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죄송합니다. 송강호 선생님이 안 한다고 했어요."(이성진 감독)
21세기 최고의 배우들을 동시에 캐스팅하는 건 '미션 임파서블'일 수밖에 없다.
특히 '성난 사람들' 새 시즌은 캐릭터 설정부터 만만치가 않다. 윤여정과 송강호가 연상연하 부부를 연기해야 했다.
이성진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송강호는 (처음 배역을 제안했을 때) 거절했다. '나와 역할이 어울리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윤여정이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송강호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 이 감독은 "윤여정 선생님이 '이봐, 당신 송강호잖아. 뭐든 할 수 있어'라며 전화하셨다"고 고마워했다.
역대급 조합이 탄생한 순간이다. 여기에 오스카 아이작, 캐리 멀리건, 찰스 멜튼, 케일리 스페이니까지 할리우드 '믿보배'들이 합류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이하 '성난 사람들 2') 측이 7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면 방식이 아닌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크리에이터이자 쇼러너인 이 감독이 참여했다. 할리우드 배우 찰스 멜튼도 함께했다. 출연진들을 대표해 국내 취재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성난 사람들 2'는 우연히 맞닥뜨린 부부 싸움이 발단이 되는 이야기다. 한 젊은 커플이 컨트리클럽에서 상사 부부의 다툼을 목격한 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전 시리즈와 분리된 내용이지만, 연속성을 갖는다. 이 감독은 "(시즌2는) 시즌1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주인공들의 다음 챕터인 셈이다. "(시즌1) 마지막에 함께 삶을 살고픈 누군가를 찾지 않나. 자본주의가 날뛰는 상황 속에서 그 다음은 어떨까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각기 다른 커플들을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과 계층 간 갈등을 보여준다. 이 감독은 "시즌2는 두 커플 간 대결로 시작한다. 이후 삶의 여러 단계를 보여주는 걸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본을 쓸 때 자본주의와 계층 간 갈등이라는 주제를 빼놓고는 쓸 수가 없다"며 "마땅히 탐구할 주제여서 큰 우산 역할 하지 않았나"라고 첨언했다.
이번 시즌에선 한국적 요소를 더욱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찰스 멜튼이 맡은 오스틴 데이비스 역할이다. 한국계 혼혈로 나온다.
그는 실제로도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이었던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6년간 한국에서 생활했다.
찰스는 "한국에서 촬영했는데 고향에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라며 "(이 감독이) 한국 뿌리에 맞닿은 연기를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빚을 진 것 같다"고 했다.
윤여정과 송강호도 한국의 색채를 보강하는 데 기여했다. 해외 컨트리클럽 소유자로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설정을 더했다.

이 감독은 "시즌1 성공 이후 한국 상류층 엿보는 기회 있었다. 재벌의 세계가 매혹적이었다"면서 "새 시즌에 한국을 담고 싶었다. 기왕 하는 거, 최고 수준으로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두 사람의 캐스팅이 중요했다. 박 회장과 그의 2번째 남편은 윤여정, 송강호 조합 아니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송강호가 정중히 거절했는데 윤여정이 다이렉트로 전화해 주셨다.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다'고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웃었다.
찰스는 이들과 잊지 못할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역대 최고의 배우들과 일할 수 있었다"며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 자체만으로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감격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한반도 안에서 문화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들이 이뤄졌는지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도 그걸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성난 사람들 2'는 오는 1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