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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는 대한민국 블랙리스트"…유승준이 밝힌 지난 10년 (인터뷰)

 

▶ 아내와 아들은 한국가도…나는 여전히 블랙리스트
▶ 2002년 인천공항 입국금지…어리석게 도망쳐 후회
▶ 이후 2년간 공황상태…그때 성룡을 만났고, 변했다
▶ 내 몸 속엔 한국인의 피…언젠가 돌아가는 게 내 꿈

 

[Dispatch|칸(프랑스)=특별취재팀] "10년째 대한민국 블랙리스트로 등록되어 있어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나라…. 그게 바로 한국이에요. 하지만 원망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제 몸엔 한국인의 피가 흐르잖아요. 다시 기회가 찾아오길 바라고, 또 노력할 뿐이죠."

 

15년 전. 그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스타였다. 반듯한 이미지와 화려한 댄스로 1990년대 가요계를 평정했다. 하지만 불과 5년 후. 그는 미국 시민권을 택했다는 이유로 전 국민에 지탄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그 결과 입국금지 대상이 됐고, 다시는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굴곡진 인생은 주인공. 바로 중국에서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살고있는 유승준의 이야기다.

 

제65회 칸영화제가 한창인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지난 18일(현지시간) 칼튼호텔에서 유승준을 단독으로 만났다. 그리고 그간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는 한국, 그리고 팬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 "나는 대한민국 블랙리스트입니다"

 

지난 2002년 2월. 최고 스타였던 유승준은 법무부 장관 각서 제출을 담보로 일본 공연을 위해 출국했다. 하지만 그는 국방의 의무 대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 댓가는 가혹했다. 대한민국은 그에게 입국 규제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고, 그는 그렇게 한국을 떠나야했다.


"입국규제 당시 충격이 컸어요. 그 후로 2년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였죠. 그냥 멍했어요.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그 모든 문제는 제 잘못이었던 것 같아요. 어린아이처럼 도망쳤던거죠. 지금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제 속사정을 팬들에게 전달했을텐데…. 너무 멀어져버렸죠."


유승준에 대한 대한민국 입국 규제 명령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관광비자든, 취업비자든, 그 어떤 비자도 발급이 안된다. 여전히 자신의 모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것. 한국에 남아 있는 가족, 친구들도 자유롭게 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마음 속엔 아직 한국이 남아있지만,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는 곳이 한국이다. 


"그 사건 이후로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 이름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있어요. 아내와 아들은 가끔 한국을 찾습니다. 그러나 저는 못가요. 종종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나 배우들이 이런 사정을 모르고, 함께 한국에 놀러가자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죠."

 

 

◆ "중국에서 재기, 그리고 성룡을 만나다"


미국에서 3년의 시간을 멍하니 보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중국으로 건너갔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접도 받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만족했다.

 

그리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넘어로 재키 찬, 바로 성룡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재 유승준은 성룡의 회사인 'JC그룹(재키찬 그룹)' 소속 배우로 활동 중이다. 그가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건,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절 성룡과 맺은 뜻밖의 인연 덕분이었다.

 

"2002년 월드컵 조추첨 행사로 기억해요. 노래를 부르고 내려올 때 성룡과 마주쳤나봐요. 당시 저는 백댄서, 매니저, 코디 등 20여명의 스태프와 함께 움직였는데, 성룡은 그런 저를 보고 거들먹거린다고 생각했데요. 그러다 제가 중국 TV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곤 바로 전화를 한거죠. '한국에서 잘나가던 친구가 중국에서 뭐하는거야'했던거죠."

 

그렇게 배우로 2번째 인생을 살게 된 유승준. 중국 활동은 쉽지 않았다. 모든 환경이 낯설었다. 물론 힘들게 잡은 기회였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영화 '적벽소장'에 출연하는 등 배우로 자리잡게됐다.

 

"처음엔 중국말도 잘 못했어요. 지금은 거의 현지 사람만큼 해요.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고통이 있었기에 더 이를 악물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무리없이 활동했다면 이렇게까지 노력했을까요? 고난이 있었기에 참았고, 결국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었던 거죠."

 

 

◆ "배우로 제2의 인생, 올해 4작품 예약"


유승준은 영화 '십이생초'로 칸에 입성했다. 중국 드라마를 찍는 도중, 성룡의 전화를 받고 갑작스레 출연하게 됐다. 그가 맡은 캐릭터는 악역. 비록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의미있는 작품으로 꼽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권상우와의 만남이다. 한국배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것, 그보다 신난 건 없었단다.

 

"권상우와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만나게 됐어요. 나이도 1976년생으로 동갑이고, 아이의 아빠라는 공통점에 금새 친해졌어요. 무엇보다, 외로운 타지에서 한국사람과 함께 작업한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어요. 상우를 통해 한국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요."


영화배우로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올해만 이미 4편의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그 영역을 할리우드까지 넓히고 있다. 키아누 리브스의 감독 데뷔작 '맨 오브 타이치'에 캐스팅 돼 미국 데뷔도 앞두고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정말 커요. 단 하나의 작품에 출연하더라도 맡은 역할을 120%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요. 그만큼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죠. 그래서 저와 한 번이라도 작업을 했던 사람들이 절 잊지 않고, 다시 캐스팅을 해주시더라고요. 한국인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한국을 알리려 더 열심히 하고 있죠."

 

 

◆ "한국인의 피, 언젠가 돌아가고 싶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하지만 유승준은 예외다. 여전히 한국에서 활동할 수 없다. 그저 가슴으로 품어야 하는 나라다. 그래서일까. 유승준에게 한국은, 더욱 애틋한 곳이다. 더욱 소중한 존재다.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두 번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다.


"제게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준 곳이 한국이에요. 비록 시민권자지만 제 몸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오늘도 저를 '코리안 액터'로 소개하는 것 보셨죠?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제가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잊은 적은 없어요. 더이상 한국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어떤 곳에서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불편한 질문을 날렸다. 2002년 입국이 금지됐을 당시의 기분, 군대 대신 시민권 획득한 이유를 물었다. 기약없는 입국불허가 야속하지 않냐고도 덧붙였다.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대신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맺었다.

 

"그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밖에 안들릴겁니다. 그때는 제가 어렸어요. 아마 지금이라면 그렇게 도망치진 않았을텐데….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냥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어요. 다음에는 꼭, 한국에서 다시 만나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칸영화제 특별취재팀>

 

글`=임근호·나지연·서보현·김수지기자

사진=김용덕·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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