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Pixed code*/ /* /facebook Pixed code*/
[BIFF 리뷰] "영화는, 이야기의 파도다"…부산이 선물한 8개의 세계

[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영화를 본다는 건 이야기 하나를 들고 나오는 일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8편도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선물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이란 영화 '빵과 책'이었다.

애니메이션 '긴긴밤'은 익숙한 감동의 힘을 보여주며 부산을 울렸다. 반면 흥미로운 시도에도 아쉬움을 남긴 작품도 있었다.

59개국 247편의 공식 초청작이 각기 다른 세계를 펼쳐 보였다. 아시아 영화부터 애니메이션, OTT 시리즈까지.

부산에서 만난 8개의 세계를 돌아봤다.

1. '낮과 밤은 서로에게' | 엿듣는 재미, 들려주는 지루함

엿들을 땐 재미있다. 그런데 정면으로 들려주니 지루했다.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감독 김종관)는 카페에 마주 앉은 네 쌍의 대화만으로 채운 영화다.

사건도 반전도 없다. 대신 테이블에 커피잔을 내려놓는 미세한 소리까지 붙잡는다. 김종관 감독 특유의 미장센은 여전하다.

오롯이 두 배우의 대화로 관객을 붙잡아야 한다. 다만, 어떤 에피소드는 '내가 왜 이 이야기를 듣고 있지'라는 질문을 남긴다.

20대 연인의 이별을 다룬 마지막 에피소드가 그랬다. 옆자리에서 몰래 들었다면 흥미로웠을 이야기지만, 대놓고 들려주니 흥미가 안 생긴다.

빛난 건 심은경이다. 웹소설 작가를 연기하며 오타쿠 같은 면모에 능글맞은 매력을 얹었다. 이희준과의 아슬아슬한 대화는 귀를 기울이게 한다. 이런 순간이 더 많았다면 어땠을까.

2. '룩백' | 아름다움이 슬픔을 덮었다

예쁘다. 그런데 덜 아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를 실사로 옮겼다. 아키타현의 사계절, 연필이 종이를 긁는 사각거림, 오래도록 등을 진 채 그림을 그리는 두 소녀.

화면은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감정의 깊이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일례로, 애니메이션에서 후지노가 쿄모토를 구하는 상상은 우스꽝스러워서 더 슬펐다.

관객은 되돌릴 수 없는 상실 앞에서도 다시 펜을 드는 후지노의 등을 보며 울었다. 실사판은 그 슬픔까지도 아름다운 이미지로 덮는다.

상실의 무게는 옅어지고, 예쁜 우정이 오래 남는다. 원작을 몰랐다면 충분히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관객에겐, 그 이상이 필요했다.

3.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 양자경의 힘으로만 간다

늦은 나이에 매직큐브 대회에 도전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메시지는 익숙하다. 도전에 늦은 때는 없고, 가족은 삶을 지탱한다.

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큐브를 역동적으로 만든 건 양자경이다. 손끝의 속도에 배우가 쏟았을 시간이 보인다. 그 노력이 주인공의 얼굴과 겹치며 감동을 더한다.

유쾌하고 가볍고 감동도 있다. 딱 거기까지다. 배우의 힘은 분명하지만, 배우를 넘어서는 영화만의 매력은 찾기 어렵다. 오직 양자경이 끌고, 양자경이 밀어 올린다.

4. '면도' | 파격만 남은 트라우마

과감하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올해 경쟁작 중 유일한 장르 영화다. 데이트 폭력의 상처를 안은 수연(노정의 분)이 주인공.

다정한 연인 신지(카사마츠 쇼 분)가 전 연인의 면도칼에 볼을 베인 뒤, 그에게서 과거의 폭력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연출은 강렬하다. 수연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트라우마를 깨부수려 몸부림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방향을 잃은 채 폭주하는 느낌이다. 그 파격이 인물의 감정을 밀어 올리는지, 그저 밀어붙이는지 모호하다.


5. '사토코는 언제나' | 15세 사토코가 다 가져갔다

15세, 35세, 55세. 이름이 같은 세 여성이 저마다 무언가를 쓰고 싶어 한다. 서로 다른 세대의 고민과 욕망이 글쓰기로 이어진다.

