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나 손가인, 새 앨범 '진실 혹은 대담'으로 돌아왔어. 컴백 무대를 준비하면서 느낀건데, 요즘 19금 콘셉트로 활동하는 걸그룹이 많더라고. 노래도 섹시하고, 안무도 꽤 파격적이더라.
나도 19금이야. 그런데, 그런 섹시 코드를 기대했다면….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할 것 같아. 내 19금은 뭐랄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 그냥 평범해. 사람 사는, 아니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이야.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 모두 공감하는 것들이지.
가사 한 번 들어볼래?
미치지 않고서야 이름만 안 사이에 / 그런걸 하겠어 / 니가 못 가졌다고 그런 말 하는거 아니야 / 떠들어라 실컷 / 소리 없이 퍼져가는 소문 / 바라는 건 진실 혹은 대담 / 사실 모든 건 너에게 달렸죠 / 내가 과연 어떤 사람이 될런지. (진실 혹은 대담 中)
감이 잘 안온다고? 음, 그래서 준비했어. 지금부터 내가 19금 음악을 하는 이유를 들려줄까 해. 덧붙여, 나에 대한 오해도 풀고싶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참,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도 말해줄게.
◆ "19금 음악도 스토리텔링"
무작정 '19금' 음악을 하는 건 아니야. 이야기가 있다고 할까. 남녀의 만남,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성적 코드를 풀어낸거지. 'Fxxk U'는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가사야. 여자는 늘 남자가 불안하거든. 그래서 확인받고 싶어하지. 하지만 남자는 그런 여자에게 화가 날테고.
'진실 혹은 대담' 역시 마찬가지야. 남녀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야. 이제 막 알게된 남자가 여자에 대해 마치 다 아는 것 처럼 소문을 내는거지. 여자는 잘못된 이야기에 상처를 받지만, 애써 쿨한 척 하는거고. 그런 상황을 솔직하게 풀다보니 19금 처럼 보이는게 아닐까?
그런 일을 겪어 봤냐고? 물론. '진실 혹은 대담'은 내 실제 경험담이야.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잘 놀거라, 남자에게 끼를 부릴거라 생각해. 실제로 그런 소문도 있었고. 하지만 난 굉장히 보수적인 성격이거든. 그럴 땐 살짝 속상하고, 서운하기도 하지.
이제와 고백하자면, 난 연애 경험이 없어. 20살 때부터 '브아걸'로 활동했는 걸. 난 여자이기전에 연예인이었어.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려 한 건데…. 거기서 루머, 오해가 퍼지더라고. 이젠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마음껏 떠들어라'하면서 쿨하게 넘겨.
◆ "사랑은 판타지 아닌 현실"
만약 내가 묻지마 19금 음악을 했다면, 가사부터 달랐겠지. '오늘 밤 나랑 놀래?' 등의 직설적 가사를 넣었을거야. 하지만 그런 게 아니야. '피어나' 때도 그랬지. 막 시작한 남녀의 이야기를 성적인 코드로 푼 것 뿐이야. 적어도 성은, 사랑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거든.
결국 내가 하려는 19금 음악은 일상이야. 사랑하는 사이면, 누구나 상처를 받자나. 그게 성 때문일 수도 있고. 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거야.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 때문에 방황하고, 상처입고, 힘들어 하잖아. 내가 표현하는 19금 음악이 바로, 공감이야.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그리 잘 아냐고? 부끄럽지만, 지금까지는 간접 경험이 대부분이야. 난 주위의 사랑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감을 얻고. 친한 선배 가수들의 말에서도 소스를 얻기도 하고. 이번 앨범에서도 이효리, 박진영 선배의 도움을 받았어.
이효리 선배와는 '블랙 앤 화이트'를 작업했어. 그냥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곡을 받게 됐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 진영 오빠는 발라드곡 'Q&A'를 선물해줬어. 워낙 친하기도 하고, 내가 오빠의 발라드를 참 좋아하거든. 부탁했는데 흔쾌히 주시더라고.
◆ "19금 음악에 대한 오해"
새해부터, 가요계가 19금으로 뜨겁더라고. 19금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 같아. 물론 19금을 위한 19금은 오해의 소지는 있지. 예를 들어 노래는 달콤한데 안무는 쩍벌이야. 안무가 노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노출을 위한 도구로 변질된다면 문제가 있겠지.
그렇다고 걸그룹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은 접어주길 바라. 걸그룹도 결국 'girl'이잖아. 소녀는 성장을 하고, 성숙해지고, 취향이 바뀔 수 있으니깐. 그런 여자의 변화를 노래나 안무로 보여주려는 거니까. 그냥 '퍼포먼스'로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쩍벌이 나오냐고? 역시 그게 궁금하구나. 굳이 그런 야한 몸짓으로 내 가사를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 물론 쩍벌이 필요하다면 넣었겠지만, 이번에는 분위기만으로 충분하다 자신했지. 19금을 위해 억지로 짜내긴 싫었어. 표정을 강조하며 말하듯 자연스럽게 진행해. 심플하지?
다시 말해, 결국 모든 건 공감 아닐까. 앞으로도 스토리텔링이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 나 역시 몸도, 마음도, 음악도, 계속 자라고 있으니깐. 내가 성장하는 만큼, 그 때의 변화를 곡으로 표현하고 싶어. 19금이 키워드가 아니야. 여자들이 공감하는 음악, 그게 내 목표지.
진실하게, 그리고 대담하게.
PS. 지난달 22일, '디스패치'는 가인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19금에 대한 생각, 오해, 편견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가인의 생각을 1인칭 시점으로 풀었습니다.
<사진제공=에이팝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