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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귀로 봅니다…드라마, 화면해설의 모든 것 (종합)

 

[Dispatch=서보현·최인경기자] 오영 : 남자는?

 

오수 : 글쎄, 뭐라고 그래야 돼? 멋쩍어하는 것 같은데.

 

(중략)

 

오영 : 저 상태가 어떤 상태인데?

 

오수 : 엄청 치고 들어온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6회. 오수(조인성 분)와 오영(송혜교 분)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 '눈'이 안보이는 오영이 드라마를 보는 방법은 '귀', 그리고 오수의 '입'. 오수가 장면을 설명하면 오영은 머리로 떠올리며 극 중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오수 : 근데 저거 봤었다며, 왜 또 봐?

 

오영 : 너한테 설명 들으면서 보니까 달라. 빨리 켜. 그리고 얘기해.

 

시각장애인은 귀로 드라마를 즐긴다.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설명을 듣는다. 남자의 눈빛, 여자의 손짓, 남자의 의상, 여자의 화장을, 귀로 획득해 머리에 그린다. "너한테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까 또 다른 느낌"이라는 오영의 말이 그렇다.

 

화면해설 드라마, 볼 수 없는 시청자를 위해 제작된다. 대사로는 짐작하기 힘든 배경, 날씨, 표정, 옷차림 등을 설명하는 드라마다. 예를 들어 나레이터가 배우들의 행동, 즉 지문까지 묘사하는 식이다. 라디오 드라마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디스패치'가 화면해설 드라마 제작 현장을 찾았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에서 이제인 성우와 김상동 엔지니어 등을 만났다. 시각장애인이 주인공인 '그 겨울'은 시각장애인에게 어떻게 전달될까. 화면해설 제작기를 과정별로 짚어봤다. 

 

 

◆ 대본집필 :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는 작업  

 

대본에 없는 구체적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까. '그 겨울' 화면해설은 조화영 작가의 힘을 빌리고 있다. 조 작가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양성한 작가로 8년차 베테랑이다. 디테일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설명하기로 유명하다.

 

단순히 상황만 묘사해서는 안된다. 스토리의 이해를 돕는 게 먼저다. 일례로 '그 겨울' 2회, 진성(김범 분)이 차를 타고 등장한 장면에서 <진성이 중고차 시장에서 고급 승용차를 빌렸다>는 해설이 나온다. 진성은 가난하고, 오영에게 사기를 친다는 것을 동시에 전달했다.

 

배우들의 표정도 빼놓지 않는다. 누워있는 아버지의 손을 잡을 때 <꽃같은 영의 얼굴엔 우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희선이 미역냉국을 부었을 때 <수가 흠뻑 젖은 얼굴을 짜증스럽게 훔친다>는 식으로 인물의 심리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단, 무엇보다 시청자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해설이 나가야 한다. 너무 많아도, 또 너무 적어도 곤란하다. 조화영 작가는 "화면해설은 드라마 호흡과 함께 해야 한다"며 "적절한 수준에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그 겨울'은 어려운 드라마란다. 캐릭터가 정제돼 있기 때문이다. 조 작가는 "송혜교는 차갑고 건조한 캐릭터로 나온다. 연기도 굉장히 절제됐다. 화면해설에 그런 느낌을 살려야 해 어렵다"면서 "게다가 시각장애 증세도 보여줘야 한다. 쉽지 않은 드라마"라고 했다.

 

 

◆ 나레이션 : 목소리로 스토리 전달

 

조화영 작가가 대본을 완성하면, 바통은 이제인 성우에게 넘어간다. 이 성우는 차분한 목소리가 강점인 5년차 프로다. 묵직한 멜로인 '그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작가와는 '신사의 품격'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어 금상첨화다.

 

나레이션도 드라마 장르에 따라 발성이 달라진다. 멜로는 차분하게, 로코는 경쾌하게, 액션은 낮은 목소리로 진행한다. '그 겨울'에서는 침착한 목소리를 내는 편이다. 톤을 낮추고 어미 끝을 내리는 식이다. '그 겨울'의 서정성을 담는데 최적의 목소리다.

 

이제인 성우는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기분으로 나레이션을 한다. 해설도 드라마에 녹아들어 가야 한다"며 "시각장애인들은 귀가 예민하다. 나레이션이 드라마 분위기 및 배우 느낌과 맞지 않으면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도 과잉 감정은 금물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의 유지예 씨는 "나레이션에 감정이 지나치게 들어가면 시청자에 감정을 주입시킬 수도 있다"며 "그 상황을 벗어나는 느낌은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물론 성우의 개성을 드러내서도 안된다. 이 성우는 "화면 해설은 성우가 주가 아니다. 우리는 드라마 이해를 돕는 서포터 개념"이라며 "내 목소리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독특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편집 & 믹싱 : 화면과 내레이션 길이 조절

 

이제인 성우가 녹음을 끝낸 테이프는 엔지니어 손에 맡겨진다.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드라마 화면과 추가한 해설을 정확하게 맞추는 일이다. 방송에 바로 내보낼 수 있도록 다듬고 광을 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편집은 1회당 20~30분 정도 소요된다. 녹음과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겨울'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조현진 엔지니어는 "성우가 녹음할 때 영상과 소리가 안맞는 부분을 미리 체크해 둔다"며 "편집할 때 그 부분을 찾아 길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면과 해설 길이만 맞추는 것은 아니다. 잡음 제거도 한다. 녹음 중에 생긴 침 튀기는 소리 등을 찾아 지워낸다. 해설과 대사가 깨끗하게 들리는 효과가 있다. 극히 드물지만 편집 과정에서 재녹음을 결정할 때도 있다. 작품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단, 드라마 원음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자동차 경적 소리, 바람 소리, 노래 소리 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그 겨울' 1회 엔딩이 예다. 택시를 부르는 영의 목소리와 앰블런스 소리가 섞였다. 그 소리 위에 영을 안타깝게 바라 보는 수의 표정을 내레이션으로 얹었다.

 

미디어접근센터 김상동 엔지니어는 "화면해설이 들어갈 때 무조건 다 덮어버리면 안된다. 내레이션이 원음에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화면에 바람 소리만 들린다면 그 느낌을 살려야 한다. 원작자의 의도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볼륨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 모니터 활동 : 시청자 의견 반영 작업

 

편집까지 마친 테이프는 방송국으로 다시 전달된다. 그렇다고 화면해설 작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이 화면해설 방송을 어떻게 봤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남았다. 화면해설이 재방송용이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체크하고 있다.

 

유지예 씨는 "정기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의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협회를 통해 의견을 전달받기도 하고 시각장애인과 간담회를 열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화면해설 방송이 개선해야할 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니터링을 통해 접수받은 내용은 작가에게 전달된다. 대부분 다음 대본을 쓸 때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조하영 작가는 "모니터링을 받아 좀 더 나은 대본을 쓸 때가 많다"며 "좀 더 시각장애인의 시각에서 작품을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다.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현재 '그 겨울' 화면해설은 평가가 좋은 편이다. 주말 재방송과 평일 낮에 편성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접수되지 않았다. 워낙 시각장애인 사이에서도 화제작이었을 뿐더러 시각장애인에 대한 접근도 사실적이라 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접근센터 측은 "'그 겨울'은 시각장애인 사이에서도 주목받는 드라마였다. 주인공이 시각장애인이라 더 공감을 얻는 것 같다"며 "바람이 있다면 화면해설이 좀 더 대중화됐으면 한다.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정안인도 즐기며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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