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아진기자]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대본과 캐스팅이 아닐까요" (임필성 감독)
부동산 대박을 꿈꾸는 현대인이라면 몰입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나왔다. 하정우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건물주로 변신해 부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기에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 등이 연기 차력쇼를 펼쳤다. 완성도 높은 대본에 탄력을 제대로 불어넣었다. 코믹한 장면은 더 유쾌하게, 긴장감 넘치는 장면은 더 강렬하게 살아났다.
임 감독은 "모든 배우가 마지막 촬영까지도 대본 이상의 재미를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힘이 배우들일 정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tvN 측이 3일 새 토일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극본 오한기, 연출 임필성, 이하 '건물주') 측이 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링크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임 감독, 하정우,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 등이 참석했다.

'건물주'는 서스펜스 장르다.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 기수종(하정우 분)이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하정우가 '기수종'을 연기한다. 수종의 유일한 희망은 영끌해 산 건물이 재개발로 대박이 나는 것. 하지만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어떤 일이든 감행한다.
하정우는 "기수종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갔다. 특히 과거 부동산 지식이 부족해 저질렀던 제 실수들이 떠올라 깊이 감정 이입했다"고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19년 만의 안방 극장 복귀다. 그는 "촬영할 때는 영화 현장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방송이 시작돼야 실감이 날 것 같다. 매 회 시청률 평가를 받는 것이 가장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극 중 납치를 비롯해 다채로운 범죄 연기를 소화한다. "기수종은 꿈은 크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며 "그래서 고생길만 걷는다. 촬영하면서 '감당할 수 있는 일만 저질러야 한다'는 가치관이 점점 강해졌다"고 웃었다.

임수정이 수종의 아내 '김선' 역을 맡았다. 김선은 무엇보다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다. 집안의 경제 상황이 흔들리자, 가정을 지키기 위해 수종과 범죄에 동참한다.
배우들에 이끌려 작품에 합류했다. 임수정은 "이렇게 매력적이고 훌륭한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무조건 함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준환이 기수종의 절친 민활성으로 분한다. "활성은 야망이 크다"며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수종까지 끌어들여 부와 권력을 쟁취하려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정수정은 활성의 아내이자 부잣집 외동딸 전이경 역이다. "이경은 어릴 때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다.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내면은 공허하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수종으로 인해 각종 사건에 휘말린다. 정수정은 "특히 이경은 사건들을 통해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감정 연기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심은경은 오랜만에 국내 작품으로 돌아왔다. 빌런 요나 역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요나는 철없고 삐뚤어진 욕망을 가졌다. 해외파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많이 없는 미스테리한 인물.
이번 작품을 통해 악역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게 됐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나쁜 인물이다. 첫 화부터 기수종을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한다"고 말했다.
첫 악역 도전에 촬영 전부터 만전을 기했다. "감독님과 캐릭터의 세세한 성격까지 상의했다"며 "악역이지만 순수하고, 성실한 면도 있어 그 부분을 중심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짚었다.
이어 "요나는 극에 예측 불허한 전개를 부여하는 인물"이라며 "시청자들이 '요나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라는 궁금증을 품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물들이 얽히며 드러나는 욕망도 관전 포인트다. 임수정은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인물들의 성향이 달라진다"며 "누군가는 흑화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그 과정에서 서스펜스 장르의 재미가 살아난다"고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하정우는 시청률 부담에 대해 속 깊은 답변을 내놨다. 최근 작품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 길을 오래 걸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는 것.
그는 "저 역시 현재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건물주'가 긴 밤을 지나 다시 찬란한 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정수정은 "'건물주'는 반전의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1화만 보셔도 깜짝 놀라실 것이다. 다음 화가 궁금해 정주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경은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라며 "캐릭터들의 욕망이 드러나면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보며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해 보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