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황수연·송수민기자] '신랑' 신정환은 시종일관 침착했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엷은 웃음을 보이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식이 끝날 즈음, 신부의 어머니를 껴안으면서 울컥 거렸다.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다.
"감사합니다. 잘 살겠습니다."
방송인 신정환이 20일 오후 6시 논현동의 한 예식장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부는 12살 연하의 권 모양이다. 가장 힘든 순간 곁을 지켜준 그녀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신랑과 신부의 동반입장으로 식이 시작됐다. 신정환이 신부를 에스코트했다. 신정환은 주례 앞으로 걷는 내내 하객과 친지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주례는 김영희 PD가 봤다. MBC-TV '일밤'을 통해 맺은 인연이 주례로 이어졌다.
김 PD는 "신랑 신부와 식사를 했었다. 신정환이 신부에게 꽉 잡혀 살더라"면서 "좋은 신부를 만났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거라 믿는다"고 축사를 전했다.
김 PD는 이어 신정환의 재기를 당부했다. 그는 "신정환이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힘들게 지내고 있다"면서 "실패를 겪은 사람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정환은 신혼여행도 미루었다. 김 PD는 "신혼여행을 못간다고 한다"면서 "나중에 꼭 신혼여행을 가길 바란다. 그래도 세부는 반드시 피하라"고 엄숙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사회는 개그맨 이휘재가 맡았다. 차분하게 예식을 진행했다. 예식이 끝나고 절친을 위한 덕담도 남겼다.
이휘재는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는 내가 본 친구중 가장 순발력이 뛰어나다"면서 "곧 재기해서 양가 부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가는 가수 이정과 김나영이 불렀다. 신정환은 동료들의 축가에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보였다. 가수 김나영은 "선배님과 신부님의 결혼을 축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신정환은 환하게 웃진 못했다. 생애 가장 기쁜 날, 담담함을 유지했다. 신부 앞에 떳떳하지 못한 미안함, 그럼에도 불구 자신을 지켜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교차했다.
신부는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단아한 미소가 돋보였다. 이날 권 양은 튜브톱 디자인의 웨딩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신부의 자태를 뽐냈다.
신정환 부부는 210명 하객의 축하를 받으며 식을 끝냈다. 양가 친지를 비롯, 탁재훈, 강호동, 윤종신, 주영훈, '쿨' 이재훈, 김새롬 등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논현동에서 신접 살림을 시작한다. 신혼여행은 떠나지 않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