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Pixed code*/ /* /facebook Pixed code*/
[ⓓ인터뷰] "첫번째? 두번째? 내가 믿는 건"…박정민, '파이'의 마법

[Dispatch=정태윤기자] "항상 두렵죠."

배우 박정민은 두려움을 숨기지 않는다. 연극을 9년 쉬었고, 연기를 1년 내려놓은 적도 있다. 두려우면 멈췄고,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면 떠났다.

얼핏 보면 회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선택은 늘 자신을 향해 있었다. 도망치기 위해 멈춘 게 아니라, 버티기 위해 멈췄다. 두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그의 무대 복귀작 '라이프 오브 파이'는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소년이 상상력 사이에서 살아남는 서사.

두려움을 지우지 않고 끌어안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야기다. '파이'처럼 박정민 역시 두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발산했다.

"연기하는 저 자신을 보여주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사람이에요. 이번 연극을 하면서 '앞으로 덜 부끄러워해 볼까'하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굉장히 고무적인 사건이죠."

'디스패치'가 최근 박정민을 만났다. 그의 변화를 마주했다.

◆ 오디션

박정민은 지난 2016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약 9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그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잘할 자신이 없어서 고사해 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라이프 오브 파이'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그는 "라트비아에서 촬영하고 있을 때였다. 소속사 대표님이 유튜브 링크를 같이 보내주셨는데, 기가 막히더라"고 떠올렸다.

"한국에서의 초연이고, 노래도 없으니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로 잘 갖춰진 멋진 무대라면 쓱 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죠.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판단도 있었고요."

오디션도 특별했다. 대사나 연기를 보는 대신, 오디션 현장에 있는 퍼펫티어(인형 조종 배우) 3명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박정민은 "학교 다닐 때도 그런 걸 제일 싫어했다. 답이 없는 연기 아닌가. 그걸 통해 무언가를 느끼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도 일단 했다"고 말했다.

"저는 그걸 좋아하지도 않고 뭘 느끼지도 않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퍼펫티어들과 몸을 움직이고 저의 몸을 들어주기도 하시는데 눈물이 확나왔어요. 행복해져서 오디션장을 나왔죠."

연습실

연습실 역시 교감이 가장 중요했다. 박정민은 "처음 연습에 갔는데, 만지고 교감하고 게임하는 걸 시키더라"며 "도대체 대사는 언제 외우냐고 물었을 정도였다"며 웃었다.

인터내셔널 연출 리 토니에게 이 과정은 가장 핵심이었다. 벵걸 호랑이인 리처드 퍼커는 3명의 퍼펫티어가 움직인다. 제작진은 파이를 4번째 퍼펫티어로 봤다.

퍼펫티어들은 몸을 숨기지 않고 무대에 오른다. 관객들이 퍼펫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믿게 하기 위해서다. 그 상상력을 완성하는 건, 파이의 리액션이었다.

박정민은 "초반에 그런 교감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이 사람들을 믿을 수 있었다"며 "저를 들어 올릴 때도 호흡이 맞아야 확 올라가는데, 그 순간의 감동은 매회 새롭다"고 전했다.

"퍼커와의 연기는, 태크닉적으로 사람 3명과 호흡하는 거예요. 팀마다 성격도 다 달라요. A팀은 섬세하고, B팀은 우악스럽고, C팀은 감정적이죠. 처음엔 달라서 어려웠는데, 지금은 교감이 되면서 공연을 하고 있어요."

파이

파이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다. "2개의 이야기 중 어떤 버전을 선택하느냐"고 묻는다. 박정민은 이 질문에 다가가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였다.

그는 "희곡은 나쁘게 말하면 불친절하고, 좋게 말하면 배우가 채울 게 많다"며 "이 작품도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아 파이의 마음까지 들어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타자로 파이를 오랜 시간 생각했다. 책과 영화를 다시 보고, 연출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들여도 인물의 마음을 명확하게 알 순 없었다.

