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기자] "이젠, 저의 2번째 챕터입니다." (에반)
가수 에반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그룹 데뷔 6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첫 발을 내딛는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거창한 수식어를 앞세우지 않았다. 에반이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분명하다. 바로 '희망'이다. 아티스트 에반이자 인간 이희승으로 살아오며 쌓아온 가치관을 음악에 녹였다.
에반은 "(솔로로서) 첫 무대를 선보인다는 사실에 기대되고 설렌다"며 "이번 앨범이 부디 많은 분들의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에반이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미니 1집 '데스 오브 미'(DEATH OF M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었다.
'데스 오브 미'는 여러 갈래로 교차하는 감정의 고삐를 쥐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앨범이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에반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신보에 총 8곡을 담았다. 타이틀곡 '데스 오브 미', '낫 이너프', '노이즈', '라이드 오어 다이', '트와일라잇', '이미처', '오버플로우', '고잉 홈' 등이다.
에반은 이번 앨범을 거울에 비유했다. "제 생각과 내면을 있는 그대로 투영한 앨범"이라며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의지도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다방면에서 쌓아온 음악적 내공을 앨범 곳곳에 녹였다. 에반은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 솔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을 직접 설계했다.
에반은 평소 작사 노트를 들고 다니며 떠오르는 생각과 단어들을 기록했다. 그는 "사소한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썼다. 초안 작업 당시 일주일 동안 밤을 새웠다"며 "수정을 거듭해 곡을 완성했다"고 떠올렸다.
타이틀곡 '데스 오브 미'는 팝 알앤비 트랙이다. 외부의 방해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후렴에서 몰아치는 멜로디로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극대화했다.
에반은 작사와 작곡에 직접 참여했다. '아무도 나를 멈출 수 없다'(Ain't the death of me)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풀어냈다.
이날 타이틀곡 무대를 처음 선보였다. 에반은 절제된 움직임으로 곡의 분위기를 살렸다.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홀로 무대를 채웠다.
포인트는 후렴구의 아이솔레이션 동작이다. 멜로디에 맞춰 목과 어깨의 움직임에 강약을 줬다. 빠르게 이어지는 동작을 순간적으로 멈추며 시선을 붙잡았다.
에반은 "갑작스럽게 흘러가다가 멈춰서 안무를 바로잡는 걸 요즘 말로 '와우 포인트'라고 하더라"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파트"라고 짚었다.
뮤직비디오의 핵심 키워드는 라이브(LIVE)다. '살아 있다'와 '공연'의 뜻을 동시에 담았다. 무대에 섰을 때 가장 선명하게 살아나는 에반의 모습을 포착했다.
에반은 지난 3월 엔하이픈에서 탈퇴했다. 이후 활동명을 바꾸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지난 6월 디지털 싱글 '라이드 오어 다이'를 발표하며 본격 솔로 활동에 나섰다.
새로운 출발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도 알고 있다. 에반은 "많은 관심과 애정 어린 목소리를 내어주셔서 감사하다. 팬분들의 서운함과 우려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에반으로서 진정성 있는 행보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솔로를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해온 가치관과 경험을 음악에 담고 싶었다. 소아암 투병과 치료 과정에서 마주했던 내면의 감정 역시 음악 곳곳에 녹였다.
혼자 서는 무대가 완전히 익숙해진 것은 아니다. 그룹으로 채우던 무대를 이제 오롯이 혼자 책임져야 한다. 에반은 "무대를 어떤 식으로 채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배우고 있는 과정"이라고 털어놨다.
엔하이픈의 성과에도 축하를 건넸다. '빌보드 200' 1위에 대해 "쉽게 달성할 수 없는 성과다. 굉장히 자랑스럽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반이 음악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분명하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건네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 그는 "제 소명은 (리스너들이) 지치고 힘든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극복해 나갈 힘을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가치관에는 만화 '원피스'의 명대사가 영향을 미쳤다. '사람은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에게 잊혔을 때다'라는 메시지다.
에반은 자신의 음악과 이야기가 더 이상 누군가에게 닿지 않는 순간, 아티스트로서 존재하는 의미 역시 희미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래 기억되는 것보다,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닿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 출발은 이미 시작됐다. 에반은 최근 '케이콘 LA'와 그래미 뮤지엄 공연 등 각종 글로벌 무대에 올랐다. 다음 달에는 NBA 축제의 오프닝 무대도 장식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서고 싶다"며 "많은 분들이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앨범을 들어주시는 것, 그리고 저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전달받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고백했다.
이제, 2번째 챕터를 시작한다. 에반은 "그동안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느껴왔다"며 "이젠 보여드릴 때가 됐다. 저만의 무대를 다시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에반은 7일 오후 6시 '데스 오브 미'를 발매한다.
<사진=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