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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은을 오해하길 바랐죠"…김고은, '설계'의 대가

[Dispatch=이아진기자] "부족한 개연성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김고은이 '자백의 대가'를 받아들고 스스로 한 고민이다.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적 장치에 기대기보다, '모은'이라는 인물 자체가 먼저 납득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감정에 여백을 남기고, 비어 있던 과거 서사를 보완했다. 외형부터 연기 디테일까지 캐릭터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다시 점검했다. 모은이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다시 세웠다.

그 결과, 모은은 단순한 사이코패스가 아닌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됐다. 속을 알 수 없는 텅 빈 눈빛은 긴장감을 키웠다. 순간적으로 분출되는 감정들은 몰입도를 깊이 끌어올렸다.

'디스패치'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고은을 만났다. 그가 드라마 '자백의 대가' 속 모은에 숨결을 불어 넣은 과정을 들었다.

◆ 모은 해석법

‘자백의 대가’는 치과 의사 부부를 살해한 모은과 남편 살해 용의자로 몰린 은수(전도연 분)의 위험한 거래를 그린다. 모은은 은수에게 자신이 죄를 뒤집어써 줄 테니 못다 한 살인을 완수해달라고 한다.

모은의 죄책감 없는 태도에 모두가 그를 연쇄 살인마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한 검사만큼은 은수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이 엇갈린 시선이 범인을 알 수 없는 심리전을 완성한다.

사실 모은의 자백 이면에는 처절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동생을 성폭행해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와 권력으로 아들의 범죄를 덮어버린 치과 의사 부부에게 복수하기 위함이다.

드라마는 이 진실을 후반부에 터뜨린다. 그렇기에 초반부 모은은 전형적인 쾌락형 사이코패스로 보여야 했다. 하지만 김고은은 단순한 광기로는 캐릭터의 개연성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대본대로 쾌락형 사이코패스라 생각하고 접근했어요. 그런데 첫 장면부터 납득이 안 되더라고요. 치과 의사 부부를 죽이고, 그들의 아들까지 죽이려고 기다리는 신이에요. 이 순간 필요한 감정은 살인마의 광기가 아니라, 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을 향한 원망과 분노라고 봤어요."

그는 후반부에 갑자기 모은의 비극적인 가족사가 드러나는 것 또한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건조한 감정 표현으로 벼랑 끝에 선 모은의 공허함을 미리 깔아두고자 했다.

"오히려 감정에 여백을 두려고 했어요. 거기서 나오는 기이한 고요함을 보며 시청자들이 모은이를 연쇄 살인마라고 오해했으면 했죠. 저는 모은이가 가족을 지키지 못해 자기 혐오감에 가득 찬 상태라고 해석했어요. 그래서 자기도 가족을 따라가고 싶어 하는 체념적인 마음을 베이스에 두고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 연기 설계

캐릭터 해석이 끝나고는 외형부터 바꿨다. 김고은은 삭발에 가까운 파격적인 쇼트커트를 감행했다. "모은이 얼굴, 감정이 다 드러나는데도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로 보였으면 해서 잘랐다"고 밝혔다.

이런 설정을 연기에도 적용했다. 김고은은 대부분의 감정을 1차원적으로 표현했다. "하늘이 예쁘면 아련하게 바라보고, 주변이 시끄러우면 귀를 막았다. 단순한 반응들이 오히려 기이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경찰이 모은에게 '죽은 부부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 것 같냐'고 물어요. 모은은 정말 생각나는 대로 답하거든요. '많이 아팠을 거예요. 자기들이 왜 그랬나 후회하면서요'라고요. 사람들은 그걸 죄책감 없는 사이코패스의 답변으로 보는거죠."

빈약했던 모은의 과거 서사도 본인의 아이디어로 채웠다. 당초 대본에는 모은이 태국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하던 시절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 김고은은 이 부분이야말로 살인의 이유를 설명할 핵심 키라고 봤다.

"과거가 너무 짧게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당시 모은이는 코로나 때문에 격리돼서 가족의 장례식도 치를 수 없었어요. 그가 얼마나 절망했는지를 확실히 보여줘야겠다 싶었죠. 격리소 텐트 입구가 마치 감옥의 철장이라고 생각하고, 숨이 뒤로 넘어갈 정도로 감정을 폭발시켰죠."

이 장면은 전도연(안윤수 역)마저 감동하게 했다. 김고은은 "선배님께서 '네가 그 신을 추가했다고 들었다. 나도 그 부분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며 수줍게 웃었다.

◆ 설득의 대가

김고은이 대본의 설정을 뒤엎고, 없던 장면까지 추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비결은 완벽한 준비성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내는 '설득의 대가'였다. 

"저는 감독을 무턱대고 설득하려고 하지 않아요. 제가 왜 이 캐릭터를 이렇게 해석했는지 이유를 쫙 정리합니다. 그리고 예상 질문까지 다 뽑아서 답변을 준비해 가요."

그가 이토록 완벽한 준비에 매달리는 이유는 단 하나. 스스로도 납득이 되고, 완벽한 합의점을 찾아야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최고의 연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태도는 작품 선택 단계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김고은은 자신의 감을 맹신하지 않았다. 소속사 대표부터 매니저에게까지 대본을 공유하고, 다수의 의견을 반영해 작품을 골랐다.

그는 "수많은 조언의 교집합을 찾고, 검토해서 작품을 고른다"며 "아무리 제가 끌리는 작품이어도 모두가 아니라 하면 포기한다. 대본을 검토해 주는 사람들의 안목을 존중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치밀한 검증과 치열한 설득. 이 두 가지가 맞물린 김고은의 캐릭터 소화력은 늘 뛰어나다. "비슷한 장르가 들어와도 어떻게 변주를 줄지 늘 고민한다. 이게 또 다채로운 장르를 맡게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매번 최선을 다한다"

영화 '파묘', '대도시의 사랑법', 드라마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까지. 김고은은 작년부터 쉴 새 없이 달리며 연이은 성과를 냈다. 그는 "잘 풀리는 시기이지 않나 싶다. 그저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필모그래피의 방향을 계획해 두지는 않아요. 그저 전작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골랐을 뿐이에요. 감사하게도 저와 잘 맞는, 그리고 사랑받는 작품들이 계속 들어와서 신기할 따름입니다. 운이 좋은가 봐요 (웃음)."

숨 가쁘게 달려온 그가 꿈꾸는 다음 캐릭터는 무엇일까. 김고은은 "더 나이 들기 전에 보면서 '꺅' 소리가 절로 나오는 로맨스 코미디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 '유미의 세포들'보다 로맨스 강도가 진했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요즘 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에 푹 빠져 있다"며 "매회 본방 사수하면서 안은진한테 호들갑 섞인 시청 소감을 보내곤 한다. 막 싸우다가도 결국은 키스로 끝나는 그런 사랑 이야기를 저도 연기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감독들이 가장 대본을 주고 싶어 하는 배우 1위로 꼽히는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성실함'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저 진짜 열심히 하거든요. 데뷔하고 나서 단 한 순간도 허투루 한 적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연기가) 부족하거나, 캐릭터 해석이 틀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요. 그 순간의 김고은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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