 없다고 발뺌을 하네요. 억울합니다." (재미교포 최 씨)

 

지난 달 18일 오전 2시.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한 클럽 여자 화장실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재미교포 최 씨(32·영어강사)와 그룹 '업타운' 전 멤버인 제시카 H.o, 그리고 그의 친구인 G씨와 L씨가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 하지만 양측의 진술은 철저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누가 시비를 걸었냐, 누가 싸웠냐, 누가 맞았냐, 누가 협박했냐 등 여러 쟁점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폭행 피해자인 최 씨에 따르면 제시카 H.o 일행이 시비를 걸었고, 집단으로 폭력을 가했다는 것. 반면 제시카 H.o는 먼저 최 씨가 시비를 걸었고, 받아친 것은 친구인 L씨며, 자신은 둘의 싸움을 말린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일까. '디스패치'는 지난 6일, 고소인인 최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최 씨는 당시 집단구타로 멍이 든 사진을 보여주며 제시카 H.o 일행에게 구타당한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종합병원에서 발급받은 전치 2주 짜리 진단서도 들고 왔다.

 

 

"클럽 화장실에서 시비가 붙었고, 제시카 H.o 일행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습니다. 세상에 어느 미친 여자가 3대1로 싸울 생각을 하겠어요. 제 나이가 32살이에요.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요. 이런 상태로는 수업할 수 없다는 걸 뻔히 아는데…."

 

실제로 최 씨는 2011년부터 국내 대기업에서 임직원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쳤다. 올해는 수도권 소재의 모 대학에서 관광영어과 조교수로 활동해왔다. 그는 "한국에서 유명한 영어강사로 활동한 내가 이렇게 인터뷰를 자청한 건 억울하기 때문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제시카 H.o는 폭행사건이 일어났다는 것만 인정하고 있다. 최 씨가 먼저 시비를 걸어 자신의 친구인 L씨와 다툼이 있었으며, 자신은 그 둘의 싸움을 말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최 씨가 자신의 신분을 악용해 협박을 일삼는다고 하소연했다.

 

이태원 클럽 화장실 폭행사건. 그날 밤, 그 조그만 화장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사건 당사자 둘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들었다. 다음은, 제시카 H.o 일행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최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언제 어디서 일어난 사건인가.

 

지난 달 17일, 이태원에 있는 모 클럽에 놀러 갔다. 아는 동생과 함께였다. 칵테일 1잔, 샷 2잔 등 간단한 주류를 마셨고, 즐겁게 놀았다. 사건은 자정이 지난 18일 오전 2시에 일어났다.

 

▶ 제시카 H.o 일행과는 어떻게 마주쳤나.

 

클럽 안 여자 화장실에서였다. 그 안에는 이미 제시카 H.o 및 그 친구들인 L씨, G씨 등이 있었다. 제시카 H.o는 의자에 앉아서 놀고 있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서 있었다.

 

▶ 싸움의 발단이 무엇인가.

 

제시카 H.o가 시비를 걸었다. 화장실 가운데 칸으로 들어가려 하는 순간, 큰 소리로 내 주의를 끌었다. 난 무슨 말인지 몰라서 "왓?"이라고 반문하며 뒤돌아봤다. 그러자 제시카 H.o는 "너 아주 용감한 애구나?"라고 영어로 말했다. 아주 좋지 않은 어조였다. 

 

난 "응. 나 용감한데 그게 왜?"라고 응수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제시카 H.o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재차 "너 정말 용기 있는 애구나?"라고 말했다. L씨도 합세했다. 내게 "너 빨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당장. 어서 들어가"라고 군대식으로 명령했다.

 

▶ 먼저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누구인가.

 

L씨다. 내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지 않자 즉각 폭행을 가했다. 내 머리카락을 꼬아서 잡아 들고, 10회 이상 주먹으로 오른쪽 뺨을 가격했다. 나는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라, 그저 팔로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 당시 제시카 H.o와 G는 뭘 하고 있었나. 말리지 않았나?

 

말리기는 커녕 함께 때렸다. 내 양 팔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전신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들고 있던 지갑도 빼앗겼다. 약 10분에 걸쳐 맞은 다음 이번엔 화장실 칸 안으로 끌려갔다. 

 

▶ 화장실 칸 안에서는 무슨 일을 당했나.

 

제시카 H.o 일행은 내 얼굴을 변기에 처박으려 했다. 만일 그 안에 내 얼굴이 처박혔다면, 상상만해도 무섭다. 그래서 극적으로 반항했고, 결국 빠져 나오는 데 성공했다. 그 자체가 정말 기적 같다.

 

▶ 그 외 다른 말은 하지 않았나?

 

내가 화장실을 탈출할 무렵, 날 무릎 꿇렸다. "우리한테 시비 걸지 말랬잖아? 미안하다고 말해"라며 계속 욕했다. 난 그 말에 따르지 않았다. 단지 핸드백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을 뿐이다. 

 

▶ 폭행은 어떻게 마무리됐나.

 

G씨가 내 핸드백을 던지고 도망쳤다. 나머지 두 사람도 그 뒤를 따랐다. 당시 클럽 CCTV에 이들이 황급히 뛰쳐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다. 클럽 매니저도 "어쩐지 황급히 뛰쳐나가는 게 이상했다"고 말해줬다.

