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한여름 정말 뜨겁게 찍었는데, 겨울 제일 좋은 날에 개봉하게 돼서 영광입니다." (추영우)
배우 추영우와 신시아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따뜻한 감성을 선물한다. 잔잔하지만, 울림 있는 이야기로 연말을 데운다. 사랑과 청춘을 가득 담았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한국의 감성으로 재탄생시켰다. 하루가 지나면 사랑을 잊는 소녀와 그 기억을 붙잡으려는 소년의 이야기. 순수한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한 멜로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오세이사' 측이 22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추영우, 신시아, 김혜영 감독이 자리했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청춘 멜로물이다. 매일 하루의 기억을 잃는 서윤(신시아 분)과 매일 그의 기억을 채워주는 재원(추영우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130만 부 이상 판매된 이치조 미사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했다. 앞서 이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일본 영화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판은 어떤 감성으로 완성했을까.
김혜영 감독은 "한국적인 감성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며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평범한 학생들이 할 법한 자연스럽고 평범한 감정을 쌓아간다면 그게 한국적인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서 가까워지는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올렸습니다. 그 모습을 풋풋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려 했어요. 원작보다 영화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더 밝아진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김혜영 감독)
영화는 특별하지 않지만, 평범해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오락실, 노래방, 바닷가 등 서윤과 재원의 데이트 신은 배우들에게 맡겼다.
신시아는 "데이트 신은 거의 다 대사가 없었다"며 "저희가 느껴지는 대로 애드리브를 하고, 진짜 데이트처럼 즐겁게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원작의 내용을 축소하고, 청춘의 우정에 집중했다. 김 감독은 "원작에서 나온 꿈에 대한 갈등을 줄이고,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각색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선 아버지가 내지 못한 소설로 인해 딸과의 갈등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아내를 이미 잃은 설정으로 바꾸고,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을 상징성으로 부여했습니다." (김혜영)
신시아가 매일 기억을 잃는 서윤 역을 맡았다. 김 감독은 "신시아는 기존에 피칠을 한 과감한 연기를 많이 해왔다. 연기적 도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점이 멋졌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억이 사라진 이후 당황스러운 표정, 사랑에 빠진 후 로맨스 등 표현할 거리가 많아 쉽지 않았을 텐데, 저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인내하면서 해내더라"고 칭찬했다.
추영우 역시 "누나의 작품을 보면, 장르물이 많다. 들어가기 전에 멜로 분위기는 상상이 잘 안 갔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신시아는 "기억상실증은 하나의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서윤이 가진 다채로운 장점을 보여주려 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추영우는 서윤의 기억을 채워주는 남자친구 재원으로 분했다. 추영우는 원작 소설부터 동명의 일본 영화까지 모두 섭렵한 팬이었다. 첫 스크린 데뷔이기도 하다.
그는 "너무 재미있게 본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또 제 얼굴이 스크린에 걸리는 순간을 바라왔는데, 꿈을 이루게 되어 좋으면서도 부담도 있다.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추영우에 대해선 "추영우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특유의 리듬감이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소년미부터 엄마를 잃고, 여자친구가 매일 자신을 잊어가는 공허함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영우 배우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채워줬다.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며 "제2의 감독은 추영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움을 받으며 촬영했다"고 치켜세웠다.
재원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캐릭터다. 병약미가 필수였다. 추영우는 "전작 때문에 몸을 88kg까지 키워놓은 상태였다. 14kg정도 빠졌는데, 초반에는 안 빠져서 고생했다"고 말했다.
10대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추영우는 "고등학생의 풋풋함과 첫사랑의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했다. 사촌 동생들한테 물어보고, 예전 기억을 꺼내보기도 했다. 촬영장에 놀러 온 학생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추영우와 신시아의 연기 시너지도 완벽했다. 신시아는 "제가 어떻게 하든 다 받아주면서 새로운 것들을 이끌어주는 상대였다. 어떻게 해도 안정적으로 받아줄 거라는 믿음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관객들을 만난다. 김 감독은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모든 사랑이 넘쳐날 것 같고 모든 것이 용서될 것 같은 충만한 날인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따뜻한 사랑을 하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추영우는 "한 여름에 정말 뜨겁게 찍었는데, 겨울 제일 좋은 날에 개봉하게 돼서 영광"이라며 "사랑, 청춘, 교훈도 가득 담은 영화다.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시아는 "잔잔하고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영화다. 저희 작품을 보시면 깊은 여운과 추억을 떠올리실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오세이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