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부산=유하늘기자] '호프'가 부일영화상 최다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의 주인'은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제35회 부일영화상'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가 사회를 맡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흡을 맞췄다.
김남길은 "영화에 대한 관심과 다양성 덕분에 조금 더 희망적인 한 해가 된 것 같다"며 "부일영화상의 상징으로서 내년, 내후년에도 MC로 함께하고 싶다. 오늘도 즐겁게 진행해보겠다"고 인사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1년(2025년 7월 11일~2026년 8월 10일) 동안 공개된 한국영화와 OTT 콘텐츠를 대상으로 했다. 총 16개 부문의 주인공을 가렸다.
'호프'가 이날 가장 많은 트로피를 챙겼다. 최우수 감독상, 남우조연상, 신인상, 촬영상, 미술·기술상 등 5관왕을 달성했다.
나홍진 감독은 부일영화상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추격자' 이후 19년 만이다. 그는 "긴 여정을 함께해 주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더 나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음문석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출연작으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멋지게 '호프'라는 세상을 만들어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홍경표 촬영감독은 고된 로케이션을 함께한 동료들을 떠올렸다. "'곡성' 이후 저를 다시 믿어준 나홍진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며 "루마니아, 해남, 합천, 제주도 등 수많은 로케이션에서 혹독하게 고생한 배우 및 스태프들과 이 상의 기쁨을 나누겠다"고 전했다.
정호연은 개인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영상으로 신인상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배우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배웠다"며 "그 배움을 양분 삼아, 꾸준히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독립영화의 존재감도 빛났다. '세계의 주인'이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서수빈이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첫 작품으로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는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숨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윤가은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인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들이신 많은 시간과 정성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수빈은 "이 큰 상은 저 개인보다 영화에 보내주신 찬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가슴 뛰는 일에 아주 대차게 뛰어드는 배우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최우수 작품상 역시 '세계의 주인'이 차지했다. 구정아 프로듀서는 "그동안 독립영화, 저예산영화로 불려왔다. 이 자리에서만큼은 그냥 '영화'로서 상을 주신 것 같아 감동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작업해 온 윤가은 감독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 극장을 찾아주실 여러분이 영화의 주인"이라고 감사를 돌렸다.
남우주연상은 '왕과 사는 남자'의 유해진에게 돌아갔다. 유해진은 '암살자(들)' 논란 여파로 인해 시상식에 불참했다. 제작사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가 대리 수상했다.
염혜란은 '어쩔수가없다'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아라는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가장 어려웠다"며 "상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상은 그동안의 노력에 보내는 격려처럼 느껴져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현목영화예술상은 고(故) 임재철 영화평론가에게 돌아갔다. 한국 영화의 거장 유현목 감독의 정신을 이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이다.
고인의 동생 임재란 씨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영화와 음악이 인생의 전부였던 오빠를 기억해주시고, 오빠의 삶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오빠, 사랑해"라고 전했다.
신인남자연기상은 '3670'의 조유현이 받았다. 조유현은 "관객 여러분 덕분에 제가 왜 연기를 하고 싶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지금의 행복에 머무르지 않겠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울먹였다.
올해의 스타상은 '왕과 사는 남자'의 박지훈과 전미도가 나란히 차지했다. 박지훈은 "저를 사랑해주시는 메이(팬덤명)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미도는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영상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관객분들이 주시는 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며 "'왕과 사는 남자'의 모든 일정을 이번 상으로 잘 마무리하는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뜻깊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부일영화상은 지난 1958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영화상이다. 2008년 재개된 이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35회를 맞았다.
<다음은 제35회 부일영화상 수상자(작)>
▶ 최우수 작품상: '세계의 주인'
▶ 최우수 감독상: 나홍진 (호프)
▶ 남우 주연상: 유해진(왕과 사는 남자)
▶ 여우 주연상: 서수빈 (세계의 주인)
▶ 여우 조연상: 염혜란 (어쩔수가없다)
▶ 남우 조연상: 음문석 (호프)
▶ 유현목영화예술상: 故 임재철
▶ 여자 올해의 스타상: 전미도 (왕과 사는 남자)
▶ 남자 올해의 스타상: 박지훈 (왕과 사는 남자)
▶ 신인감독상: 김유민 (바얌섬)
▶ 신인여자연기상: 정호연 (호프)
▶ 신인남자연기상: 조유현 (3670)
▶ 각본상: 변성현·이진성 (굿뉴스)
▶ 촬영상: 홍경표 (호프)
▶ 음악상: 이민휘 (파반느)
▶ 미술·기술상: 이후경 (호프)
<사진출처=송효진기자, 부일영화상 생중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