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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정, 극장에서 경험하길"…놀란, '오디세이'의 초대 (간담회)

[Dispatch=정태윤기자] "한국에 제 영화를 가지고 오고 싶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처음 내한했다. 3000년 된 이야기, 호메로스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옮긴 이야기를 들고 왔다.

장편 영화 최초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로 찍기도 했다. 그만큼 공들인 신화였다. 그는 왜 하필 지금 이 이야기를 꺼냈을까.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는 "연결과 유대감이 이 영화의 주제다. 한국이든, 인도든, 프랑스든,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다가갈 이야기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화 '오디세이' 측이 3일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맷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 등이 자리했다.

'오디세이'는 고전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들의 분노에 맞서 싸우는 대서사시를 그린다.

이들은 지난 1일 한국에 도착했다. 공식 일정 전 각자 서울을 누볐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한강을 따라 걷고, 소금빵도 먹었다. 팬분들이 환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맷 데이먼은 지난 2016년 영화 '제이슨 본' 이후 10년 만에 내한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직관했다.

그는 "야구 에이전트에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담당하는 선수가 키움이 있다. 한국 야구가 굉장히 좋다고 들어서 보러 갔다. 팬들이 응원하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샤를리즈 테론은 개인적으로 몇 달 전에도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딸과 왔었는데 그때 한국 친구도 사귀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스킨케어에도 신경 썼다. 이렇게 '오디세이'로 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놀란 감독에게 이번 방한은 오랜 숙원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한국에 제 영화를 가지고 오고 싶었다"며 "한국 관객분들이 '인터스텔라'를 정말 좋아해주셨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든 영화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그 나라에 직접 가보고 싶었다. '테넷'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오지 못했다"며 "관객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엠마 토마스 역시 "영화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든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인 것 같다. '오디세이'는 사람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 관객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와닿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맷 데이먼은 놀란 감독과 3번째 호흡을 맞췄다. '인터스텔라'(2014년), '오펜하이머'(2023년)에 이어 '오디세이'까지.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연기했다.

데이먼은 "감독님이 이 역할을 맡기고 싶다고 했을 때, 커리어 최고의 경험이 될 거라 직감했다"며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현장은 처음이었다. 힘들었지만 즐거웠다"고 떠올렸다.

신화를 스크린으로 옮겨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를 만나 동굴에 갇혔다가, 마녀 키르케의 섬,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만나고, 세이렌을 만나고 칼립소에 붙잡혀 있기까지….

데이먼은 "7개의 영화를 동시에 찍는 기분이었다. 챕터마다 이야기가 다르지 않나. 전 로케이션에서 필요한 스킬을 습득하면, 다음 로케에선 그 스킬을 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혼신을 다한 열연을 펼쳤다. 그러나 놀란 감독은 배우에게 칭찬을 잘하지 않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데이먼은 이에 대해 "젠데이아한테는 '퍼펙트'라는 말을 하신 걸로 안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도 듣지 못했다"며 짓궂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라면, 차기작도 '예스'를 외칠 것"이라며 "7편이 아닌 12편보다 더 되는 느낌이라도 할 것"이라고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샤를리즈 테론은 오디세우스를 7년 동안 붙잡아 놓는 님프 칼립소를 연기했다. 그는 놀란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님프는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테론은 "그저 대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며 "놀란이 만든 칼립소는 인간적이고 사람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부분을 만들어내는 건 배우에게 흥미로운 일이다. 이런 정적인 캐릭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런 역할을 받을 수 있어 기뻤다"고 전했다.

"저는 후반부에 합류했는데, 대규모의 작품인데도 독립영화처럼 친밀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체계적으로 작업하는 방식에 감탄했어요." (샤를리즈 테론)

엠마 토마스는 놀란 감독과 30년 넘게 함께했다. 그가 생각하는 놀란의 가장 놀라운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매번 새로운 작품의 구상을 들을 때마다 놀란다"고 밝혔다.

이어 "(놀란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이용한다. 이번 세트에서 배운 것들을 다음 작품에 녹여내려 한다. 이번 영화는 그 모든 것이 쌓여 역대 최대 규모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역대급으로 힘겨운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디세이'의 긴 여정을 장편 영화 최초로 전체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했다.

그는 "정말 치열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에 다 지쳐서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 샴페인을 터뜨렸는데, 다들 떠나기 싫어하더라. 자정이 지났는데도 몇 시간동안 그냥 서 있었다"고 떠올렸다.

놀란 감독은 극장에서의 경험을 강조했다. "영화는 일인칭 시점으로 보지만, 관객들이 극장에서 다 함께 경험하는,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인 경험"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화를 만들 때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 갑판에, 산에, 키클롭스의 동굴에 있는 것처럼,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게 찍었다. 스크린을 통해 함께 체험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맷 데이먼은 "영화를 선보이게 돼 굉장히 떨린다. 원작처럼 각자의 인생에 따라 울림이 다를 것"이라며 "한국에서 영화관에 가는 문화가 다시 부흥하고 있는데, 어떻게 느끼실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테론 역시 "이 영화에서 칼립소가 어떤 인물인지 가지각색의 의견이 있더라. 그가 빌런인지, 영웅인지 각자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에 설렌다. 극장에서 보시고 많이 이야기해 달라"고 바랐다.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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