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72분. 존재감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주인공다운 묵직함을 보이는 동시에 깨알 재미까지, 그야말로 전천후였다. 왜 하지원인지, 이름값을 한 1회였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MBC-TV '더 킹 투하츠'(이하 '더 킹') 1회. 하지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만 했다. 안정된 연기로 본인은 물로 상대 연기자인 이승기까지도 돋보이게 했다. 앞으로 두 사람의 호흡을 기대할 만 했다.
시청자의 선택도 같았다. '더 킹'은 15.2% (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동시간대 방송된 KBS-2TV '적도의 남자'는 7.7%, SBS-TV '옥탑방 왕세자'는 9.8%에 불과했다.
'더 킹'이 新 수목대전 첫번째 대결에서 빛날 수 있었던 이유. 1회에서 드러난 하지원의 대체불가 매력을 짚어봤다.
◆ 액션·코믹·멜로…3色 매력
왜, 하지원인지를 알 수 있는 회였다. 하지원은 자신의 강점을 100% 살리면서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됐다.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한 것은 물론 국내 여배우 중에서 유일무이한 포지셔닝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첫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3색 매력 중 첫번째는 액션 연기. 그동안의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 하지원은 현실감있는 액션 연기로 북한 최고의 특수부대 장교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특히 격투기 신에서는 긴장감까지 조성, 액션의 묘미를 살렸다.
멜로도 가능했다. 모태솔로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꿈을 가진 여인의 심리를 적절히 표현했다. 애교섞인 북한 사투리를 보이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든 것. 단순히 격투기만 잘하는 북한 여장교가 아닌, 귀여운 캐릭터로 업그레이트 시켰다.
깨알같은 코믹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비, 조인성, 강동원, 현빈 등을 언급했을 때. 사실 이 장면은 의도된 코믹 포인트라 할 수 있었다. 뻔한 장면이었지만, 과하지 않은 코믹 연기로 의외의 재미를 줄 수 있었다.
◆ 드라마 리드…눈에 띈 존재감
하지원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주인공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 흐름을 완벽히 리드하면서 드라마의 중심을 잡은 것. 덕분에 스토리에 힘이 생겼고, 내용이 박진감있게 이어질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장교대회(WOC)에 출전하는 남북 대표선수의 첫 만남 씬. 별다른 장치 없이 6명이 치고받는 대사로만 이뤄졌던 장면이었다. 하지원은 각 상황마다 눈빛과 표정, 목소리 톤에 변화를 줘 긴장감을 유지했다. 분위기 완급 조절에 결정적이었다.
상대 연기자와의 호흡도 이끌었다. 이승기와의 연기가 대표적인 예. 하지원은 이승기가 능청 연기를 할 때 차분하게 받아쳤다. 분위기를 압도하면서도, 이승기의 연기가 살아나게 했던 것. 나이차도 극복한 노련미가 엿보인 대목이었다.
방송 후 시청자 전소영 씨는 "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한 것 같다"며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줬던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 수목 대전 판정승…하지원의 안목
첫번째 대결은 '더 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더 킹'은 전작인 '해를 품은 달'의 기운을 물려 받아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유일하게 1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앞서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했지만 '더 킹'의 압승이었다.
이로써 하지원은 안방극장 불패 신화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그는 '다모',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에 이르기까지 드라마 출연작마다 흥행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아왔다. 앞으로 '더 킹'이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작품을 보는 탁월한 안목을 입증하게 되는 셈이다.
지금으로서는 전망이 밝다. 그도 그럴 것이 '더 킹'은 2회부터 본격적으로 시심을 공략할 예정. 윤제문이 등장해 하지원과의 연기 맞대결도 펼쳐질 계획이다. 배우의 연기를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확률이 높다.
이재규 PD 역시 하지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 PD는 "하지원과는 '다모' 이후 10년 만에 재회"라며 "배우로서나, 인간적으로나 존경하고 있다. 멋진 앙상블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기대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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