압도적인 건 열다섯 사토코를 연기한 히메노 칸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프레임을 꽉 붙든다.

'좋아하는 음식에게 러브레터 쓰기', '유서 쓰기' 등 작문 숙제 앞에서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이야기를 중얼거리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 같다.

그래서 아쉽다. 열다섯 사토코가 너무 강렬해 뒤의 두 사토코가 잘 보이지 않는다. 열다섯 사토코 하나로도 충분했다.


6. '빵과 책' | 선의인가 자기합리화인가

올해 부산에서 가장 오래 붙든 질문이다. 메마른 마을의 유일한 교사 솔란(모하마드 라히미 분). 급식을 지원하던 독지가가 세상을 떠나자 아이들도 학교를 떠난다.

폐교되면 그도 일자리를 잃는다. 솔란은 어머니와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 학교로 들어간다. 밤에는 석유를 밀수해 아이들을 먹일 식재료를 산다.

처음엔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묻게 된다. 그가 지키는 건 아이들인가, 자신의 삶인가. 공공의 책임이 한 사람의 선의에 떠맡겨진 현실까지 보게 한다.

영화는 솔란을 쉽게 영웅으로 만들지 않는다. 끝내 마음을 붙드는 건 어머니다. 아이들의 밥을 짓는 어머니의 손을 카메라가 가까이 비출 때, 모든 질문 위로 사랑이 남는다.

모하마드 라히미는 그 흔들림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가 끝나고, 솔란이 어머니의 발을 닦아주며 짓던 행복한 미소가 오래오래 남는다.

7. '긴긴밤' | 알면서도 운다

경쟁 부문 유일한 애니메이션이다.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펭귄 '나'가 상처를 견디고, 서로를 보듬고, 가족이 된다. 그리고 각자의 길로 나아간다.

아이보다 어른을 더 울린다. 수지의 담담한 내레이션은 설명하지도, 가르치지도 않는다. 두 존재를 보고 있으면 삶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익숙한 이야기다. 그런데도 어김없이 울린다. 그게 반갑다. 무엇보다 함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극장에서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기분 좋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보편적인 감정으로 전달하는 일. '긴긴밤'은 그 단순한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준다.

8. '재혼 황후' | 낯섦을 설득하다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 배우들이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를 실사로 완성했다. 나비에, 소비에슈라는 이름만큼이나 낯설었다.

직접 본 '재혼 황후'는 그 걱정을 상당 부분 지웠다. 의상과 세트, 음악이 공들여 쌓아 올린 세계로 낯섦을 설득한다. 익숙한 문법을 벗어난 경험 자체가 새롭다.

객석에 가장 큰 미소가 번진 순간은 새 '퀸'이 등장할 때였다. 남은 숙제는 하나다. 방대한 원작을 10부 안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15일 진행된다.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에 출품할 자격을 얻는 부산 어워드 대상작은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HOT PHOTOS
NEWS
more news
PHOTOS
[현장포토]
"그 눈빛에 설렌다"…원필, 반박불가 잘생김
2026.10.14
[현장포토]
"예쁜 손, 예쁜 하트"…원필, 천사의 손짓
2026.10.14
[현장포토]
"새신을 신고 폴짝"…영케이, 유쾌한 남자
2026.10.14
[현장포토]
"모르는 하트가 없어"…영케이, 손하트 제조기
2026.10.14
[현장포토]
"미소에 반해"…츠키, 인간 바비인형
2026.10.14
[현장포토]
"심장이 두근두근"…미나, 심쿵 아이컨택
2026.10.14
more photos
VIDEOS
00:50
V: pat pat pat🫳🫳🫳 JIN: I LOVE IT🤤💜│뷔의 복복복 서비스에 진 형아 만족도 1000% 달성👍#bts #방탄소년단 #dispatch #kpop #디스패치
2026.10.15 오전 12:00
00:29
Excuse me, EVAN? Some of us are trying to breathe😭│에반,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evan #에반
2026.10.14 오후 11:00
00:25
박진영·김유정, 서로 바라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져요🍯💗│Their eye contact deserves its own romance series✨#박진영 #김유정
2026.10.14 오후 10:00
more 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