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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는 누군가의 '심장소리'에 귀 기울이는가?" (심장소리)

[Dispatch=이명주기자] 여덟 살 철이(김건우 분) 머릿속은 온통 '엄마'다.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이유도, 선생님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학교를 빠져나온 이유도 '엄마'다. 혹시 내가 없는 사이에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단편 '심장소리'(감독 이창동)는 철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달려가는 과정을 원테이크 형식으로 담은 영화다.

이창동 감독이 세계보건기구(WHO)와 베이징현대예술기금으로부터 우울증 관련 영화를 제안받고 완성됐다. 2022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지난 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1학년 철이다. 우울증을 앓는 엄마(전도연 분)와 직장에서 부당 해고된 뒤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아빠(설경구 분)를 둔 아이다.

철이는 어딘가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아이의 노심초사에는 엄마의 우울증이 있다. 엄마가 보내는 위기의 신호를 아이가 먼저 감지한 것.

엄마의 고통은 더 이상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철이는 엄마가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하루를 멈춘다. 학교 담을 넘고, 차도를 건너고, 급기야 옆집 창문을 오른다.

이 감독은 철이의 달리기를 통해 불안의 시간을 체감하게 한다. 카메라는 아이의 동선을 따라간다. 장면을 끊지 않고, 시간을 압축하지도 않는다.

아이의 시선을 쫓다 보면 철이가 느끼는 조급함이 어느새 관객에게 전염된다. 집에 도착하기까지 엄마의 상태를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그 막막함이 긴장감을 만든다.

철이 시선은 끝내 유서로 추정되는 불에 탄 종이에 당도한다. "엄마가 옥상에 올라갔다"는 이웃의 말은 불안을 넘어 공포다. 심장 박동이 빨라질수록, 관객 또한 철이가 된 것처럼 마음을 졸이게 된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사회적 담론으로 커져 나간다. 고작 8살 아이가 엄마의 우울증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 "119를 불러 달라"는 간절한 외침을 들어주는 어른이 단 한 명도 없다.

이 암담한 상황이 철이 엄마나 철이 가족만의 문제인지, 가족의 위기를 개인의 몫으로 남겨둬야 하는지, 사회가 개입할 수는 없는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심장소리'는 그렇다고 해서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대신 철이의 달리기를 비춘다.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 작은 몸이 견디기엔 너무 큰 불안을 프레임 안에 들여놓는다.

28분의 러닝타임 동안 영화가 남기는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을 듣고 있을까. 그 고통이 보내는 신호를, 누군가의 '심장소리'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사진출처=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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