 

 

▶ 당신과 제시카 H.o를 목격한 사람들은 없었나. 

 

다행히 젊은 한국 여자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빠져나가려는 칸 앞에 서서, 제발 그만 하라고 한국어로 말렸다. 몸집이 좀 작은 것 같았고, 목소리는 선하게 느껴졌다. 이외에 3~4명의 목격자가 있었지만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 그들을 찾고 싶어서 클럽에 게스트 리스트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쉽사리 이해 가지 않는 폭행이다. 혹시 제시카 H.o 일행이 만취한 것 같았나?

 

L씨의 페이스북에는 사건이 일어나고 2시간도 되지 않아 셋이 함께 찍은 셀카가 올라왔다. (오전 4시 10분) 거기에 보면 'tipsy'라는 단어가 있는데 그건 술이 기분 좋게 취했다는 뜻이다.

 

▶ 같이 갔던 동생은 도움을 주지 않았나.

 

그는 남자다. 여자 화장실에서 일어난 일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당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이후 내 얼굴 상태를 보고 많이 놀랐고, 경찰서까지 동행해 도움을 줬다.

 

▶ 경찰에 언제 신고했나.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것이 오전 4시께다. 일단 너무 아파서 진술을 할 수 없었다. 경찰을 대동하고 순천향대학병원으로 갔다. CT를 찍고,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정밀 검사를 했다. 이때 2~3명이 나와 함께했고, 나머지는 사건이 일어난 클럽으로 조사하러 갔다. 

 

 

▶ 피해 상황은?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다. 말도 잘 할 수 없었다. 목, 이마, 광대뼈, 등, 정수리 등 다양한 곳이 멍들고 피가 났다. 지난달 20일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받았다. 

 

▶ 경찰 조사는 받았나.

 

병원에서 오전 7시쯤 퇴원했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이태원 파출소에 전화했다. 사건이 용산경찰서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주말을 보내고, 20일 월요일 오전 10시 경찰서에 출두해 진술을 마쳤다.

 

▶ 제시카 H.o가 가해자라는 것은 어떻게 알았나.

 

사건이 일어났던 주말, 경찰은 가해자를 알아야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 3명이 누군지 몰랐다. 일단 교포 사회가 좁다고 판단했고, 지인들의 페이스북을 뒤지기 시작했다. 친구에 친구를 타고 1만여 장의 사진을 본 것 같다. 그리고 그녀를 찾았다. 주변인들에게 누군지 물어보니 제시카라는 답이 돌아왔다. 

 

▶ 제시카 H.o와는 사건 후 연락을 했나?

 

그의 번호를 찾으려 정말 많이 노력했다. 마침 내 친구의 지인이 제시카 H.o의 친구라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내 친구가 제시카 H.o에게 내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지난 달 20일 오후 10시 30분 제시카 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 통화 내용은 어땠나. 제시카 호가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나?

 

그는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 자신과 G씨는 절대 날 때리지 않았으며, L씨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L씨는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고 했다. 목격자가 없다고 계속 진실을 왜곡했다. 모든 잘못을 (미국으로 간) 친구 L씨에게 떠넘기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 같았다.

 

▶ 통화 중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부분은 없나?

 

사건을 저지르고 몇 시간 뒤, L씨와 제시카 H.o는 멀쩡하게 페이스북을 했다. L씨는 페이스북에 "그때 재밌었지? 진짜 웃기지 않냐" 등 글을 올렸었다. 내가 제시카 H.o에게 "내 이야기를 하면서 웃은거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자백했다.

 

▶ 통화를 녹음했나?

 

녹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통화를 녹음하고 공개하는 것이 불법이다. 이 사건이 일어나고 모두들 내게 통화를 녹음하라고 조언해 줬는데, 나는 당연히 한국도 불법일 거라 생각하고 녹음하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녹취가 증거가 되더라. 그걸 몰랐다.

 

 

▶ 제시카 H.o와 문자로 대화를 주고 받지 않았나.

 

통화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인 21일 제시카와 G에게 문자를 전송했다. 너희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경찰에 가서 직접 진술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제시카 H.o는 내게 "난 중요한 미팅이 있고, 녹음도 해야 돼서 바쁘다. 다음 달에 진술하러 가겠다"고 답장이 왔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 제시카 H.o는 당신이 돈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난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국내 유명한 대기업을 상대로 영어도 가르쳤다. 내가 무엇이 부족해서 이름없는 가수에게 돈을 받으려고 그러겠는가. 내 억울함을 보상받고 싶은 것이다.

 

▶ 그들을 용서할 의사는 있나.

 

잘못을 인정하면, 조건없이 고소를 취하할 수 있다. 부디 거짓말하지 않고 사과하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법을 이해할 수 없다. 분명 가해자가 있는데, 그들은 웃고 있다. 목격자가 없다며 서로 아니라고 미루고 있는 동안, 난 몸에 난 상처보다 더 큰 마음의 병을 얻었다. 경찰이 제대로 도움을 줬다면 인터뷰에 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쪽에선, 내가 먼저 시비를 걸어서 때렸다고 하는데, 그게 정당한 것인가. 세상 어떤 경우에도 다른 사람을 해치고 때리면 안된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세워지길 원한다. 

 

<사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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