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기자] "딸에게 같이 보자고 권유했어요. 함께 즐기고 싶은 영화거든요."
할리우드 배우 앤디 샘버그가 최근 미국 ABC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서 한 말입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에 푹 빠졌다는데요. 심지어 8살 딸에게 같이 보자고 졸랐다 합니다.
그는 '굿모닝 아메리카'에서도 열혈 팬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영화가 극장에서 싱어롱 버전으로 상영된다고 한다. 팬들이 고음 부분을 따라 부르다 실패한 영상이 있다면 꼭 보고 싶다"며 웃었습니다.
"영화 시작 30초 만에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숨 죽이고 봤습니다."
호주 코미디언 엠 루샤니오 역시 감탄했습니다. 그는 세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제목의 '데몬'을 보고 망설였다가, 주변 팬들 덕분에 보기 시작했죠. '케데헌'을 본 뒤 한국 여행까지 계획했습니다.
처음 '케데헌'이 나왔을 때,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악령이 정서에 좋지 않을까봐 걱정한 거죠.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들까지 모두 팬이 됐죠.
넷플릭스 측은 지난 23~24일(현지시간), 북미 1,700개 극장에서 특별 싱어롱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현지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는 차원이었습니다. 상영회 기간 동안,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습니다.
모두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한 팬은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 재치있는 게시글을 올렸는데요. 달력 속 뉴 문(New Moon) 표기 사이에 혼(Hon)을 넣어 '새로운 혼문의 날'(New HonMoon Day)을 만들었습니다.
극장 분위기도 특별합니다. 아이들은 떼창을 하고, 어른들은 응원봉을 흔들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 혼문을 지키고, 악귀들을 쫓아냈다!"며 기뻐했습니다.
한 해외 팬은 'X'에 "싱어롱 상영회는 내가 살면서 경험한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온 마음을 다해 노래했고, 모든 부모님과 어른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이게 바로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라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클럽에서도 '골든' 떼창은 계속됩니다.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밝게 빛나는 우린' 부분에선 한글 발음이 어려운 지 목소리가 작아지긴 했지만, 계속해서 노래를 이어갔습니다.
잠깐, 한글이 어렵다면 배워야겠죠? 해외 웹사이트에는 자칭 '한국어 선생님'까지 등장했습니다. 한글의 특징과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실제 발음을 가르쳐줬습니다.
"가사 '어두워진 앞길 속에'에서 '진'은 'BTS' 진을 생각하면 됩니다." (growlingtobot)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은 'Young-Won-He Keh-Jil Soo Upnen'으로 소개했습니다. 철자 하나하나 옮겨 발음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다고 설명했죠.
'케데헌' 팬들은 직접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는 '케데헌' 콘셉트 생일 파티가 유행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를 위해 루미 의상을 직접 제작하고, 머리를 땋아줍니다.
메뉴도 컵라면, 소다, 팝콘 등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금손 엄마 등장"
코스튬 플레이도 활발합니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가 SNS를 가득 채웠는데요. "올해 할로윈 코스튬은 '케데헌'으로 정했다"는 예고도 이어졌습니다.
더빙과 패러디 영상 역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외 팬들은 영화 속 명대사를 외우고, 직접 연기합니다. 루미 챌린지 영상도 확산되고 있고요.
휴대폰 배경화면을 헌트릭스나 사자보이즈 멤버들로 꾸미는 건 기본입니다. 캐릭터를 직접 만들고, 공유하는 문화도 활발합니다.
특히 굿즈 제작은 팬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컵라면, '더피' 인형, 조이의 신칼 등 다양한 아이템이 팬들의 손을 거쳐 재창조됐죠.
최근에는 사자보이즈 로고가 박힌 응원봉과 파티용 더피 마스크까지 등장했는데요. K팝과 한국적인 요소가 자연스럽게 해외 팬들의 일상에 스며들었습니다.
레딧 ID 'kuno72'는 "극장에서 '케데헌'을 즐기려 직접 만들었다. 3D 프린터로 응원봉을 출력했고, 색이 변하는 티라이트를 그 안에 넣었다. 빛이 더 잘 퍼지도록 라미네이터 전사용 전사지를 썼다"고 꿀팁을 전했습니다.
'케데헌' 성지순례도 활발해졌습니다. '케데헌' 구글 연관 검색어에는 북촌, 낙산공원, 올림픽주경기장 등이 올라 있는데요. 영화에 대한 관심이 관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유튜버는 '케데헌'에 등장한 장소들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화면 속 배경이 현실에 그대로 있다"며 놀라워합니다. 현실의 '케데헌'을 영상으로 옮깁니다.
대표적인 장소는 북촌 한옥마을입니다. 루미와 진우가 몰래 만나 지붕 위를 거닐던 곳이죠. 듀엣곡 '프리'를 부른 명장면도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낙산공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루미와 진우가 데이트를 즐겼던 장소인데요. 새벽에 찾으면 영화 속에서 느껴졌던 푸르스름한 분위기를 그대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목욕탕 역시 새로운 관광 코스로 급부상했습니다. 헌트릭스가 (공연 후) 목욕탕에서 피로를 푸는 장면 때문인데요. 유튜버는 목욕탕을 찾아 '양머리'를 따라했습니다.
'케데헌'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시즌 2까지 거론되고 있는데요. 매기 강 감독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우리 문화가 많다"며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헌트릭스의 다음 앨범을 기대해 볼까요?
<사진출처=넷플릭스, SNS, 지미 키멜 라이브, 엠솔레이션 팟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