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부산=유하늘기자] "한국영화가 위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것이 아님을 증명하겠습니다." (오정민 감독)
올해 부일영화상에는 독립영화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장손'(오정민 감독)은 최우수작품상을 가져갔다.
'아침바다 갈매기는'(감독 박이웅), '여름이 지나가면'(감독 장병기) 등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부일영화상이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신호탄을 쐈다.
'제34회 부일영화상'이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가 사회를 맡았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1년(2024년 8월 11일~2025년 7월 10일) 동안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했다. 총 16개 부문 수상작을 가렸다.
오정민 감독은 데뷔작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앞서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 감독은 "태어나서 받은 상 중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인정받아 더욱 뜻깊다"며 "그분들께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우수감독상은 '야당'의 황병국 감독에게 돌아갔다. '야당'은 올해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다. 코로나19 이후 청불 등급 영화 중 최고 성적도 기록했다.
황병국 감독은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랜 시간 묵묵히 기다려준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며 울먹였다.
남우주연상은 '승부'의 이병헌이 받았다. 그는 조훈현 9단이라는 실존 인물을 완벽히 재현했다. 외형뿐 아니라 승부사 기질까지 잘 살려내며 호평받았다.
그는 "바둑이라는 소재가 자칫 지루하고 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어떤 종목보다도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일영화상과 인연이 깊다. 올해로 4번째 남우주연상을 받는다"며 "친구처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자주 만나고 응원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우주인상의 주인공은 '대도시의 사랑법'의 김고은이었다. 개인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김고은은 "많은 스태프와 감독님 덕분에 즐겁게 촬영했다"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박정민은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전,란'에서 배신의 아픔과 용서 등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작년 영화제 개막식에서 처음 선보였다. 1년이 지나 상까지 받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여우조연상은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양희경이 수상했다.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그는 "칠순을 자축하는 의미로 영화를 찍었다"며 "세상의 모든 조연 배우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유현목영화예술상은 장동건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 거장 유현목 감독의 정신을 이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특별상이다.
장동건은 "한국영화의 길을 돌아보고, 맥을 다시 짚어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이 상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새로움 앞에서 주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신인상은 '여름이 지나가면'의 최현진이 받았다. 최현진은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혜리는 '빅토리'로 신인상과 올해의 스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함께 출연했던 박세완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 촬영 내내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준혁은 2년 연속 스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소중한 친구들이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영화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부일영화상은 지난 1958년 시작된 국내 최초 영화상이다. 2008년 재개된 이후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34회를 맞았다.
<제34회 부일영화상 수상자 및 수상작>
▶ 최우수 작품상: '장손'
▶ 최우수 감독상: 황병국 (야당)
▶ 남우 주연상: 이병헌 (승부)
▶ 여우 주연상: 김고은 (대도시의 사랑법)
▶ 여우 조연상: 양희경 (아침바다 갈매기는)
▶ 남우 조연상: 박정민 (전,란)
▶ 유현목영화예술상: 장동건 (보통의 가족)
▶ 여자 올해의 스타상: 이혜리 (빅토리)
▶ 남자 올해의 스타상: 이준혁 (소방관)
▶ 신인감독상: 장병기 (여름이 지나가면)
▶ 신인여자연기상: 이혜리 (빅토리)
▶ 신인남자연기상: 최현진 (여름이 지나가면)
▶ 각본상: 박이웅 (아침바다 갈매기는)
▶ 촬영상: 홍경표 (하얼빈)
▶ 음악상: 김준석 (하이파이브)
▶ 미술·기술상: 박정우 (하얼빈)
<사진출처=정영우기자(Dispatch), 부일영화상 생중계 캡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