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구 기자] 국내외 수많은 요리 경연 프로그램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셰프 못지않은 존재감을 뿜는 것은 프라이팬이다.
"프라이팬은 '조리 도구'라기 보다 '요리의 엔진'에 가깝다." (주)블랙큐브 김진숙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한국 프라이팬 브랜드 '쿡셀'을 탄생시켰다.
아이돌과 셰프들 못지않게 프라이팬 업계도 경쟁은 치열하다. 연 매출 2,600억(홈쇼핑 누적매출 3,000억)에 달하는 '주방의 스타' 자리는 아무나 오를 수 없다. K-POP, K푸드를 타고 전 세계 주방으로 향하는 '쿡셀'. '출생의 비밀'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벗겨지는 코팅? 프라이팬 논란에서 시작된 모험
프라이팬 위를 춤추듯 미끄러지는 계란프라이.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된 전형적인 광고다. 문제는 벗겨지는 코팅. 알루미늄 프라이팬에서 환경호르몬까지 검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건강한 프라이팬을 만들 수는 없을까?’
잉태된 고민은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쿡셀’을 낳았다. 2015년 사업을 본격화한 김 대표는 "당시만 해도 무겁다는 단점 때문에 스테인리스 제품은 한국에서 외면 받았다"고 회고한다. 출구는 단 하나, 기술이었다. '스테인리스-알루미늄-스테인리스' 3중 가공 합금 소재로 단점을 극복했다.
기업 현실은 가혹했다. 달려야 할 때 위기가 닥쳤다. 기술을 내부자가 유출하거나, 한국 혹은 외국 기업에 도용 당하기도 했다. 특허 기술에 더 집중하게 된 계기다.
'쿡셀'은 '육각형 모양' 입체 구조 도트 엠보 기술로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최근엔 특허 받은 신제품 '홀로그램 큐브팬'으로 진화했다. ▶홀로그램 큐브는 내구성을 강화한다. 내마모성 철수세미 200만회, 스텐 뒤집개 30만회, 염수분무 테스트 150시간 테스트를 완료했다.
▶블루 다이아몬드, 세라믹 코팅은 스크래치, 오염 저항력을 강화했다. ▶열전도율 개선으로 난반사 입체열이 고르게 빠르게 팬 전체를 균일하게 달군다. ▶오일홀은 오일을 품는 구조로 기름을 적게 사용해도 들러붙지 않는다. ▶PFOA, PFOS, PFAS, PFBS, PFHXA 불검출 테스트도 완료했다. ▶가스레인지, 인덕션, 전기레인지, 오븐 등은 물론 식기세척기 사용도 가능하다.
'프라이팬 하나가 뭐 이렇게 복잡할까?' 김 대표의 명쾌한 해답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증한 안전한 도료를 썼다. 안전과 수명이 좋은 프라이팬의 기본이다."

해외 주방 명품 브랜드 꺾고 ‘프라이팬계 샤넬’ 도전
'프라이팬 전 세계 1위는 어디일까?' 독보적으로 손꼽을 브랜드는 아직 없다. 'OO러'도 유명하고, 국내에선 'O팔' 인지도가 높다. 단점이라면 전자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후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
현재 성장세라면 '쿡셀'이 '프라이팬계 샤넬'로 등극하는 것이 꿈 만은 아니다. 반론도 있다.
'1. 해외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아닌가?'
'2.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한국 제품 맞나?'
'3. 홈쇼핑에서 성공한 제품이라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1. OEM은 신뢰할만한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하고 있다.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2. 국내엔 프라이팬을 연마 할 장인들이 이제 없다. 대부분 은퇴하신 어른들 뿐이다. 아이폰도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산이라 하지 않는다."
"3. 홈쇼핑에선 오래 전부터 명품도 팔고 있다. 품질 높은 프라이팬을 파는 것도 당연하다."
'쿡셀'의 오늘은 'NS홈쇼핑' 도움이 컸다. 무명 브랜드여서 모두가 외면 할 때, 처음 손 잡아준 곳이었다. "다 거절 당했는데 딱 그곳만 저희를 받아줬다. 초반엔 고전했지만 매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때를 결코 잊지 못한다. 의리를 잊지 않으려 한다."

모델 전인화에서 'K-POP·K푸드'까지 확장
"요리하는 모든 사람들이 '쿡셀' 프라이팬을 믿고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써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게 프라이팬이다.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이 크다."
김 대표는 '쿡셀'의 한국 모델로 배우 전인화를 선택했다. 신뢰감을 주는 주부 이미지가 잘 맞았기 때문이다. 다만 요즘 '쿡셀'의 고민은 '젊어지는 것'이다. 주방은 더 이상 주부들만의 세계가 아니다.
"K-POP과 K푸드는 따로 가는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다. 요리하는 K-POP 아티스트, K푸드에 열광하는 전 세계 팬이 있다. 대체로 젊고 열정적이다.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쿡셀'의 미래다."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쿡셀'은 '마스크셰프' 등 요리 예능 제작 지원 등을 해 왔다. 앞으로는 SNS로 글로벌 콘텐츠에도 초점을 맞춘다. 스타 셰프와의 협업도 좋지만 '조리고등학교' 등을 대상으로 '예비 스타 셰프 발굴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마지막으로 '쿡셀'의 의미를 물었다. "요리의 '쿡(Cook)'과 세포의 '셀(Cell)'을 합쳤다. '요리의 세포를 깨운다' '프라이팬 하나로 요리가 달라진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덧붙여 김 대표는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앞으로 '쿡셀'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준을 만드는 브랜드'라는 방향성을 차근차근 지켜갈 것이다. '쿡셀이 만들면 기준이 된다'는 믿음을 증명해 나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