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hc=나지연·김수지기자] 걸그룹 안무에 대한 의문점 하나.
▶ 소녀시대와 카라, 씨스타는 왜 '학다리'를 만들까.
▶ 보아와 시크릿과 애프터스쿨은 왜 '쩍벌'을 할까.
▶ 카라와 브아걸, 그리고 투애니원은 왜 '골반'을 흔들까.
안무는 창조적인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 수많은 걸그룹들이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학다리춤'과 '쩍벌춤', '골반춤'은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한다. 섹시를 무기로 삼는 걸그룹이라면 빠지지 않고 구사한다.
이미 선보인 안무를 또 다시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카라' 안무를 맡고 있는 '핫칙스' 배윤정 단장은 "같은 안무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맛이 난다. 색깔에 맞게 변형하고 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런 사소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걸그룹은 왜 3대 안무를 반복하는가. 도대체 그 매력이 무엇이길래. 노하우는 있을까. 아니면 부작용이라도…. 정리하면, '명불허전' 3대 섹시 포인트다.
1. 학다리춤 : 각선미를 강조하고 싶다면?
▶ 학다리춤 정의 :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안무를 일컫는다. 무릎을 살짝 굽히는 게 포인트다. 학이 서 있는 모습과 닮아 '학다리춤'으로 불린다.
▶ 학다리춤 조상 : 소녀시대, 씨스타, 카라 등이 '학다리춤'을 구사했다. 조상은 소녀시대. 2009년 '소원을 말해봐' 활동 당시 "가슴 벅차 터져버려도~" 가사에서 제기를 차 듯 한 쪽 다리를 올리는 동작을 취했다. '학다리춤'의 시초다.
▶ 학다리춤 계보 : '씨스타'는 '나혼자'와 '러빙유'를 통해 진화된 학다리춤을 선보였다. "널 놓치면 안돼"라는 후렴구에서 다리 한 쪽을 허리까지 올려 완벽한 '학다리' 자세를 취했다. 최근엔 '카라'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판도라'에서 "업 앤 업 아 아" 부분에서 재킷을 벗으며 다리를 들어올렸다.
▶ 학다리춤 효과 : 가장 큰 장점은 각선미 강조에 있다. 다리를 올리는 동작이 종아리는 얇게, 허벅지는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소녀시대가 한국과 일본에서 '미각그룹'으로 유명해진 이유 역시 '학다리춤'에 있다.
▶ 학다리춤 노하우 : 들어 올리는 다리의 복숭아뼈가 지탱하는 다리의 무릎 옆 쪽에 닿아야 한다. 허리를 꼿꼿히 세우면 전체적인 라인을 더욱 예쁘게 살릴 수 있다. 하나 더, 상체는 안 쪽으로 살짝 비튼다. 섹시한 분위기 연출에 최고다.
▶ 학다리춤의 고충 : 균형잡기가 가장 관건이다. 전문 댄서들도 추기 힘들어하는 이유다. 게다가 걸그룹의 경우 킬힐까지 신고 있다. 삐긋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카라' 한승연은 '판도라' 연습 당시 중심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리 근력이 상당히 필요한 안무다.
▶ 개별그룹 차이점 : '카라'와 '씨스타'는 한 쪽 다리로 균형을 잡는 동작이다. 소녀시대의 경우 양 쪽 다리를 차올리는 '학다리춤'이다. 안 쪽으로 다리를 제기차 듯 가볍게 들어 올려 허벅지 안쪽과 종아리 라인을 살짝 살짝 드러내는 식이다.
▶ 전문가 의견 : "학다리춤은 섹시 어필한 동작이다. 강렬한 포인트가 필요할 때 주로 춘다. 카라, 소시 등 정상급 걸그룹도 췄지만, 그 효과 때문에 주목받고 싶은 신인도 자주 춘다" (핫칙스 배윤정 단장)
2. 쩍벌춤 :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어
▶ 쩍벌춤 정의 : 다리 안 쪽을 양 옆으로 벌리는 동작이다. 앉아서, 서서 혹은 앉았다 일어나며 허벅지를 드러낸다. 다리를 쩍~ 벌린다고 해서 '쩍벌춤'이다.
▶ 쩍벌춤 조상 : 보아, 애프터스쿨, 그리고 최근 컴백한 시크릿 등이 '쩍벌춤'을 선보였다. 쩍벌의 조상은 보아다. 지난 2012년 '카피 앤 페이스트' 활동 당시 최초로 시도했다. 최근 활동곡인 '더 쉐도우'에서는 자리에 서서 무릎만 살짝 굽힌 채 춘 쩍벌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 쩍벌춤 계보 : 보아의 뒤를 이어 '애프터스쿨'이 쩍벌춤을 구사했다. 지난 6월 '플래쉬백'으로 활동하며 간주부분에서 쩍벌춤을 췄다. 무릎을 완전히 굽히고 앉았다. 지난 13일 컴백한 '시크릿'은 조금 달랐다. 기마 자세에서 무릎만 굽히고 다리를 벌렸다.
