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요즘 아이돌. 시작부터 다르다. 데뷔에도 전략이 있다. 단순히 인지도를 쌓는 데 급급하던 원조 아이돌 시대는 갔다. 영역의 진화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 한중 동시 데뷔 하거나, 댄스와 밴드의 결합으로 고유 영역을 만드는 식이다.
정상의 자리에 올라도 마찬가지다. 예측불가, 기발한 활동 전략을 추구한다. 타이틀 + 후속 활동이라는 1세대 아이돌 방식과 차별된다. 이를테면 앨범 수록곡 전체를 올타이틀로 결정해 활동하거나, 수록곡 중 2가지를 믹스해 하나의 타이틀 곡으로 활동하며 틀을 깨나간다.
2012년, 신인 vs 정상 아이돌 그룹들의 색다른 진화를 살펴봤다.
◆ 데뷔 전략 진화 - '엑소' vs '비투비'
'엑소' | 한중 동시데뷔 = 신인그룹 '엑소의 '데뷔 전략은 특별하다. 총 12명의 멤버를 각각 한국팀 '엑소K', 중화권팀 '엑소M'으로 나눴다. '엑소K'는 한국인, '엑소M'은 다수를 중국인 멤버로 구성했다. 쇼케이스도 한국과 중국에서 두 번 치뤘다. 8일엔 한중 동시 데뷔한다.
이유는 시장 확대다.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로 활동 폭을 넓히겠다는 것. '엑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중국은 가장 큰 음악시장이다. 슈퍼스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메이드 바이 SM표' 그룹을 만들었다"며 "현지와 소통하며 호감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향후 기대 효과도 크다. 실제 SM은 중국인 멤버 2명이 포함된 '슈퍼주니어-M'으로 중화권을 싹쓸이 한 바 있다. '엑소'는 M에서 4명을 중화권 멤버로 구성해 현지 활동도 원활하게 할 계획. 이를 통해 쌍둥이 그룹 '엑소K' 나아가 SM에 대한 호감도 상승 등 1석 3조 효과를 노렸다.
'비투비' | 댄스+ 밴드그룹 = 지난달 말 데뷔한 '비투비'도 마찬가지. 데뷔 전략이 독특하다. 아이돌이지만 댄스에 활동 영역이 한정되어 있지 않다. 피아노, 드럼, 기타를 다루는 멤버를 포함했다. 즉, 밴드 그룹으로도 활동이 가능하다. 그만큼 영역에 제한이 없다.
이유는 활동 반경 확대.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보이그룹들은 전부 다 댄스만 할 줄 안다"며 "'비투비'는 밴드+댄스 합동무대가 가능하다. 밴드그룹, 댄스그룹으로 각각 나눠 유닛 활동도 할 수 있다. 한 그룹 여러 색으로 댄스 뿐 아니라 밴드 틈새 시장도 노린다"고 말했다.
기대하는 바도 다르다. 콘서트에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 합동무대, 댄스무대, 밴드무대, 다른 그룹과의 합동 공연 등이 한 번에 가능하다.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남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팬들이 원하는 각각의 모습을 한 번에 충족할 수 있다. 무한 변신이 기대된다.
◆ 활동 전략 진화 - '빅뱅' vs '샤이니'
'빅뱅' | (올 타이틀) = 정상급 보이그룹 '빅뱅'. 활동 전략에서 진화를 노렸다. 한 곡을 타이틀로 활동하는 다른 가수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앨범 수록곡 6개를 올타이틀로 선언했다. 그리고 6곡 모두를 콘서트, 가요 프로그램, 인터넷 방송 등으로 한꺼번에 선보이고 있다.
올타이틀의 이유. 음악적 자신감 표출에 있다. 빅뱅은 '블루', '판타스틱 베이비', '배드 보이', '날개' 등 매 번 방송 때마다 다른 곡들로 활동을 한다. 댄스, 미디엄 템포, 힙합 등 여러가지 장르를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다재다능함으로 대중에 다가갔다.
이를 통해 신선함을 극대화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올타이틀 운영은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만든 전략이다"며 "어떤 무대라도 반복적으로 보면 감흥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했다"고 말했다. 실제 '빅뱅'은 전곡을 음원 차트 상위에 올리며 효과를 봤다.
'샤이니' | (하이브리드 리믹스) = 샤이니도 '셜록'으로 컨템퍼러리 밴드 색을 제대로 보여줬다. 국내 아이돌 사상 최초로 2가지 곡을 하나로 믹스한 하이브리드 리믹스 장르를 선보였다. 새 앨범 수록곡 중 '노트'와 '클루'를 결합한 곡이 바로 타이틀인 '셜록'이다.
샤이니만의 음악적 실험을 과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SM 관계자는 "샤이니가는 늘 신선하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인정받았다"며 "샤이니만이 할 수 있는 음악적 색깔을 만들고 싶었다. 하이브리드 리믹스의 결정판인 '셜록'은 그런 의미에서 샤이니의 고유색을 띈다"고 전했다.
시도를 통해 실력 향상을 얻었다. 독특한 시도는 대중에 익숙치 않다. 라이브와 안무가 받쳐주지 않으면 소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CD삼킨 라이브, 칼군무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음악 팬들에게 '샤이니'가 단순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 인식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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