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아진기자] "백 마디 말이 필요 없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전도연)
예측 불허 스릴러물이 탄생했다. 전도연과 김고은이 살인 용의자와 살인마로 만났다. 거짓 자백을 바탕으로 한 위험한 연대를 이어간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미세한 근육의 떨림부터 흔들리는 눈빛까지, 두 배우가 보여주는 모든 연기가 놓칠 수 없는 단서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들이 힘을 보탰다. 박해수는 이들을 쫓는 검사로, 진선규는 김고은을 수호하는 변호사로 분했다. 빈틈없는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자백의 대가' 측이 3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정효 감독, 전도연, 김고은, 박해수 등이 참석했다.

'자백의 대가'는 범죄 스릴러 장르다. 남편 살해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 분)와 살인범 '모은'(김고은 분)이 모종의 계획을 꾸민다. 거짓 자백으로 사법부를 뒤흔든다.
전도연이 윤수를 연기했다. 윤수는 어린 딸을 둔 평범한 미술 교사다.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는다. 설상가상 남편 살해 용의자로까지 몰린다.
전도연은 "스릴러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대본도 보지 않고 합류했다. '두 여자 이야기', '스릴러' 이 두 단어만 듣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윤수의 이면적인 내면에 집중했다. 대본상 윤수는 자유분방하고, 밝은 성격을 가졌다. 하지만 전도연은 어릴 적부터 고아였던 그의 결핍까지 파고들었다.
그는 "가족에 대한 결핍, 그걸 채우고자 하는 욕구를 표현하고 싶었다. 남들의 시선을 극도로 의식하는 디테일까지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김고은이 모은 역을 맡았다. 모은은 정체불명의 사이코패스 간호조무사다. 일하던 치과의 원장 부부를 약물로 살해하며 무기징역수가 된다.
전도연 때문에 작품을 택했다. "도연 선배님 상대역이라는 소리에 재고 따지지 않았다. '저 무조건 잘할 수 있다'고 감독님께 열심히 어필했다"고 고백했다.
알 수 없는 모은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파격 변신까지 감행했다. 이 감독이 당황할 정도로 짧은 쇼트커트로 자른 것.
김고은은 "모은은 당돌한 성격"이라며 "머리카락 뒤로 표정이 감춰지지 않았으면 했다. (표정이) 다 드러남에도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이코패스다운 무표정을 주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미묘하게 스치는 표정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무표정 속에도 감정이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짚었다.

두 사람은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이후 10년 만에 재회했다. 전도연이 봤을 때 김고은은 훨씬 프로가 됐다. 김고은에게 전도연은 여전히 가장 동경하는 선배님이었다.
전도연은 "이번에 고은이를 보면서 나만 성장이 멈춘 것 같은 회의감이 들었다"며 " 그 정도로 너무 멋진 배우로 컸다. 내가 의지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김고은은 "분량적으로 제가 선배님보다 여유가 많았다. 과거에는 선배님이 저를 챙겨주셨다면, 이번에는 제가 선배님을 더 챙기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이들은 완벽한 호흡을 완성했다. 이 감독은 "캐스팅 단계부터 두 사람이 만나면 게임 끝이라고 생각했다"며 "기대를 뛰어넘는 호흡을 보여줬다"고 자신했다.

이 감독은 공간 연출도 자랑했다. "미술적 트릭을 곳곳에 녹였다"며 "취조실, 감옥 등 공간의 대비만 봐도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를 미리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해수는 전도연과의 특별한 관계성을 예고했다. "이 작품을 멜로라고 생각하며 촬영했다"며 "정형화된 검사가 범죄자에게 집착하며 생겨나는 일종의 소유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고은은 "감독님, 선배님들 모두 치열하게 고민하며 한 장면 한 장면 발전시켰다"며 "그만큼 모두가 노력한 작품이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전도연은 "저와 고은이뿐 아니라 박해수, 진선규, 이미도 등과의 연기 호흡도 기대해달라"며" 저희의 연기가 어떤 작품을 만들어냈는지 봐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백의 대가'는 오는 5일 공개된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