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뉴욕)= 공혁진 통신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유명 명사들의 전용기 즉 자가용비행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중동 산유국 왕족들의 초호화 전용기에서부터 각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소박한 전용기. 비행기를 사랑한 톱스타들과 스포츠구단주들의 비행기쇼핑 등 명사들과 전용기에 얽힌 이야기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세계 명사와 재벌들의 초호화 전용기④
'자나 깨나 비행기! 비행기!' 그야말로 '비행기 종결자'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인물이 배우 존 트라볼타다. 그는 비행기를 좋아해 조종사 자격증을 딴 것은 물론 플로리다에 있는 그의 저택은 격납고는 물론 활주로까지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집안에 택시웨이가 있고 문앞에 헬리포트가 있으며 비행기 조종석 부분만 들어갈 수 있는 격납고는 마치 장난감을 연상시킨다. 존 트라볼타는 그가 벌어들이는 동전 한닢까지도 비행기에 투자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행기광'이다.
이미 1974년 경비행기 면허를 딴 뒤 비행시간을 늘려가며 보잉기 면허까지 따냈다. 비행기 조종석 앞에서 살인 미소를 날리는 존 트라볼타는 보잉 707, EA 500, 그루만 G1159, 세스나 등 한때 4대 이상의 자가용 비행기를 동시에 소유하기도 했다.
그의 전용기들의 편명을 보면 마지막 두자리가 모두 존 트라볼타의 이니셜인 'JT'로 돼 있다.
보잉 707은 1964년 제작, 현재 47년이 된 비행기지만 아직도 쌩쌩 잘 날고 있다. 편명은 N707JT로 한번씩 존 트라볼타가 직접 조종간을 잡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
또 공항에 내려서는 함께 사진을 찍자는 공항 직원들의 요청을 미소와 함께 받아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비행기는 제작된 뒤 호주 콴타스항공에 팔려 상업용 항공기로 활용돼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1998년 존 트라볼타가 다시 사들였다. 그는 콴타스항공이 첫 소유주였음을 감안, 콴타스항공 로고로 도색을 바꾼 뒤 콴타스항공을 위해 무료로 조종을 해주기도 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클립스 500(EA500)은 2007년형으로 6명이 탈 수 있다. 편명이 N218JT로 218은 그의 생일 2월 18일을 의미한다. 존 트라볼타는 사람좋은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인상 만큼 실제로도 친절하기로 소문난 인물이다.
지난 2007년 영화촬영을 위해 전 가족이 4-5개월간 뉴욕에 머무르면서 매주 한차례씩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규모 스파를 애용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알몸으로 대중탕에서 만난 한국인들에게 한없이 친절했다는 것이다.
또 스파에서 몸이 조금 불편한 10대 아들를 위해 한없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고 한다. 바로 이 아들이 2009년 1월 초 바하마에서 16세의 어린 나이로 목숨을 잃은 금쪽같은 자식이었다.
한편,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부동산을 통해 확고한 부와 명성을 쌓은 도널드 트럼프 역시 전용기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너는 해고야' 라고 외치는 카리스마와 늘 미녀들과 함께 한 사진으로 유명한 트럼프의 전용기도 트럼프 만큼이나 유명했다. 트럼프의 전용기는 1968년 제작된 보잉 727기로 원래 아메리칸 에어라인에서 상업용 항공기로 사용했던 것이다.
트럼프는 이 비행기를 사들여 23인승으로 개조하고 침실, 욕실, 응접실 등을 만들었다. 트럼프의 이 전용기가 유명해진 것은 무엇보다 비행기 외부에 부착된 TRUMP라는 거대한 금장로고 때문이었다.
길이가 10미터, 높이가 1미터 20센티에 이르는 이 로고는 24K 금으로 만들어 지면서 전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금장로고로 유명한 이 비행기는 지난 2009년 11월 마침내 해고되고 말았다.
트럼프는 엔진 3개에 한 시간 비행비용이 1만달러로 최신 비행기 보다 3-4배 비싼 이 비행기를 팔고 말았다. 비행기 가격은 500만 달러를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알렌으로부터 보잉 727기 보다 2배 가까이 큰 보잉 757기를 1억 달러 정도에 사들였다.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비행기 보다 금장로고였다.
트럼프는 이 비행기에도 24K 금으로 된 금장로고를 달아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트럼프는 이 비행기 외에도 대통령 전용헬기로 잘 알려진 1990년산 시코르스키 헬기도 소유하고 있다.
전용기 스토리의 대미는 전용기의 원조격인 엘비스 프레슬리로 장식해야 한다. 전설적인 락싱어 엘비스 프레슬리의 자가용 전용기는 CONVAIR 880 으로 110명이 탈 수 있는 비행기를 28명용으로 개조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공연 때마다 애용하던 전설의 전용기다.
가수로서 전용기를 이용한 원조에 속하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지난 35년 전인 1975년 이 비행기를 25만 달러에 구입했다. 이후 비행기 구입 비용의 2배가 넘는 50만 달러를 투입, 인테리어를 고쳤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뒤에는 그의 딸 리사 메리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비행기 조종석 바로 아래에도 리사 메리 라는 이름이 쓰여져 있다. 이 비행기의 편명도 N880EP로 마지막 두글자 EP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이 비행기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 테네시주 멤피스에 보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