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아진기자] "투어를 하며 쌓은 노하우를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성훈)
엔하이픈은 지난 1년의 여정을 증명하듯, 월드 투어를 돌며 갈고닦은 실력을 쏟아냈다. 무대를 누비며 약 22곡을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선보였다.
콘서트의 묘미는 밴드 세션이었다. 무대 양옆에서 밴드가 연주를 펼쳤다. 엔하이픈은 그 묵직한 사운드 위를 가로지르는 성량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엔진(팬덤명)은 오래 기다린 만큼, 폭발적인 응원을 보냈다. 떼창부터 응원법까지 멤버들의 라이브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짜릿한 전율과 감동을 선사했다.
엔하이픈이 지난 24~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3번째 월드 투어 '워크 더 라인: 피날레'를 열었다.
3일간 3만 명의 관객이 시야제한석까지 가득 채웠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팬들도 몰려들었다. '디스패치'가 마지막 날 공연을 확인했다.

◆ Walk The Line
산뜻하게 시작했던 이전 공연과 달리, 앙코르는 오프닝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이렌 소리와 화려한 레이저가 공연장을 휘감았다. '워크 더 라인'이 흘러나왔다.
곧바로 '퓨처 퍼펙트'로 넘어갔다. 엔하이픈은 검은색 슈트를 입고 등장했다. 연설대 구조물을 배경으로 핸드 마이크를 들고 기세 넘치는 라이브를 이어갔다.
월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인 만큼 각오도 남달랐다. 제이는 "3일 동안 (설레서) 잠을 못 잤다. 2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날을 즐겨보자"고 외쳤다.
제이크는 "오늘이 엔하이픈의 96번째 공연"이라며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날에 (많은 엔진이) 함께해줘서 너무 좋다. 마지막까지 불태우겠다"고 다짐했다.
강렬한 무대가 몰아쳤다. 니키가 파워풀한 독무로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데이드림'과 '아웃사이드'에서는 화염이 터지며 분위기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 Dark Blood
2번째 섹션은 한층 어두우면서도 아련했다. 웅장한 스트링 선율이 무대 중간중간 깔렸다. 엔하이픈은 남색 제복으로 환복하고 '기븐-테이큰'을 불렀다.
유닛 무대도 인상 깊었다. 성훈, 제이, 제이크는 '루시퍼'를 택했다. 검은색 사제복을 입고 구조물에 앉았다. 시크한 비주얼과 몽환적인 음색을 자랑했다.
정원, 희승, 선우, 니키는 '티스'로 관능적인 매력을 뽐냈다. 유연한 웨이브를 보여준 것. 특히 정원이 청재킷을 살짝 벗어 민소매를 드러내자, 환호성이 터졌다.
이후 단체로 '브로트 더 히트 백'을 부르며 잠시 분위기를 환기했다. 신나는 곡이 드럼 비트를 만나 더욱 경쾌해졌다. 자연스럽게 떼창이 전 객석으로 번졌다.
'피버'의 엔딩은 파격적이었다. 선우가 무대에 홀로 남아 상대의 숨통을 끊는 본능적인 뱀파이어의 모습을 연기했다. 서늘한 표정으로 모두를 숨죽이게 했다.

◆ Romance with ENGENE
이어서 엔진들을 위한 섹션이 전개됐다. 엔하이픈은 토롯코를 타고 객석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유어 아이즈 온리'를 불렀다.
'오렌지 플러워' 무대는 엔하이픈과 엔진의 하모니가 돋보였다. "다 같이 노래했으면 좋겠다"는 선우의 사랑스러운 부탁에 팬들이 예쁜 목소리로 화답했다.
"In full Blossom 사랑은 마치" (엔하이픈)
"따사로운 햇살처럼 피어난 Orange Flower" (엔진)
엔하이픈은 '헬리움', '파라독스 인베이젼', '스위트 베놈' 등으로 쉬지 않고 셋리스트를 달궜다. 무대 곳곳을 돌며 호응을 유도했다. 현장의 에너지는 최고조에 달했다.
하이라이트는 '모 아니면 도'였다. 모든 관객이 일어나 뛰었고,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응원법이 울려 퍼졌다. 멤버들은 끝까지 혼신을 다해 격렬한 안무를 소화했다.

◆ Fatal Vampire
엔하이픈은 치명적인 뱀파이어의 페르소나도 꺼내 들었다. 중세 뱀파이어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은색 재킷의 슈트 차림으로 나타났다.
'페이탈 트러블'과 '바이트 미'는 절도 있는 안무가 돋보였다. 엔하이픈은 칼군무로 무대를 장악했다. 팬들의 환호성도 한순간에 다시 절정으로 치달았다.
엔딩 멘트 때는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정원은 "엔진들 덕분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며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있다면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희승은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거웠다"며 "엔진들한테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텐 큰 축복이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 곡은 '배드 디자이어'였다. 하지만 무대가 끝나도 엔하이픈과 엔진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고조되는 일렉 기타 사운드로 막을 내리는가 싶더니, 앙코르가 계속됐다.
멤버들은 '카르마', '파라노말', '어텐션, 플리즈!' 등을 노래하며 약 30분 간을 더 달렸다. 새 앨범을 예고하고, 다음 만남까지 약속한 후에야 1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진제공=빌리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