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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소한의 근거도 없다"…방탄소년단, '스윔' 표절 승소

[Dispatch=구민지기자] "표절을 주장하려면, 최소한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

미국 법원이 방탄소년단을 상대로 제기된 저작권 소송에 내린 판단이다. 원고 멜리사 메이스는 저작권 등록조차 마치지 않았고, 복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법원은 '근거 없는 청구'(frivolous)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원고에게 소장을 보완할 기회까지 줬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핵심 증거로 내세운 '녹음 파일'조차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방탄소년단과 하이브의 손을 들어줬다.

'디스패치'가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의 판결문을 확인했다. 법원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메이스가 BTS, 하이브, 하이브 아메리카, 빅히트 뮤직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기각했다.

메이스는 지난 8월 25일 소송을 제기했다. 방탄소년단이 자신의 음악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6곡을 문제 삼았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한화 약 7억 원(50만 달러) 이상이었다.

최초 소장에는 '스윔'(Swim), '훌리건'(Hooligan), '2.0',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 '노멀'(Normal), '애니멀'(Animal)을 분쟁 대상으로 명시했다.

메이스의 주장은 2023년 5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구금돼 있었다. 그곳에서 자신이 공연을 했고, 보안관이 이를 녹음했다는 것. 그리고 보안관이 (녹음된) 음악을 BTS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메이스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한 상대는 방탄소년단뿐만이 아니었다. 자메이카 가수 마시카를 상대로도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음악 4곡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두 소송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메이스가 주장한 음악 녹음 날짜가 모두 2023년 5월 4일이라는 점이다. 두 사건 모두 구금 당시 법 집행기관이 자신의 음악을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지난 9월 18일 두 사건을 함께 검토했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두 소장을 기각, 10월 9일까지 수정 소장을 제출할 기회를 줬다.

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크게 4가지다.

① 저작권 등록조차 마치지 않았다.

메이스는 자신이 해당 음악을 창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소송을 제기할 당시 저작권 등록을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법원은 등록번호와 효력 발생일조차 제시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메이스는 추후 제출하겠다고만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지 1달여 만인 9월 29일 미국 저작권청에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10월 22일 최종 결정 당시에도 심사 중이었다. 법원은 저작권 침해 소송에 필요한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② BTS가 자신의 음악을 들었다는 근거도 없었다.

메이스는 방탄소년단이 자신의 음악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그 음악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저작권 침해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발생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정 소장에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메이스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를 나열하며 자신의 음악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주장(가사)만으로 복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③ 녹음 파일도 확인되지 않았다.

메이스는 2023년 5월 4일 자신의 음악을 녹음했다는 보안관을 통해 방탄소년단 측에 노래를 전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그 녹음 파일의 존재부터 불분명했다.

메이스는 지난 5월 27일 도킨 보안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방탄소년단이 자신의 노래 '스윔'을 훔쳤다며 소송에 필요한 녹음 파일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안관은 6월 2일 해당 요청을 관련 담당자에게 전달했다고만 답했다. 녹음 파일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메이스의 정보공개 청구도 성과가 없었다. 해당 기관은 6월 18일 "요청하신 기록을 찾을 수 없다"며 절차를 종결했다.

법원은 오히려 메이스가 제출한 자료에서 문제를 발견했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는 그러한 녹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메이스가 주장한 녹음 파일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음악이 실제로 방탄소년단이나 하이브 측에 전달됐다는 근거도 없다고 봤다.


④ 구두계약도 실체가 불분명했다.

메이스는 자신의 음악을 제공하고 보상받기로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구두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 하지만 누구와 계약했는지조차 밝히지 않았다. 계약 날짜는 물론, 얼마를 받기로 했는지도 제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계약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실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메이스는 법원에 방탄소년단 측의 수익 관련 자료 공개와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확인도 요청했다. 해당 요구 역시 인정받지 못했다.

수정 소장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 9월 최초 소장을 기각하면서 한 차례 기회를 줬다. 메이스는 10월 수정 소장을 제출했다. 최초 소장에서 문제 삼았던 6곡은 5곡으로 줄었다. 방탄소년단이 자신의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유지했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법원이 지적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저작권 등록은 완료되지 않았고, 녹음 파일도 확인되지 않았다. 복제 사실을 뒷받침할 근거도 부족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2일 수정 소장을 검토한 뒤 "근거 없는 청구에 해당하므로 기각해야 한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법전 제28편 제1915조에 따라 소송을 종결하도록 명령했다.

판결문에는 "피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린다"(Judgment is entered in favor of the defendants)고 명시했다. 방탄소년단과 하이브, 하이브 아메리카, 빅히트 뮤직 등 피고 전원의 손을 들어줬다. 메이스에게는 판결에 불복할 경우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진=디스패치DB,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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