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경계선 사회성 청소년(境界線 社會性 靑少年, adolescents with borderline social functioning). 엄밀하게 정착된 학문 용어는 아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대안교육기관 ‘아름다운학교’가 발견하고 고민하는 개념범주다.
아름다운학교는 사회적협동조합 ‘함께시작’이 운영하는 대안교육기관이다. 2009년 광진도시속작은학교라는 이름으로 출발했고, 2022년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인가를 받았다.
아름다운학교의 상근 교육자들은 ‘길잡이 교사’로 불린다. 청소년기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곁에서 동행하는 역할을 한다. 학교는 일방적인 가르침 대신 이해와 소통을 교육의 중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이런 교육 방향성은 경계선 사회성 청소년의 사회적 장벽을 허무는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름다운학교는 “관계와 소통의 어려움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교육 시스템의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바당과정(중학교)에 재학중인 채원(가명) 양은 의견 발표를 망설이는 위축된 학생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학교의 '시민수업‘이 변화를 이끌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사회 문제를 선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실행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길잡이교사’ 조원재 씨는 “채원 학생은 모둠 활동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자신의 발표가 웃음거리가 될까봐 위축된 상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견을 내지도 않았다“고 떠올렸다.
“아름다운학교는 주제를 정해주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루기로 했죠. 그러자 환경 문제를 선택했고, 자신의 관심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열정을 보였습니다. 저희는 정답이 아닌 학생의 시도와 노력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교사 조원재)
채원 양은 이 과정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는 법도 배웠다. 사회적 기술과 정서적 유대감도 향상됐다. 관계의 어려움을 겪던 청소년이 오히려 관계 속에서 성장의 씨앗을 발견한 것이다.

아름다운학교의 열린 학습 구조는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상대를 이해하는 데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계선에 선 친구들의 취약한 부분을 마주하며 타인의 존재 양식을 깊이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별별랩과정(고등학교) 학부모 김운재(가명) 씨는 자녀가 아름다운학교를 통한 성장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아이는 성적은 우수했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말을 꺼냈다.
“성향이 다른 친구와 함께 그룹 활동을 했어요. 어느 날 아이가 '엄마,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였어'라고 말하더군요. 획일적인 경쟁 시스템에선 우열을 가리지만, 이곳에선 다양한 친구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웁니다.” (김운재 부모)
아름다운학교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감수성과 성숙도를 높이는 것을 핵심 가치로 둔다. 공동체 내의 취약성이 오히려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열린 교육으로 증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아름다운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