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Pixed code*/ /* /facebook Pixed code*/
[ⓓ인터뷰] "연기, 갈증이 해소되니까"…백지혜, 목마름의 도전 (충충충)

[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영민한 배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창록 감독)

배우 백지혜에 대한 한창록 감독의 첫인상이다. 그를 만나보니, 감독의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질문을 던지면, 대답이 아닌 통찰이 돌아왔다.

날 것의 캐릭터였지만, 단순히 감각에 의존하지 않았다. 일례로 '지숙'의 특징인 거식증을 표현하기 위해 관련 서적을 읽으며 캐릭터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지숙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자기 몸을 통제하는 거예요. 거식증 관련 자료를 보면서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지숙'은 사랑을 채워도 채워도 부족한 인물이다. 백지혜 역시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갈증을 안고 있었다. 그 결핍이 배우와 캐릭터를 닮게 했다.

'디스패치'가 최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에서 백지혜를 만났다. 그는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충충충'(감독 한창록)으로 부산을 찾았다.

◆ '충충충' | "결핍에 매료됐다"

'충충충'(Funky Freaky Freaks)은 충(衝)동, 충(衝)돌, 충(衝)격의 앞 글자를 모아 완성했다. 충동적인 10대들이 충돌하고, 균열을 일으키며 충격을 만들어낸다.

지숙(백지혜 분), 용기(주민형 분), 덤보(신준항 분) 세 친구가 주인공.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방과 후에도 늘 함께 지낸다. 지숙이 꽃미남 전학생 우주(정수현 분)에게 한눈에 반하며 소용돌이에 빠진다.

그 중심엔 여고생 '지숙'이 있다. 169cm에 44kg.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추구한다. 애정에 끝없는 허기를 느끼며, 버림받지 않기 위해 발악하는 인물이다.

백지혜는 지숙의 결핍에 매료됐다. "지숙은 자신의 불안정함과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망을 드러낸다. 그 부분이 굉장히 용기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본인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도 독립적으로 읽히고요. 주체적인데, 또 불쌍하고요. 캐릭터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지숙의 외면 | "스스로를 통제하는 일"

지숙은 나비약(다이어트약)을 먹고, '먹토'까지 하며 마른 몸에 집착한다. 백지혜가 거식증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책을 펼치는 것이었다.

그는 "거식증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거식증이라는 것이,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몸을 스스로 통제하는 거더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몸을 통제함으로써 '나는 이렇게까지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자기 확신을 느끼게 되는 거죠. 또, 지숙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다고 생각해서 관련한 논문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이미 마른 몸에서 5kg을 더 감량했고, 머리도 빨갛게 염색했다. "지숙이라면 염색도 매끈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얼룩덜룩한 느낌이 나도록 셀프로 했다"고 털어놨다.

캐릭터를 위해 현장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것을 자처했다. 그는 "저는 ENFP로 굉장히 밝은 스타일이다. 그런데 평소 성격대로 현장에서 있으면 캐릭터의 집중력을 흩뜨릴 것 같더라"고 말했다.

"현장이나 숙소에서 아무도 안 만나고 그냥 혼자 있었어요. 그래야 지숙의 고독함이나 마음의 가난함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숙의 내면 | "사랑받고 싶다"

그가 발견한 지숙의 본질은 '사랑받고 싶다'였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애정의 갈증을 어떻게든 채우고 싶어 한다. 그는 열망 가득한 얼굴 대신, 묘한 눈빛으로 완성했다.

그는 "처음에 지숙이 우주에게 자신의 암울한 과거사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처음엔 담담하게 연기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더 빤히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셨다"고 설명했다.

"'나 이렇게 불쌍한데 나 안 좋아해 줄 거야?'라는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자기 연민을 잘 활용하는 느낌으로 연기하라는 거구나, 캐치하고 점점 구체화했죠."

지숙은 불우한 어린 시절, 학대받은 과거, 거식증 등 굵직한 특징이 많은 인물이다. 백지혜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순하게 과감히 표현했다.

그는 "'내 안에 채워지지 않는 이 갈증을 어떻게든 채우고 싶어'라는 목표 하나로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순간 살아남기 위해 그 목적만 생각하니까 입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저도 배우로서 관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있을 거잖아요. 그걸 확장해 지숙에게 대입했습니다. 그 욕망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더니, 캐릭터랑 만나는 지점이 생겼어요. 후반으로 갈수록 감독님의 디렉션이 거의 없었어요. 연기가 저절로 되어졌죠."

