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강호동이 자숙 1년 만에 소속사를 옮겼다. 새로 둥지를 튼 곳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SM C&C다. 이와 동시에 연내 방송복귀를 선언했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시청자'를 위해 복귀를 결심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강호동의 이적을 최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체계적인 매니지먼트의 후원을 받으며 방송에 전념할 수 있을거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강호동이 단순히 'SM'의 시스템에 반한 것만은 아닌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강호동은 복귀와 동시에 SM C&C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3자 배정으로 68만 9,500주를 배정받았다. 유증가는 당시 시세보다 10% 저렴한 2,900원. 이틀이 지난 현재, 주가는 4,260원. 연일 상한가 행진이다.
강호동이 SM C&C를 택한 또 다른 배경을 살펴봤다. 그의 주식 현황과 주가 변동 등을 통해 노림수를 짐작할 수 있었다.

◆ 강호동의 투자 복귀…"2일 만에 9억원 벌어"
강호동은 지난 17일 SM C&C(에스엠컬처앤콘텐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3자 배정 방식을 통해 주식 68만 9,500주를 배정받았다. 계약과 동시에 소속사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유증가는 주당 2,900원. 당시 시세보다 10% 싼 가격이다.
강호동의 계약 소식이 발표되자 주가는 가격 제한폭(15%)까지 올랐다. 3,175원에서 시작해 3,705원으로 마감됐다. 주당 2,900원에 신주를 인수한 강호동은 당일 평가차익으로 약 5억 5,000만원(68만 9,500주X805원)을 얻게됐다.
20일에도 상한가는 계속됐다. 장 시작과 동시에 '점상'을 찍었다. 전날보다 555원(14.98%)오른 4,260원을 기록했다. 강호동은 거래일 수로 2일 만에 약 9억 3,700만원 (주당 차익 1,360원)의 이익을 얻게 됐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 매집한 흔적이 보인다. 이 정도 기세면 상한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면서 "주가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강호동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증, 쪽박찬 전례… "SM 계열로 수익보존?"
물론, 강호동은 1년 동안 신주 매매를 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강호동의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로 묶인다. 즉, 이틀만에 9억 원을 벌었지만 이는 지금 당장 실현가능한 수익은 아니다.
강호동은 보호예수의 아픔(?)을 이전 회사에서도 겪었다. 지난 2007년 워크원더스(당시 도너츠 미디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3자 배정 방식으로 주식 410,958주를 받았다. 주당 가격은 3,650원. 강호동은 약 15억 원의 돈으로 회사 3대 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이 주식은 1년도 안돼 1/5토막이 났다.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은 결과다. 강호동은 보호예수에 묶여 주식을 팔지도 못하고 막대한 손해만 봤다. 이런 학습효과는 강호동의 SM행에 불을 붙였다. 투자 형식의 복귀를 고려한다면, 대안은 SM 계열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강호동은 회사가 불안하면 아무리 주식을 싸게 받아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SM은 엔터 대장주다. 자회사 역시 SM의 실적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절대 손해보지 않는 장사라는 걸 알기에 SM행을 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투자 승부사의 기질…"시청자 고려했다면?"
지난 해 9월. 강호동은 세금 탈루 혐의를 받고 잠정 은퇴했다. 이후 동계 올림픽이 열릴 평창에 땅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기 의혹도 받았다. 강호동은 땅을 기부했고, 프랜차이즈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1년을 자숙했다.
강호동은 이번 복귀를 통해 숨어있던 승부사 기질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가장 올바른 일은 MC로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강호동은 이번 투자로 인해 공백의 손실(?)을 감당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C&C는 SM의 계열사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노하우는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강호동이 시청자를 먼저 생각했다면 C&C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투자가치를 고려했다면 최상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 역시 우려의 대상이긴 하다. 현재 SM C&C의 주가는 컨텐츠가 아닌 강호동 호재로 급상승 중이다. 만약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강호동만 믿고 투자한 일반인은 손실을 면하기 힘들다. 거품 빠진 '워크원더스'의 사례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