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올해 청룡영화상은 현빈·손예진 부부로 시작해 '어쩔수가없다'로 끝났다.
현빈과 손예진은 연예인 부부 최초로 청룡영화상 (남녀) 주연상을 싹쓸이했다. 청정원 인기스타상까지 추가하며 한국 영화사에 값진 기록을 남겼다.
'어쩔수가없다'는 6관왕에 올랐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박찬욱), 여우주연상(손예진), 남우조연상(이성민), 기술상, 음악상을 챙겼다.
축하무대부터 대거 수상을 예감케 했다. 아역배우 최소율이 '어쩔수가없다' OST '르 바디나주'(Le Badinage)를 연주했다. 라포엠은 '고추잠자리'를 불렀다.
제46회 청룡영화상이 1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올 한 해 한국 영화를 이끌어온 영화인들이 총출동했다.

배우 한지민과 이제훈이 올해에도 진행을 맡았다. "멸종 위기를 맡은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첫 트로피 주인공은 안보현이었다. '악마가 이사왔다'로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아버지 생신인데 귀한 선물 주신 것 같다. 연락 꼭 드리겠다. 초심 잃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신인여우상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김도연에 돌아갔다. 그는 "연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주저하지 않는 배우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혜영 감독이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신인감독상을 탔다. "관객 한 분 한 분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하는 감독 되겠다"고 인사했다.
이성민은 '어쩔수가없다'로 남우조연상 영예를 안았다. "늘 와서 손바닥에 불나게 박수만 쳤는데 '설마' 했다. 청룡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웃었다.
'히든페이스' 박지현은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는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상까지 주시니 축제에 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상 더 탈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감독상은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에 주어졌다. 이번 수상이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헤어질 결심'에 이어 4번째다. 이성민이 대리 수상했다.

현빈은 '하얼빈'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내 손예진과 감격의 포옹을 한 뒤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하얼빈'을 하면서 영화 이상의 많은 것들을 배웠다.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도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분들 덕분 아닌가 싶다"고 경의를 보였다.
이어 "안중근 역할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고사했는데 끝까지 내 손을 잡고 이끌어준 우민호 감독께 감사하다.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여우주연상은 '어쩔수가없다' 손예진이 받았다. '아내가 결혼했다' 이후 2번째 수상이다. 남편 현빈 다음으로 호명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예진은 "7년 만에 영화를 했다. 너무 설레고 좋았는데 걱정도 했다. 많은 분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아이 엄마 되면서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고, 좋은 배우로 여러분 옆에 있겠다. 사랑하는 김태평(현빈), 김우진과 기쁨 나누겠다"고 미소 지었다.
'어쩔수가없다'엔 최우수 작품상까지 추가됐다. 백지선 모호필름 대표가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박찬욱 감독이 '어쩔수가없다'를 만들기까지 20년이 걸렸다"며 배급사를 향해 고마워했다.
관객에게 공을 돌렸다. "영화의 완성은 관객이다. 많이 봐주셔서 고맙다. 요즘 영화계 많이 위축돼 있는데 '어쩔수가없다' 보며 많은 힘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청룡영화상은 지난 1963년 제정된 한국 영화 시상식이다. 영화의 질적 향상과 관련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다음은 제46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어쩔수가없다
▶ 감독상=박찬욱(어쩔수가없다)
▶ 남우주연상=현빈(하얼빈)
▶ 여우주연상=손예진(어쩔수가없다)
▶ 남우조연상=이성민(어쩔수가없다)
▶ 여우조연상=박지현(히든페이스)
▶ 최다관객상=좀비딸
▶ 신인감독상=김혜영(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신인남우상=안보현(악마가 이사왔다)
▶ 신인여우상=김도연(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 기술상=조상경(어쩔수가없다)
▶ 미술상=이나겸(전,란)
▶ 편집상=남나영(하이파이브)
▶ 촬영조명상=홍경표·박정우(하얼빈)
▶ 음악상=조영욱(어쩔수가없다)
▶ 각본상=김형주·윤종빈(승부)
▶ 청정원 단편영화상=김소연(로타리의 한철)
▶ 청정원 인기스타상=박진영, 현빈, 손예진, 임윤아
<사진=정영우기자, 청룡영화상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