▶ 쩍벌춤 효과 : 쩍벌댄스의 장점은 섹시미다. 다리가 벌어지면서 아찔한 하체라인이 부각된다. 다리를 벌리는 동작 자체가 과감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주목도도 높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은 난이도가 상당해 춤실력도 엿볼 수 있다.
▶ 쩍벌춤 노하우 : 쩍벌춤의 생명은 각도다.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앉은 경우 다리가 일직선으로 보이도록 과감하게 뻗어줘야 한다. 무릎만 살짝 굽힌 경우 허벅지와 종아리 라인이 직각을 이뤄야한다. 그래야 안정감이 있어보인다.
▶ 쩍벌춤의 고충 : 학다리춤과 마찬가지로 중심잡기가 가장 힘들다. 특히 앉아서 출 경우 자칫 균형을 잃으면, 바로 엉덩방아를 찧는다. 발목 부분에 힘을 집중시켜야 정확한 동작을 구사할 수 있다. 유연성도 필수다. 그래야 정확한 각도가 나온다.
▶ 개별그룹 차이점 : '보아'는 쩍벌춤을 앉았다 일어나면서 한다. '애프터스쿨'은 그 자리에 앉아서 발 뒤꿈치를 붙이고 벌린다. '시크릿'은 선 상태에서 무릎만 굽히고 다리를 벌린다. 보아는 체력적 부담이, 애프터스쿨은 균형을 잡기가 더 힘든 동작이다.
▶ 전문가 의견 : "쩍벌춤은 걸그룹 댄스 중 화제성과 주목도가 젤 크다. 쩍벌춤은 각도마다 표현하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다양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다. 대신 라이브로 노래를 하며 추기는 다소 힘든 동작이다. 하지만 그만큼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오랜 연습 시간을 거쳐 쩍벌춤을 추고 있다" (애프터스쿨 안무팀)
3. 골반춤 : 여성미를 살리고 싶다면?
▶ 골반춤 정의 : 허리 아래 있는 골반뼈를 흔드는 춤이다. 좌우나 앞뒤, 한쪽 혹은 양쪽으로 흔든다. 골반뼈를 움직이기 때문에 '골반춤'이라고 불린다.
▶ 골반춤 조상 : 카라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다. 카라는 '미스터' 활동 당시 골반을 한 방향으로 돌리는 '엉덩이춤'으로 국민 걸그룹이 됐다. 브아걸은 '아브라카다브라'에서 '시건방춤'을 선보여 패러디 열풍을 낳았다.
▶ 골반춤 계보 : 지난 2009년 카라와 브아걸에 이어 투애니원과 신인그룹 'AOA' 등이 골반춤을 추고 있다. '투애니원'은 최신곡인 '아이 러브 유' 도입부 댄서들의 팔을 잡고 골반 한쪽만 박자에 맞춰 튕겼다. 'AOA'는 한쪽 다리를 꼿꼿히 세우고 골반을 앞뒤로 움직였다.
▶ 골반춤 효과 : 골반춤의 장점은 여성미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 골반을 흔들면 치골과 허리 라인이 부각된다. 자연스럽게 여성 몸매의 곡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전체 안무 구성 중 골반춤이 삽입되면, 쉬우면서도 섹시한 포인트가 될 수 있어 선호되는 동작이다.
▶ 골반춤 노하우 : 골반을 가벼운 느낌으로 튕기는 게 중요하다. 튕길 때 살짝 멈춰줘야 있어야 절도있는 동작이 완성된다. 골반을 흔들 때, 머리를 같이 흔들거나 손을 올리는 등 적당한 요소를 가미하면 조금 더 섹시하고, 파워풀한 느낌이 가미돼 응용하는 재미가 있다.
▶ 골반춤의 고충 : 골반춤은 큰 힘이나,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리듬감이 없다면 그 느낌을 살릴 수 없다. 박자에 맞춰 자연스럽게 리듬감을 익히는 게 쉽지는 않다. 단, 학다리춤과 쩍벌춤에 비교해 난이도가 낮은 동작이라 댄스 그룹들은 큰 어려움 없이 구사한다.
▶ 개별그룹 차이점 : 골반춤은 앞뒤인지, 좌우인지, 한쪽인지, 양쪽인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브아걸은 좌우로 흔들어 허리에 시선을 집중시켰고, 카라는 뒤돌고 춰 엉덩이가 포인트가 되도록 했다. 투애니원은 한쪽만 튕겨 파워풀한 매력을 가미한 점이 다르다.
▶ 전문가 의견 : "골반 댄스는 걸그룹 안무 중 가장 쉬운 동작이다. 난이도 '하'에 가깝다. 하지만 여성미를 살리는데 효과 만점이다. 포인트는 남자처럼 강하게 튕기지 않고, 살짝 흔들어 주는 것이다. 섹시함 안에서 도도함을 내뿜듯이…." ('스위치' 최선희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