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Pixed code*/ /* /facebook Pixed code*/
[ⓓ인터뷰] "이 표정은 계획에 없었다"…박정민, '얼굴'의 얼굴들

[Dispatch=박혜진기자] "저조차도 보지 못한 얼굴을 보고 싶었습니다."(박정민)

날 것의 청춘 희준(파수꾼), 독립운동가 송몽규(동주), 서번트 증후군 피아니스트 진태(그것만이 내 세상), 래퍼 학수(변산), 트레스젠더 유이(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양아치 잡범 장도리(밀수)...

그조차 보지 못한 얼굴이 아직 더 있을까?

배우 박정민은 언제나 신명 난 연기로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관객이 예상한 범주보다 늘 파격을 더하며, 수많은 인물을 만들어왔다.

이번에는 두 얼굴을 꺼내 보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 엄마의 죽음을 파헤치는 아들. 얼굴이 시뻘게질 때까지 분노를 억누르고, 혐오로 일그러지는 표정들을 보인다.

"제가 평소에 짓지 않았던, 만화적인 표정들이 나왔어요.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오는 얼굴들이 있더라고요. 그게 제가 신나서 (촬영) 했다는걸 증명해 주는 것 같아요."

그는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로 이번에도 영리한 변신에 성공했다.

◆ 1인 2역 도전…"2주 만에 완성한 2인"

박정민은 연상호 감독의 팬이다. '사이비', '돼지의 왕' 등 초기 작품을 '최애'로 꼽았다. 사회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연 감독의 시선을 좋아했다.

"'얼굴'에는 여러 가지 메시지가 담겨있어요. 그로테스크(Grotesque)한 사람들의 표정들을 좋아하는데, 여지없이 들어가 있었죠. 제가 먼저 (출연) 시켜달라고 했어요."

'얼굴'의 예산은 약 2억 원. 20명의 스태프와 13일 동안 촬영했다. 박정민은 출연료 없이 참여했다.

보통의 영화보다 2배 이상 압축해서 찍어야 했다. "종일 촬영 시, 보통 1분 30초~2분 분량이 나온다. '얼굴'은 하루에 8~9분 치를 찍어야 했다. 집중도가 확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웬만하면 두 테이크 안에 끝내야 했어요.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건 처음이었어요. 실수하면 안 되니까 시나리오도 계속 고치고, 회의도 하면서 찍었죠."

1인 2역은 박정민이 먼저 제안했다. 준비 기간은 단 2주. 그 짧은 시간 동안 두 인물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그의 '열심'이 돋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을 보며 움직임을 익혔다. "(시각장애인이신) 제 아버지의 행동 패턴에서 차용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걸음걸이, 지팡이를 잡는 법, 적응도에 따라 달라지는 속도 등을 다듬었다.

전각 장인을 찾아가 도장 파는 법도 배웠다. 도장 파는 손 모양을 만들어나갔다. 초점은 백탁 렌즈를 껴서 흐릿하게 만들었다. 시야가 흐려지면, 촉각과 청각이 더 예민해진다는 것. 그 감각을 유지하며 촬영했다.

◆ 아버지의 얼굴…"뒤틀린 내면 표현"

하지만 시각장애인 역을 잘 해내는 것보다, 아버지 임영규의 뒤틀린 내면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했다. 특히 중점을 둔 건 임영규의 수치스러운 마음들.

"그 시대에는 (장애인이라) 더 차별받았을 겁니다. 자기 안의 욕망은 들끓어가지만, 살아남기 위해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웃어야 했겠죠. 그런 충돌 지점을 고민했습니다."

임영규의 나약함을 보여주기 위해 '웃음'을 이용하기로 했다. "수치스러운 장면에서 더 웃으려고 했다. 임영규의 미소를 이용해서 더 약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일례로, 공장 사장 백주상(임성재 분)이 그의 머리 위에 술을 쏟아붓는 장면. 시나리오에는 분노하는 장면으로 적혀있었다. 박정민은 이 장면을 웃는 것으로 바꿨다.

결혼식에서 '너는 좋겠다. 매일 밤이어서'라는 혐오스러운 축사를 들었을 때도 임영규는 웃는다. 어떤 상황이든 웃어야만 했던 임영규를 처절하게 그렸다.

평소보다 더 과장된 표현을 택했다. 눈을 대신할 표현을 계속 고민했다. "제가 평소에 짓지 않거나, 저조차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없는 거 같은 만화적인 표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런 얼굴들이 나왔다는 건 제가 신나서 (촬영)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주도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 아들의 얼굴…"예상을 벗어난 리액션"

아들 임영환을 표현할 때는 살아오면서 익힌 행동 패턴들을 녹였다. "아버지에게 팔꿈치를 내어드리거나, 앞에 뭐가 있다고 얘기를 해드리거나 그런 것들이 너무 익숙했다"고 말했다.

