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강심장'이 YG를 품었다. 2회에 걸쳐 'YG패밀리' 특집을 선보였다. 게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13명. 빅뱅과 2NE1에 이어 션, 세븐, 싸이, 타블로, 거미 등이 총출동했다. 소속 아티스트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집단, 아니 패밀리 토크를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심장'의 YG특집은 절묘한 한 수 였다. 우선 사건사고로 속앓이를 했던 YG 소속가수를 자연스레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됐다. 다사다난했던 만큼 토크의 생명인 '사연'은 넘쳐났다. 또한 집단토크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가 됐다. 패밀리 토크는 새로운 시즌, 다양한 섭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YG를 품었다. 이를 통해 '강심장'이 얻은 것, 그리고 나갈 길을 살펴봤다.
◆ "집단토크, 치명적 산만함"
'강심장'은 집단토크를 표방했다. 문자 그대로, 집단으로 게스트가 모여 집단으로 이야기를 펼쳤다. 하지만 집단토크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야기했다. 각기 다른 게스트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풀다보니 산만했다. 심지어 게스트는 많고 시간은 없다보니 말 한마디 못하는 들러리도 생겨났다.
강심장은 집단토크의 약점을 인맥토크로 보완했다. 게스트 사이에 연관성을 찾아 끼리끼리 섭외에 나선 것. 예를 들어 지난 121회, 이장우를 섭외하며 '뮤직뱅크' MC였던 유이도 묶었다. 여기에 '우리 결혼했어요' 멤버라는 공통점을 찾아 조권도 함께 초대했다.
그럼에도 불구 토크의 밀도는 여전히 낮다. 게스트가 집단으로 모이던, 인맥으로 엮이던 산만함은 어쩔 수 없었다. 주제가 없다보니 토크는 산으로 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토크 서바이벌을 추구하다보니 자극적인 폭로전은 이어졌고, 고질적인 자기해명이 반복됐다.
◆ "YG, 가족토크의 모범"
'강심장'은 방송 최초로 YG패밀리를 한 자리에 묶었다. 가요계 최정상급 가수들, 하지만 사건사고로 얼룩졌던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 것 자체로 의미있는 특집이었다. 하지만 YG특집의 묘수는 게스트의 화련한 면면이 아니다. 정체된 집단토크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패밀리 토크는 집단토크의 약점을 보완하는 일종의 '해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토크는 풍성했지만 결코 산만하진 않았다. 한솥밥을 먹는다는 공통분모가 이야기에 꼬리를 붙였다. 대성이 양현석을 말하면 2NE1이 덧붙이는 식이었다.
자연스레 토크의 밀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날 출연한 게스트들은 하나의 주제를 서로 다른 관점으로 풀어갔다.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한 것이다. 폭로전 또한 자극적이지 않았다. 소속사 식구만 알 수 있는 비하인트 스토리를 털어놓으며 의외의 재미를 안겼다.
◆ "시즌 3, 토크는 진화한다"
'강심장'은 오는 10일, 새로운 MC 체재에 돌입한다. 신동엽과 이동욱을 기용해 분위기와 구성 등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이번 YG특집은 강심장의 새로운 시즌 맞이에 숨통을 틔웠다. 집단토크와 인맥토크의 약점을 보완할 대안토크의 가능성을 보였다.
실제로 패밀리 토크는 여러가지 형태로의 응용이 가능하다. 이번 YG특집처럼 또 다른 기획사 식구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다. 굳이 같은 울타리가 아니더라도 연예계 사모임이나 드라마 출연진 등으로 가족의 범위를 확대해 적용할 수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집단토크는 가장 큰 문제는 중구난방이다. 각자의 이야기를 경쟁적으로 풀다보니 주제는 사라지고, 결국 토크는 산으로 간다"면서 "집단토크가 개인기의 장이었다면 가족토크는 공감과 공유의 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사진출처='강심장' 캡처,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