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김미겸기자] 문자 그대로 '해피 엔딩'이었다. 결말 뿐 아니라 작품성과 시청률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차원 다른 드라마였다.
SBS-TV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가 지난 3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동시간대 3위에서 시작해 1위로 막을 내렸다. 매 순간 화제의 중심에 섰고, 회를 거듭하며 시청자를 끌어 당겼다. 체감 온도는 시청률로 드러난 것, 그 이상이었다.
노희경 작가, 김규태 PD, 송혜교, 조인성, 배종옥, 김태우, 김규태 등의 조합도 막강했다. 어느 한 명도 제 역할에 소홀한 사람이 없었다. 대사 한 줄로 마음을 울렸고, 눈빛 하나로 심장을 멎게 했다.
'그 겨울'이 일으킨 바람이다. '그 겨울'이 증명한 클래스다.
◆ 명품 배우ㅣ한류스타의 특급연기
공백기가 무색했다. 수준 높은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송혜교의 절제 연기가 압권. 감정을 터트리는 대신 눌러 담는 내면 연기로 감동을 더했다. 게다가 강렬하기까지 했다. 송혜교 외에 다른 오영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조인성 역시 깊어졌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았다. 무엇보다 본인의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수라는 캐릭터를 자유롭게 주무르며,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표현했다. 드라마 분위기를 밝게 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 노희경 ㅣ명불허전 언어의 연금술사
역시 노희경이었다. 이번에도 특유의 명품대사가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삶, 죽음, 사랑 등에 관한 주옥같은 대사들이 시청자를 만족시켰다. 리메이크의 좋은 예도 남기게 됐다. 원작을 재해석해 전혀 다른 스토리를 만들었다. 원작을 잊게 만들 만 했다.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한 몫 했다. 노 작가는 방송 전 이미 16회 방송분의 초고를 완성했다. 반 사전제작이 가능했던 이유였다. 쪽대본이 사라지면서 밤샘 촬영도 없어졌다. 덕분에 배우들은 연기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국 드라마 중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 영상ㅣ눈이 즐거운, 안구정화 드라마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장면 하나 하나가 그림이었다. 후반작업에 많은 공을 들인 덕분이었다. 100% 색보정을 통해 따뜻한 질감과 투명한 색감을 살려냈다. 마치 수채화를 보는듯 깨끗한 느낌이었다. 겨울 배경에도 불구하고 포근한 느낌도 들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화면이 예쁜 것에 그친 것만은 아니었다. 힘이 있었다. 과감한 클로즈업 등으로 흡인력있는 화면을 만들었다. 김규태 PD는 전작인 '그들이 사는 세상', '아이리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 소리'를 뛰어넘는 감각과 연출력을 입증해냈다.
◆ 케미ㅣ세상 없는 비주얼 폭발
국가대표 미남미녀 배우의 만남이었다. 시작부터 비주얼이 폭발했다. 송혜교와 조인성이 한 화면에 잡힐 때마다 화보를 연상케 했다. 그 중에서도 솜사탕 키스신, 눈꽃신, 산장신, 벚꽃 엔딩신 등이 화제를 모았다. 역대 최강 케미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단순히 비주얼만 빛난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완벽한 조합은 멜로 장르와도 환상 궁합을 자랑했다. 시청자들은 이질감없이, 자연스럽게 러브라인에 몰입할 수 있었다. 송혜교, 조인성의 멜로 연기가 짙어질 수록 시청률도 상승하는 효과도 누렸다.
◆ 패션ㅣ머리부터 발끝까지 완판 완판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제였다. 송혜교와 조인성의 스타일도 매회 이슈가 됐다. 하는 것마다 완판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조인성은 컬러풀한 수트와 롱 카디컨으로 주목 받았다. 큰 키와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 답게 그 어떤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했다.
송혜교는 패션 트렌드를 주도할 정도였다. 립스틱으로 시작해 스카프, 코트, 패딩, 목걸이, 진주 귀걸이 등 드라마에서 선보이는 아이템마다 이슈로 떠올랐다. 완판 대열에 합류한 것은 기본. 심지어 '송혜교 ○○○' 라는 타이틀을 내건 유사품도 대거 생산됐다.
◆ OSTㅣBGM 甲, 7대 차트 올킬
배경음악도 '갑'(甲)이었다. OST 4곡 모두 공개 즉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올킬했다. '슈퍼주니어' 예성 '먹자'를 시작으로 더 원 '겨울 사랑', 거미 '눈꽃', '소녀시대' 태연 '그리고 하나' 등이 차례로 1위를 기록했다. 지금도 OST 부문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상태다.
스토리와 잘 맞아 떨어지는 곡들이었다. 특히 메인 테마곡인 '겨울 사랑'은 애잔한 분위기를 한층 살려줬다. 더 원의 호소력 짙은 보이스가 감동을 배가 시켰다. 시청자가 극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도 줬다.
◆ 디테일ㅣ시작장애인 편견 탈피
드라마, 그 이상의 역할도 해냈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깼다. 시각장애인도 하이힐을 신고 화장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 그 어느 드라마보다 치밀하고 섬세한 접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시에 리얼리티도 업그레이드됐다.
시각장애인 연기 틀도 깼다. 사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 연기=동공 연기' 인상이 강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송혜교는 동공 연기에서 탈피했다. 시선만 맞추지 않을 뿐 겉모습은 정안인과 다르지 않게 했다. 전형적인 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시각장애인 연기를 보여줬다.
<사진='그 겨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