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살렸고, 관객과 평단의 손을 함께 들어줬다. 청룡의 소신이 돋보인 결과였다.
제 32회 청룡 영화제가 25일 오후 9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영화상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장이었다. '부당거래'가 작품상 및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영화상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난 것. 시상식의 꽃인 연기상은 '최종병기 활' 차지였다.
진정한 영화의 축제라 할 만한 결과였다. 이번 시상식은 단순한 수상을 넘어 재평가의 자리였다. 그동안 다른 시상식에서 외면 받았던 작품이 재조명을 받으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청룡상의 수상 결과와 의미를 짚어봤다.
◆ 연기상은 관객의 평가
연기와 관련된 상은 관객의 눈높이에서 이뤄졌다. 화제작을 중심으로 안전하게 분배했다. 대다수의 관객이 박수를 보낸 영화의 주역들에게 상을 주는 식이었다. 그 덕에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큰 이변 없는 결과였다.
관객의 선택이 수상에 영향을 끼쳤다. 746만으로 올해 한국영화 중 최다 관객을 불러 모은 '최종병기 활'에게 트로피가 쏟아졌다. '최종 병기 활' 박해일, 류승룡, 문채원은 각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흥행작에게 돌리는 박수였다.
동시에 최선의 연기를 펼친 배우에게도 상을 안기며 균형을 맞췄다. '블라인드' 김하늘은 여우주연상을, '그대를 사랑합니다' 김수미는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두 사람은 청각 장애인과 알츠하이머 환자 등 쉽지 않은 연기를 펼쳐 관객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작품상은 평단의 평가
반면 작품상은 평단의 평가를 우선시했다. 도전 정신이 돋보이고, 강한 메시지가 있는 영화의 손을 들어줬다. 그 결과 청룡상만의 소신이 드러났다. 더불어 백상예술대상 및 대종영화상과는 차별화된 색깔을 낼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부당거래'의 트리플 3관왕은 인상적이다. '부당거래'는 작품상, 감독상, 극본상을 수상하며 청룡상의 진정한 주인공이 됐다.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 '대종상'에서는 극본상에 머물렀고,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무관에 그친 바 있다.
그 외 화제작에게는 스태프에게 공을 돌렸다. 올해 영화 시상식을 휩쓴 '고지전'은 미술상과 촬영상으로 위안을 삼았다. 사회적 이슈를 일으킨 '도가니'는 음악상을, 칸 영화제에 출품하며 관심을 모은 '황해'는 조명상을 수상했다. 단, 전국에 복고 바람을 일으킨 '써니'는 무관에 그쳤다.
◆ 흥행과 비평의 균형 감각
청룡상은 파격과 공감, 2가지를 동시에 아울렀다. 흥행과 비평을 동시에 고려해 균형을 맞춘 것. 덕분에 잊혀졌던 수작이 재발견됐다. '부당거래'의 경우 외면받아 온 영화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수상으로 재조명을 받으며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배우의 재평가도 가능했다. 남우조연상의 류승룡은 3대 영화상(청룡상, 백상, 대종상)에서 처음으로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 대종상에서 최종 후보에서 돌연 탈락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김수미 역시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후보에만 오르다 반전을 일으켰다. 중장년 배우의 저력이었다.
결국 이번 시상식은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관객의 입맛에 맞추면서 축제의 장을 열었다. 동시에 평단의 선택에 집중해 권위도 살릴 수 있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색깔과 객관성을 유지한 시상식으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게 됐다.
<사진출처=각 영화 포스터, 청룡상>
<관련기사>
▷"고자전부터 FTA까지"…청룡상, 영화보다 재밌는 말말말
▷[청룡 드레서] '베스트' 김혜수 vs '워스트' 문채원 (레드카펫)
▷"찢어진 드레스 vs 칼바람 대처법"… 청룡상, 레드카펫 1mm
▷"울랄라, 투개월, 손예림 떴다"…슈스케3, 'MAMA' 행 출국 (종합)
▷[단독포착] "손 잡고 아이쇼핑"…이영애 부부, 백화점 나들이
▷[단독] 김재중, 해외체류 軍연기…박유천, 2차 재검 7급 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