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 원숭이 엉덩이 빨개, 빨가면 현아, 현아는 yeah~
색채 용어 중 '컬러 이미지'(Color image)라는 게 있다. 색을 통해 전달되는 화상을 뜻한다. 기업에서는 마케팅에 응용된다. 어떤 상품을 어떤 색상으로 특정, 이미지를 확립시키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콜라는 빨강, 삼성은 파랑, 네이버하면 초록이 떠오른다.
컬러 이미지, 이 고유의 색은 브랜드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이미지를 형상화 한다는 점에선, 개성 강한 스타에게도 적용 가능한 전략이다. 실제로 현아는 이번 컴백에서 컬러 이미지를 110% 활용했다. 자신을 '빨강'으로 규정했다.
현아는 '빨강'을 택했다. 신곡 '빨개요'가 곧, 현아 자신이다. "빨가면 현아~"라고 주입시킨다. 단순히 야한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는 아니었다. 현아에 따르면, 레드는 그녀가 가진 행운, 섹시에 대한 고집, 무대를 향한 에너지, 음악을 향한 열정이었다.
"'빨개요'가 현아를 연상하게 하는 색이 되면 좋겠어요" (현아)
1년 9개월만에 솔로로 돌아온 현아를 만났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빨강'이란 키워드로 풀었다.
☞ 수많은 컬러가 있다. 현아는 그 중 '빨강'을 찍었다. 3번째 솔로앨범 타이틀 '빨개요'를 통해 '레드'를 각인시키고 있다. 왜 하필 빨강일까. 현아에게는 행운을 준 컬러였다. 현아는 이번 곡을 통해 또 한 번의 행운을 바랐다. (Dispatch)
"'빨개요'는 제목 그대로 빨갛다는 것을 의미해요. 빨강은 제게 큰 의미가 있어요. 활동 당시 빨간색 옷을 입을 때 마다 1위를 했어요. 그래서 늘 고마운(?) 색이에요. 또, 평소 빨간 립스틱을 좋아해요. 메니큐어도 빨간색을 자주 발라요. 생기가 도는 색이라 의미가 있죠" (현아)
실제 현아의 무대 사진을 보면 유독 빨간색이 많이 등장한다. 립스틱도 빨강, 네일도 빨강, 의상도 빨강, 심지어 신발도 빨강이다. 특히 유닛그룹 '트러블 메이커', '내일은 없어'로 활동할 당시, 장현승과 레드 컬러의 옷을 입고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 빨간 건 현아 / 현아는 Yyeah' 라는 가사는 의미가 없어요. 빨간색과 현아가 연결되기를 바랐어요. 입에는 잘 붙죠? 개인적으로 빨강이 현아를 연상케하는 색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게 행운을 준 색이라 애착을 갖고 있죠"
☞ 단순히 '행운'을 바라는 의미는 아니다. '빨강'은 섹시에 대한 현아의 고집이기도 하다. 아니, 의연함이다. 현아는 섹시 아이콘이다. '같은 춤도 현아가 추면 더 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아는 잘 하는 걸 더 잘하고 싶었다.
"청순한 이미지의 분들이 많아요. 저보다 잘하는데 저까지 굳이 그걸 해야되나 싶었죠. 섹시의 반대 지점은 무대 밖에서도 보여줄 수 있어요. 섹시는 제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자신있는 제 모습인거죠. 잘하는 걸 더 잘하려고요."
그래도 현아는 좀 쎄다. '빨개요' 티저도 그렇다. 란제리를 입고 욕조에 누웠다. 침대에도 올랐다.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콘셉트다. 그런데 현아의 반응은 쿨했다.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이면 하는 게 옳다는 주장이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사람은 없어요. 내가 소화했을 때 프로페셔널해 보일 수 있다면 하는 게 맞는거죠. 반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안하는 게 맞고요. 노출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면 그 어떤 섹시도 표현할 수 없어요. 그냥 제 일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 이제 겨우 23살이다. 하지만 섹시에 대한 생각은 똑부러졌다. 그만큼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가지고 임했다. 그런 확신은 무대에서 폭발한다. '빨개요'는 현아가 가진 끼였다. 적어도 무대 위에선, 모든 걸 분출할 수 있는 에너지였다.
"섹시하다는 것도 결국은 에너지에요. 무대 장악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보통 남자들이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섹시하다고 하잖아요. 저를 빨갛게 보시는 분들은 무대 위의 제 눈빛이나 노력 등을 보신거죠. 그 에너지를 평가해주는 거라 생각해요."
결국 가수는 무대로 보여주는 법이다. 현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무대에 더 욕심을 부렸다. 새 앨범 수록곡은 총 5곡. 모든 곡을 방송에서 보여주는 게 목표다. 타이틀 '빨개요' 뿐 아니라 다른 수록곡 무대도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3분을 혼자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하지만 나 혼자 곡을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도 있죠. 새 앨범 수록곡 전부를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크루 오디션을 진행해 댄싱멤버들을 뽑은 것도 그런 의미죠. 전체 무대를 보면 다양한 색과 느낌이 나올거 같아요."
☞ '빨강'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현아하면 안무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음악적 재능도 드러냈다. 앨범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했다. 수록곡 중 '어 토크', '어디부터 어디까지', '블랙 리스트' 작사도 참여했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어릴 때 데뷔를 해 부족한 면이 많았죠. 이제 앨범을 준비하며 가이드, 작사, 코러스 등 모든 과정을 다 배웠어요. 무대 구성을 같이 한 것도 처음이고요.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현아는 스스로 성장을 말한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음악적 성장 이전에 이미지 소비는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현아는 그룹 '포미닛', 유닛 '트러블 메이커', 솔로까지 총 3가지 활동을 병행 중이다.
"'버블팝' 활동 당시 1년에 앨범 9장(해외 포함)이 나왔어요. 다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죠. 1장을 내더라도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는 완성형이 아니잖아요. 앨범 낼 때 마다 하나라도 얻는 게 있다면, 그게 거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번에는 작사에 참여를 했으니 한 뼘 더 성장한 게 아닐까요?"
☞ 결국 '빨개요'는 현아라는 브랜드 자체를 의미했다. 현아의, 현아에 의한, 현아를 위한 곡이다. 가장 잘하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다. 그렇다고 섹시에만 치중한 것도 아니다. 유머 요소를 담기도 했다. 가사나 안무에 흥미로운 장치들을 넣었다.
"사람이 단점도 있고, 장점도 있어요. '빨개요'는 장점이 부각된 곡이에요. 원숭이 띠인 현아가 원숭이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고, 좋아하는 색이 빨강을 말하잖아요. 안무 부분에서는 원숭이를 연상케 하는 몽키댄스가 나와요. 그런 점에 집중해서 보신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지난 25일 '빨개요' 무대는 베일을 벗었다. 자신감은 충분히 봤다. 이제 대중의 선택만이 남았다. 이번 활동을 통해 현아가 바라는 건 무엇일까. 현아라는 이름 자체가 기분 좋은 브랜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행운, 고집, 열정, 에너지를 느껴달라는 이야기였다.
"현아라는 이름이 브랜드가 됐으면 해요. 이름만 들어도 핫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빨간색의 생기도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전 이제 23살이에요. 아직 시작이죠.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요. 그래서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늘 시작하는 절 지켜봐주세요."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디스패치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