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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그래, 무법중년 봐야겠다"…'김부장' 아는 맛의 중독

[Dispatch=이아진기자] "촉법소년? 표현 좋네. 그럼 나는 무법중년 해야겠다." (김부장)

법을 비웃는 미성년자 앞에서 '김부장'(소지섭 분)은 물러서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논리를 되받아친다. 그리고 주먹을 휘두르며 통쾌한 정의 구현에 나선다.

드라마 '김부장'은 학교폭력부터 폭력배, 권력형 갑질까지 다룬다. 악인은 법의 빈틈을 믿고, 피해자는 제도 안에서 밀려난다. 불합리한 정의에 분노가 쌓인다.

그 순간 아버지가 숨겨둔 힘을 드러낸다. 그는 법보다 빠르고 권력보다 세다. 익숙한 복수극이지만, 현대인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방식으로 분노를 해소한다.

그렇게 '김부장'은 단 4회 만에 시청률 21.6%를 기록했다. 올해 방영된 TV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수치다. SBS-TV 금토 드라마 역대 시청률 3위를 달성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아는 맛의 총집합이다. (북한 출신) 최정예 블랙요원이 정체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설정부터 클리셰다. 가족을 잃어 복수극에 나선다는 것도 마찬가지. 영화 '테이큰'이나 '아저씨'가 겹친다.

영화 '킹스맨'을 연상시키는 설정도 있다. 같은 블랙요원 박진철(윤경호 분)과 성한수(최대훈 분)가 김부장과 한 팀이 돼 추적에 나선다. 화려한 첩보식 팀 플레이 역시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김부장'은 익숙함을 지루함으로 흘려보내지 않는다. 복수극의 쾌감과 첩보물의 스릴이라는 장점을 한데 묶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이야기지만, 빠르고 시원한 전개 덕분에 쉽게 빠져든다.


권선징악의 메시지 역시 명확하다. 시청자는 누구 편에 서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가 권력자라, 김부장이 응징해주면 끝. 가해 학생, 폭력배, 권력까지 단계적으로 밟고 올라간다.

이런 서사는 최근 시청자들이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포인트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과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이 그 대표적인 예. 무력한 현실을 직접 해결하며 사이다를 안긴다.

'김부장'은 여기에 부성애도 더했다. 딸을 되찾으려는 아버지의 절박함으로 액션에 감정의 무게를 실었다. 단순한 복수극을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사투로 확장했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건, 주인공 소지섭이다. 그는 딸 앞에서는 평범한 아버지지만, 적 앞에서는 감정을 지운 블랙요원이다. 두 얼굴을 절제된 연기로 자연스럽게 오간다.

특히 부성애를 세심하게 표현한다. 딸 앞에서 드리우는 근심 어린 표정, 애처로운 눈빛, 불안을 눌러 삼키는 침묵 등이 그렇다. 딸을 잃은 김부장의 심정을 단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3화에서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납치된 딸이 험한 일을 당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감정을 폭발시켰다. 흔들림 없던 얼굴을 처절하게 일그러뜨렸다.

액션 역시 명불허전이다. 힘을 과시하기보다 필요한 동작만 정확하게 꽂는다. 최정예 요원이라는 캐릭터 특징에 걸맞은 액션을 선보인다. 깔끔하고 파괴적인 동작으로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

여기에 윤경호와 최대훈이 영웅 서사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유쾌한 티키타카로 극의 완급을 조절한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분위기 중간중간 숨통을 틔운다.

동시에 두 사람은 극 중 세계관을 더욱 밀도 있게 만든다. 박진철과 성한수는 김부장과 같은 북한 간첩 요원 출신이다. 북한에서 목숨을 건 훈련을 거쳤고, 남한에서는 아빠가 됐다.

전우애로 뭉친 세 사람은 가정에 충실하고자 한다. 그러나 쫓아온 과거가 이들을 다시 생존을 건 싸움으로 밀어 넣는다. 윤경호와 최대훈은 코믹과 비장함 모두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아빠 유니버스'를 완성한다.

결론적으로 '김부장'은 완성도의 힘을 보여준다. 익숙한 맛도 얼마나 완성도 있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새로움보다 한층 강력한 맛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한국형 '테이큰'이 성공한 이유다.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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