"제가 열심히 준비해도, 이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일 수 없다는 게 이상하게 다가왔어요. 그게 슬플 단계는 지났지만, 연기하면서 아버지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어요."

그의 연기는 유연하다. 늘 예상을 조금씩 벗어난다. "전체적인 톤만 생각하고 간다. 상대방이나 앵글에 따라 변하는 게 너무 많으므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똥걸레', '못생긴 X', '병X', '괴물' 등. 엄마를 수식하는 말들을 들으며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특히, 친척들이 장례식장에 찾아온 장면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리액션들이 나왔다.

박정민은 "모든 게 예상을 벗어났다. 아예 계획하지 않은 연기가 나오더라"며 "정말 기가 차서 나오는 표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동환의 마지막 인터뷰이는, 그의 아버지. 심드렁하던 아들은 아버지를 인터뷰하며 감정이 고조되어 간다. 두 사람이 대립하는 원테이크 씬은 영화의 백미다.

엔딩에서 우리는 끝내 그 '얼굴'을 마주한다. 동환은 어머니의 사진을 손에 쥐고, 눈물 흘린다. 박정민은 동환의 눈물을 영규의 눈물로도 봤다.

"정말 울컥했어요. 너무 가여웠죠. 심지어 그게 나의 엄마라면? 그 생각에 감정이 벅차올랐어요. 용기 없는 사회 때문에 한사람이 무너져 내렸다는 마음이 비참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 또 다른 얼굴…"8년 만에 오르는 무대"

영화는 아름다움과 추함, 존경과 멸시, 믿음과 의심. 이 극단적인 키워드들을 제시하며, 그 사이에서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박정민도 자신의 마음속에 있었던 얼굴을 돌아봤다. "모든 과거를 생각해 보게 됐다. 응당 괴물처럼 생겨야 한다며 보다가, 마지막에 사진을 보고 저 자신이 혐오스럽더라"고 전했다.

"동환의 선택이 옳지 않지만, 납득이 갔어요. 그의 행동이 시대와도 맞닿아있다고 느꼈어요. 현시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게 만들죠. 그게 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박정민은 약 1년간 휴식 시간을 가졌다. 쉼을 통해 연기의 소중함을 깨우쳤다. "제가 연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달았다. 촬영장이 제일 좋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얼굴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2월 라이브 온 스테이지 '라이프 오브 파이'로 무대에 오른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8년 만이다.

"사실 무대 안 하고 싶었어요. 너무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공연 실황을 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원래 도전하겠다는 생각으로 작품 선택 안 하는데, 이번엔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얀 마텔의 원작 소설 '파이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소년 파이가 태평양 한가운데서 호랑이와 보낸 227일간의 생존기를 그린다. 박정민은 파이로 분해, 절박한 얼굴을 표현한다.

"제 얼굴은 배우를 하기에 적합한 얼굴은 아닌 것 같아요. 부단히 무언가를 덧입히고 노력해야 하는 얼굴이죠. (그 과정을) 앞으로도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사진출처=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각 영화 스틸>

HOT PHOTOS
NEWS
more news
PHOTOS
[현장포토]
"품위를 입었다"...이영애, 불변의 아름다움
2025.09.16
[현장포토]
"케미 좋은 날"...이영애·김영광, 위험천만 동업자
2025.09.16
[현장포토]
"with 애착인형"…김지훈, 남자의 반전매력
2025.09.16
[현장포토]
"미소에 설렌다"...김영광, 매력만점 입꼬리
2025.09.16
[현장포토]
"인형이 따로없네"…안유진, 마네킨 몸매
2025.09.16
[현장포토]
"은수 예쁜 날"...이영애, 우아한 미소
2025.09.16
more photos
VIDEOS
00:29
IU always making us proud💖✨IncheonAirport Customs Ambassador Appointment Ceremony #iu #아이유#dispatch
2025.09.17 오전 12:01
02:06
투어스, "늦은 입국길에도 방긋방긋 스윗한 붕방이들😊" l TWS, "They're so sweet even on their way to the late arrival" [공항]
2025.09.16 오후 11:32
04:56
박보검, "경호팀까지 챙겨주는 상냥친절차카니 보검배우님😊" l PARK BOGUM, "Always Kindness😊+thinks the security team, too" [공항]
2025.09.16 오전 08:20
more 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