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33)가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원심과 같은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조정래·진현지·안희길)는 4일 황의조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 40시간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반포 행위가 다른 사람에 의해 이뤄졌고, 피해자에 피고인이 포함돼 있다"면서도 "반포 행위는 피고인의 촬영 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촬영물 내용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점을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피해자 1명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 2차 가해를 한 점 등도 꼬집었다.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황의조는) 피해자로부터 용사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언론에 입장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정보 일부를 암시하는 내용을 언급했다"며 "민감한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를 배려하지 못한 행위"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2명 가운데, 황의조가 영상통화 중 몰래 녹화한 피해자에 대한 혐의와 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신체 그 자체가 아니라, 피고인의 휴대폰에 수신된 신체 이미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신체를 직접 촬영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황의조는 선고 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일로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저를 아끼고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마음 뿐이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축구로 보답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황의조는 "앞으로는 오직 축구에 전념하고 더욱 성숙해지겠다"며 "축구 팬 여러분과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신뢰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의조의 범행이 드러난 계기는 친형수 이 모씨 때문이다. 이 모씨는 지난 2023년 6월, 자신이 황의조의 전 여친이라 주장하며 인스타그램에 폭로글을 올렸다. 황의조에게는 협박 메시지도 보냈다.
이 씨는 자신이 황의조의 전 여친이라 주장, 황의조와 피해자들의 관계 영상을 업로드했다. 피해자에게도 인스타그램 DM를 보내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했다. 이 씨는 3차 공판에서 자백했다.
황의조는 해당 네티즌(친형수 이 씨)을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다만, 피해자 중 1명과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황의조는 상대 여성 2명의 동의 없이, 여러 차례 성적인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 통화를 녹화한 혐의로 기소됐다. 줄곧 불법 촬영 혐의를 부인하다가, 첫 공판에서야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이 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 등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다시 불복, 상고장을 냈다. 대법원이 지난 9월 상고를 기각하고 판결을 확정했다.
<사진출처=황의조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