파이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다. 박정민은 "원작과 영화를 봤을 땐, 호랑이와 227일 살아낸 것이 아닌, 2번째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출님이 '첫 번째 이야기가 진짜라고 한 번만 믿어보면 안되냐'고 부탁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첫 번째 이야기가 진짜일 수도 있겠다, 어느 이야기가 사실이든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마음이 파이의 마음과 가깝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교에 대한 인식도 깨졌다. "저는 종교와는 아예 거리가 먼 사람이다. 성경을 봐도 '이게 말이 되나' 싶은 내용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말이 안 되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건 누군가의 해석이고, 믿어야만 살 수 있다면 믿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라이브

파이는 무대를 단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조 속에서 극적인 연기를 펼쳐야 한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무대에 서는 건 항상 두렵다. 공연 직전에 오만 잡념이 든다. 그런데 결국은 내가 해야 되는 거고, 내일도 해야 되는 건데, 내가 나를 믿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사랑해 리처드 파커'라는 대사를 가장 좋아해요. 말은 같지만, 매회 대상이 달라요. 호랑이에게, 파이에게, 혹은 저 자신에게요. 그 충동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이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황정민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그는 "(황)정민이 형이 프리뷰 때 보시고, 첫 공연 2시간 전에 전화하셨다. '어떠냐'고 해서 '자신 없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형이 '프리뷰 때보다 잘할 수 있는 회차는 없을 거야. 그러니까 마음 놓고 하라'고 하셨는데, 감사했습니다. 아무래도 프리뷰는 긴장도 많이 하고, 자극이 많이 들어오니까 더 강렬해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감각이 안 들어올 가능성이 크겠죠. 그럼에도 믿고 가라는 말인 것 같아서 기분 좋았습니다."

라이프 오브 박정민

박정민은 올해 연기 안식년을 보냈다. 촬영은 쉬었지만,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 등으로 쉬지 않고 얼굴을 비쳤다. 출판사 '무제'도 이끌었다.

그는 "카메라가 돌지 않으면 연기를 잘 못하겠다. 다만 카메라 앞에서는 남인 척해도 괜찮다고 해주는 게 좋아서 업으로 하는 건데, 사실 연기를 한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휴식기를 끝내고 돌아온 '라이프 오브 파이'는 달랐다. 그는 "무대에 특화된 배우들 앞에 오히려 부끄러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거 해볼까요?' 하면 빼지 않고 제가 먼저 달려가고 있더라고요. 그런 저 자신을 보고 신기했어요. 발전적인 행동이구나, 앞으로도 덜 부끄러워해 볼까 하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저에게는 굉장히 고무적인 사건이죠."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박정민은 "어떤 이야기가 진짜인지 토론 거리만 얻어가셔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믿으려 하기만 한다면 꽤 마법같은 순간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라이프 오브 파이'는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진다.

<사진제공=에스앤코>

HOT PHOTOS
NEWS
more news
PHOTOS
[현장포토]
"오늘은 여의도 요정"…이민정, 화사한 미모
2025.12.20
[현장포토]
"비주얼 영원해"…김재중, 훈훈 아기보스
2025.12.20
[현장포토]
"예쁨 한가득"…애니, 귀티나는 미모
2025.12.20
[현장포토]
"민폐하객 아닙니다"…안보현, 스윗한 훈남
2025.12.20
[현장포토]
"이 구역, 젠틀맨"…배정남, 신사의 품격
2025.12.20
[현장포토]
"치인다, 막내미"…키야, 꽉 채운 러블리
2025.12.20
more photos
VIDEOS
02:23
뷔(방탄소년단)➡️이세영, "김우빈-신민아 결혼식 하객"ㅣV(BTS)➡️LEE SEYOUNG, "KIM WOOBIN-SHIN MINA Wedding Guests" [현장]
2025.12.20 오후 08:54
00:36
뷔(방탄소년단), "김우빈-신민아 결혼식"ㅣV(BTS), "KIM WOOBIN-SHIN MINA Wedding" [현장]
2025.12.20 오후 07:47
00:22
Is Kangmin ever NOT handsome? Asking seriously😭#kangmin #강민 #dispatch
2025.12.19 오후 10:01
more 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