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1983년 모타운 25주년 공연. 문워크가 처음 세상에 공개되던 순간이 다시 펼쳐졌다. 객석에서 탄성이 터졌고,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있었다. 그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평단의 반응은 달랐다. 로튼 토마토 평론가 긍정 평가 40%, 메타크리틱 38점. 반면 관객 평점은 96%가 긍정 평가를 남겼다. 같은 영화를 두고 평단과 대중이 극명히 다른 온도를 보였다.
영화 '마이클'(감독 안톤 후쿠아)은 처음부터 마이클 잭슨을 구원하는 쪽을 택했다. 논란도, 미스터리도, 굴곡진 인생도, 스릴러가 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걷어냈다.
그리고 팬들에게 가장 빛나던 그를 돌려줬다. 관객이 열광한 이유와 평단이 혹평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같았다. 이 영화는 마이클을 치유했고, 스릴러는 없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진이 이번엔 팝의 황제를 선택했다. '마이클'은 마이클 잭슨의 궤적을 담은 전기 영화다.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1988년까지 전성기를 그린다.
흥행은 이미 증명됐다. 북미 개봉 10일 만에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 4억 2,392만 달러(한화 약 6,235억 원)를 돌파했다. 음악 전기 영화 사상 최고의 오프닝 기록이다. 북미를 포함한 박스오피스 1위다.
영화는 그가 어떻게 마이클 잭슨이 됐는지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 녹음실에서 흥을 주체하지 못해 스텝을 밟으며 노래하던 장면, 연습실에서 댄서들 앞에 문워크를 처음 선보이던 순간 등.
마이클의 그때 그 시절 무대도 다시 불러들였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웸블리 라이브 에이드 무대를 되살려냈던 것처럼 말이다.
모타운 25주년 공연, 잭슨스의 빅토리 투어, 그리고 영국 투어(1988년)까지 생생하게 재현했다. 음악이 흐르는 순간만큼은, 그가 거기에 존재하는 듯했다.

문제는 그 사이사이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좋았던 건, 라이브 신만이 아니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성공과 고독, 위기와 절정을 드라마 기본 문법에 충실히 따라 보여줬다.
'마이클'은 그 지점에서 아쉽다. 1988년까지만 다루는 한계 속에서 드라마의 축은 아버지 조 잭슨과의 갈등에 집중된다. 더 이상 5살이 아닌, 온전한 마이클 잭슨이 되기 위한 과정.
갈등 자체는 실재했고, 마이클을 만든 힘이기도 했다. 다만 팝의 황제라는 명성에 비하면 그 무게가 가볍게 느껴진다. 사실, 이면에는 제작 과정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래는 1993년 아동 성추행 의혹 이후까지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법적 합의 조항이 발견되며 해당 장면을 통째로 삭제해야 했다. 22일간의 재촬영 끝에 지금의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영화의 흥행으로, 속편 가능성에 불이 켜졌다. 잘려 나간 장면들이 어떻게 활용될지, 그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다룰지는 아직 미지수다. 마이클 잭슨의 진짜 스릴러는, 파트 2에서 기다리고 있다.

못다 한 이야기의 아쉬움을 메우는 건, 자파 잭슨이다. 마이클의 조카가 삼촌을 연기한다는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자파 잭슨은 그 이상을 해냈다. 정식 댄스 교육도 연기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자파 잭슨은 "대충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연습이 너무 고되서 갈까 말까 고민할 때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마이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발에서 피가 나고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한 동작을 수십 시간씩 반복했다. 잭슨 가문의 저택에서 삼촌의 방에 머물며 일기를 읽고, 수백 개의 인터뷰와 홈비디오로 말투와 몸짓을 흡수했다.
공연 신에서는 마이클의 오리지널 트랙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얹었다. 그의 2년의 준비가 스크린에서 그대로 터졌다. 흉내가 아닌, 진정성으로 완성한 무대였다.

드라마는 확실히 아쉽다. 그러나 그것이 이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마이클이 그리웠고 그 무대를 다시 느끼고 싶다면, 스크린 앞에 앉아도 좋다.
다만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객이라면, 아쉬움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평단의 냉정한 시선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니까.
'마이클'은 오는 13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27분.
"Heal the 마이클, Not the 스릴러" (★★★)

<사진출처=유니버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