현장 | "날 것, 그 자체"

지숙의 묘한 얼굴은 영화의 빈티지한 색감과 만나 더 극대화됐다. 한 감독은 1990~2000년대 영화와 뮤직비디오의 콜라주적 이미지를 차용해 영화를 완성했다.

강한 색채로 디스토피아적 감각을 구현했다. 백지혜는 "전체적으로 되게 특이했다. 지숙과 우주가 같이 택시를 타고 갈 때, 초록색 조명을 정면에 쏜다. 관객에게 불편한 감정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용기와 지숙이 어린 시절 옷을 입고 서로를 보면서 엉엉 우는 상상 신도 인상적이었다. 백지혜 역시 해당 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뽑았다.

그는 "그냥 서로를 바라보며 울었다. 별다른 디렉팅은 없었다. 내가 울면 똑같이 따라 울고, 그걸 받아서 더 크게 울었다. 어린애들이 누가 울면 같이 따라 우는 것처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날 것으로 찍었다. 그 장면이 마치 현대 미술 같은 퍼포먼스처럼 느껴졌다. 용기와 지숙의 관계가 추상적이지만, 직관적으로 표현되는 신이었다"고 덧붙였다.

작품이 너무 좋았고, 순수하게 잘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연기했다. 그 결과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부산에서 관객들을 먼저 만나게 될지 몰랐어요.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런 새로운 시선과 시도가 많이 없다 보니, 잘 느껴주실지 걱정도 돼요. 오히려 없던 거라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백지혜 | "연기의 갈증"

날 것의 연출과 날 것의 연기가 만나 '충충충'을 완성했다. 백지혜는 지숙, 그 자체가 되어 결핍을 입체화 했다. 충실히 쌓아올린 연기의 결과였다.

그러나 그는 "한번도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 "아직까지도 '내가 배우라는 걸 할 수 있을까', 매번 흔들린다"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건 아니었다. 그저 무대와 춤을 좋아하는 소녀였다. 대학교에 입학해 연기를 전공했지만, 다른 친구들을 보며 매일 같이 울었다.

그는 위축되는 대신,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모델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졸업을 하고 독립 영화를 찍으며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어느 순간 '나 이제 연기 할 수 있을 것 같아. 제대로 해보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더라. 그때부터 소속사를 찾고, 본격적으로 연기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연기할 때 너무 외롭고 쓸쓸한데, 연기를 하면 마른 갈증이 해소되니까 멈출 수가 없습니다. 잘 못하니까 잘하고 싶어서, 그 채워지지 않는 갈증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은 지숙이랑 비슷하네요."

그는 롤모델 "샬를리즈 테론과 배두나를 꼽았다. "스펙트럼 넓고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머리 다 밀어도 좋고 노출도 다 상관없다. 작품만 좋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백지혜는 마지막으로 배우로서의 최종 꿈도 털어놨다. '충충충'의 지숙처럼, 욕망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말했다.

"세계적인 월드 와이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꿈은 크게 꿔야 그 언저리까지 간다고 하잖아요 (웃음). 그리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상에선 나의 가장 나약함을 드러내면 약자가 되는데, 카메라 앞에서는 오히려 박수를 받게 되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나의 나약함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용기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정영우기자>

HOT PHOTOS
NEWS
more news
PHOTOS
[현장포토]
"두근두근, 설렘"...도영, 훈남의 아이컨택
2025.09.25
[현장포토]
"애교에 퐁당!"...도영, 해피 바이러스
2025.09.25
[현장포토]
"클래스가 넘사벽"...문가영, 완벽한 미모
2025.09.25
[현장포토]
"설.렘.주.의.보"...문가영, 여신의 애교
2025.09.25
[현장포토]
"힙하다, 힙해"...타잔, 스타일 아이콘
2025.09.25
[현장포토]
"비주얼이 명품"...애니, 급이 다른 우아
2025.09.25
more photos
VIDEOS
07:46
올데이 프로젝트, “인천국제공항 출국“|ALLDAY PROJECT, “ICN INT Airport Departure” [공항]
2025.09.25 오전 09:44
00:00
[LIVE] 올데이 프로젝트, “인천국제공항 출국“|ALLDAY PROJECT, “ICN INT Airport Departure” [공항]
2025.09.25 오전 07:30
03:00
승민(스트레이 키즈), "런던에선 왕자님👑귀국길엔 댕댕이🐶" l SEUNGMIN(SKZ), "Prince in London👑 Puppy on his way home🐶" [공항]
2025.09.24 오후 05:03
more 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