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폭풍입니다.
'퓨리오사'가 들어가고,
그 뒤를 '눅스'가 쫓습니다.
천둥과 번개들
What a lovely day!
지금 필요한 건, 뭐다?
"번개입니다"
그 유명한, 퓨리로드 입니다.
'워보이'의 질주가 시작됩니다.
그들이 속도를 낼 수록
맥스는 견디기 힘듭니다.
이 때 필요한 건, 뭐다?
"바람입니다"
'샌안드레아스'입니다.
강도 9.0의 대지진 발생.
LA 빌딩이 무너집니다.
그 때 필요한 건, 뭐다?
"불에 타는 냄새"
영웅은 위기에 나타납니다.
'구조헬기' 팀장인 드웨인 존슨.
무너진 건물 사이로
헬기를 운전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뭐다?
"진동의자"
이것이 바로, 4DX.
바람이 불고,
번개가 치며,
안개가 깔리는,
그런 극장입니다.
'디패 Go', 이번 주는 CGV 소속의 프로덕션 매니저 이솔 씨와 4DX 에디터 최의현 씨를 만났습니다. 4D 영화의 보이지 않는 손들입니다.
[Dispatch=서보현·황수연기자] 단순히 물이 나오고, 향기가 나며, 의자가 흔들리는 곳이 아닙니다.
이솔 프로덕션 매니저는 4DX를 체험이라 말했습니다. "진동을 느끼는 곳이 아니라 영화에 빠져드는 곳"이라 설명했습니다.
최의현 에디터는 감각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눈과 귀가 아닌 온몸으로 즐기는 영화"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둘은 4DX를 전혀 다른 새 영화라 덧붙였습니다.
"4D로 영화를 다시 본다면,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겁니다.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키는 작업, 그게 바로 우리의 일입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4DX의 모든 것, 지금 공개합니다.
최의현 4DX 에디터입니다. 그는 한 영화를 100번 이상 본다고 합니다. 1편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16일. 하루 5번 이상을 보고 또 봅니다.
CGV 4DX의 경우 국내에 총 8명의 에디터와 2명의 슈퍼바이저가 있습니다. 영화 1편당 보통 2명의 에디터가 투입됩니다.
"4D는 결국, 재해석입니다. 정해진 답이 없죠. 기술은 기본이고요, 상상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CGV와 롯데시네마의 4DX가 다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솔 매니저)
여기서 잠깐, 특수효과에 대한 토막 상식을 전하겠습니다. 특수효과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요. 모션효과와 환경효과입니다.
모션효과는 진동, 흔들림, 티클러(간지럽힘) 등을 말합니다. 모션시트가 앞뒤, 좌우, 상하 등으로 움직이는데요. 동시에 움직이면 360도 회전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환경효과는 물, 비, 안개, 바람, 진동, 공기, 조명, 비누방울, 향기 등을 뜻합니다.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
고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거죠. 헬기가 이륙하는 순간, 바람이 온 몸을 때리고요. 앞으로는 폭풍이나 눈, 따뜻한 공기 등의 효과도 지원될 예정이라 합니다.
자, 4DX에 대한 기본 이해가 끝났다면? 다음은 심화학습입니다. CGV 사람들은 4DX 팀을 '소머즈'라 불렀습니다. 작은 소리 하나, 놓치지 않는다고요.
최의현 에디터(사진 왼쪽)와 이솔 매니저(사진 오른쪽)는 4DX의 생명을 '씽크'라고 말했습니다. 0.02초라도 빠르거나 느리면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랍니다.
인상적인 것은 이 모든 과정이 수작업이라는 사실. 담당 에디터가 직접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며 싱크를 맞춘다고 합니다.
심지어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표현합니다. 화면에 보이는 캐릭터의 상황과 심리에 따라 효과를 다르게 주는거죠.
자!
헐크와 헐크버스터가 싸웁니다.
'어벤져스'의 경우, 아이언맨은 공기 효과로 속도감을 냈습니다. 반면 헐크는 진동으로 무게감을 더했고요. 특징에 맞게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표현하는거죠.
특수효과의 절대 기준은 관객입니다. 관객의 성향을 파악해 진동의 강도, 분사의 정도, 바람의 세기 등을 조절하는거죠.
함정은, 개개인의 성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그래서 밸런스 콘트롤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영화 감상에 방해받지 않도록 적정선을 찾는 것이죠.
"관객의 피로도를 계산해 강약을 배치합니다. 관객의 피드백을 받아 이를 최대한 반영하죠. 간극을 좁혀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의현 에디터)
한 가지 재밌는 건, 그래서 나라별로 효과의 강도도 다르다고 합니다. 국내 관객은 딱 표준에 가깝습니다. 과한 효과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일본, 중국, 멕시코 등은 강한 효과를 요구하고요. 특히 일본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효과가 끊이지 않기를 바란답니다.
이제, 4DX 실전편입니다. 4D를 즐기는 꿀팁요? 당연히 준비했습니다.
4DX에도 명당은 존재합니다. 4DX는 의자 4석이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중앙의 두 자리보다 양쪽 사이드에서 더 많은 움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의현 에디터는 스크린 1/3 지점의 사이드 좌석을 추천했습니다. C,D열 4,5,8,9번이라고 합니다. 물론 마니아를 위한 자리랍니다.
장르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4DX에 최적화된 장르는 재난, 공포, 애니메이션이랍니다. 그래서 '샌안드레아스'는 꼭 4D로 보라는 추천 말씀.
자세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입니다. 일단 4DX의 효과들은 정자세 기준입니다. 엉덩이를 의자 끝까지 밀어야 각종 효과를 100% 느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공포영화를 볼 때는 발판에 양발을 가지런히 놓는 것이 좋습니다. 발판 사이에 '티클러'가 있는데요. 이 줄이 발목을 칩니다. 깜짝 놀래키는 일.등.공.신.
'그래피티' 같은 우주 영화를 볼 때는 발판에서 발을 살짝 띄우랍니다. 모션시트의 움직임으로 중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중간 중간 발끝을 살짝 들면 우주에 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스카이 다이빙 장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단 어린이는 주의요망입니다." (최의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4DX는 마니아들의 리그였습니다. 지난 2009년 도입 당시, 오히려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최근 분위기는 다릅니다. 우선 4D 전문 에디터가 생겼습니다. 여기에 독자적인 기술력이 뒷받침됐습니다. 해외에서도 의뢰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관객의 수요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어벤져스', '매드맥스', '샌안드레아스' 등 최신작은 4DX 점유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덧붙여,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중입니다. 심지어 뮤지컬, 콘서트 등의 장르에서 4DX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그저 의자가 움직인다고 4D가 아닙니다. 다양한 콘텐츠로 폭넓은 관객과 만나고 싶습니다. 그게 4DX 종사자들의 최종적인 꿈입니다." (이솔)
<사진=서이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