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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은, 과욕이었다…최민식, 연기의 고통 (인터뷰)

 

[Dispatch=서보현기자] 베테랑 :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 기술이 뛰어난 사람.

 

연기자는 흔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연기, 즉 '기'(技·재주)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배우는 귀하다. 연기로 감동을 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 베테랑은 손에 꼽힌다. 감동을 넘어 신뢰를 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최.민.식. 이름 석자에 믿음이 가는 몇 안되는 배우다. 25년 동안 연기 외길을 걷고 있다. 속도를 늦춘 적은 없었다. 매년 부지런히 작품을 냈고, 그 때 마다 연기 하나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그는 베테랑, 그리고 국가대표 배우다.

 

어쩌면 그를 향한 편견(?)은 이런 믿음에서 시작됐는지 모른다. '척'하면 '착'하고 연기를 할거라 생각했다. 그 어떤 캐릭터도 힘들이지 않을거라 믿었다.  최민식이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적어도, 그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막막했습니다."

 

말을 내뱉는 순간에도 최민식은 주저하고 있었다. 몸으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말로 표현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느낌이었다. 끝내 얼굴에는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그는 자신의 연기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를 이렇게 바닥까지 끌어내린 것은 영화 '명량', 그리고 이순신이었다.

 

그동안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일. 최민식은 그렇게 또 한 번 연기를 배웠다고 전했다.

 

 

 

◆ 최민식의 고통…"연기가 어려웠다"

 

침묵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최민식은 이순신이라는 단어에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지난 1년동안 지겹게 들은 이름일텐데.... 이 적막은 연기가 공중으로 흩어질 때 쯤 깨졌다. 그리고 힘겹게 뗀 입술에서 나온 소리는 무겁게 가라 앉아 있었다.

 

"지금까지는 제가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그럴듯하게 흉내를 내면 되는거였죠.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흉내는 커녕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막막했어요. 제 연기에 확신할 수 없었고 만족할 수도 없었습니다. 죄를 짓는 것만 같았습니다."

 

대답은 더 의외였다. 최민식은 "연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잘하려고 발버둥 칠 수록 더 힘들어졌다고 털어놨다. 최민식에게 어려운 연기, 그것도 헤맬 정도라면…. 짐작하지 못한 일이었다. 심지어 본인 스스로도 당혹스러워울 정도였단다.

 

이유는 단 하나. 이순신이기 때문이었다. 이순신은 알면 알수록 더 멀어져갔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을 수가 있지?'라는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그럴수록 더 파고 들었지만 최민식은 아무런 답을 찾지 못했다. 스스로를 괴롭힐 수록 더 절망에 빠질 뿐이었다.

 

"진짜 그 분의 눈빛, 목소리, 심정이 어땠을지 알고 싶었습니다.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집착했어요.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차마 알아내지 못했죠. 아니, 처음부터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의 과욕이었습니다."

 

 

◆ 최민식의 외로움…"무너져서는 안됐다"

 

한계를 느끼면서 괴로움은 커져갔다. 하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최민식만 바라 보고 있는 스태프와 후배 연기자들 때문이었다. 주연배우의 책임감까지 어깨를 짓누르는 상황. 그때 그가 할 수 있는 건, 김한민 감독에게 "한 번 더 가자"를 외치는 일 뿐이었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최민식은 "나는 무너지면 안됐다. 주연배우가 흔들리면 그 피해는 말도 할 수 없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일이지 않나"라면서 "그런데 흔들리고 말았다. 억지로 숨기고 티를 안냈을 뿐이다. 아닌 척 해야 해서 더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런 최민식을 일으킨 것은 후배들이었다. 그들의 몰입감과 열정은 최민식의 에너지가 됐다. 제 자리에서 묵묵하게 진심으로 연기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그들을 동료가 아닌 동지라고 부르는 이유였다.

 

"제가 의지했습니다. 그 친구들이요, 다들 돌아 있었어요. 부상을 당하고 쓰러져도 악착같이 연기하더라고요. 심지어 카메라에 안잡히는 앵글에서도요. 저를 바라보는 그 눈빛은…. 짠했습니다. 실제로 이순신을 보는 병사들의 눈빛이 이랬겠구나, 싶었어요. 자극이 됐습니다."

 

 


◆ 최민식의 이순신…"절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순신은 다시 피어 올랐다. 최민식은 존경과 애정을 담아 이순신을 그려갔다. 최민식의 이순신은 최고의 영웅인 동시에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 용기와 두려움, 강인함과 외로움이 공존했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단 12척으로 330척을 무찔러야 하는 무서운 현실과 그 당사자의 고통스러운 심리를 반영하려 했다. 심각한 분위기일 수록 침착하게, 긴급한 상황일 수록 진지하게 연기했다.

 

"가급적 절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영화 전반부 드라마에서는 감추고 눌러야 했습니다. 명량대첩은 국가의 명운이 달린 전쟁이었어요.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죠. 장군으로서 얼마나 고뇌가 깊었겠어요. 힘을 빼서 신중한 모습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최민식은 신선해졌다. '올드보이' 이후 강하고 센 이미지만 보여줬던 것이 사실. 폭발력있는 연기가 반복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명량'에서는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속의 스타일은 없다. 새롭고 반가운 변화였다.

 

 

◆  최민식의 성장…"난 지금도 배우고 있다"

 

'명량' 개봉까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 최민식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 단순히 스코어 걱정이 아니었다. 경쟁작과의 대결 구도 때문도 아니었다. 그저 영화에 담긴 진심이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뜨거운 동질감이었다. 최민식은 "영화를 보면서 뜨거운게 확 올라온다면, 그거면 된다"며 "그게 우리가 의도한거다. 그 하나를 바라고 이 영화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에게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극복하면서 만든 영화였다. 동시에 현장에서 뒹굴면서 연기를 배웠던 기회였다. 그는 이번 영화가 자신의 연기에 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게 최민식은 쑥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사는 건 경험의 연속이죠. 경험으로 노하우가 생기고, 그것들은 여운과 자국을 남기기 마련입니다. 연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번에 저는 아주 독특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것들이 다음 작품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만들겁니다."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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