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기자] "먹고 사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종석)
법정 드라마라고 하면,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떠오른다. 선과 악이 뚜렷하게 나뉘고, 주인공은 가해자를 처벌하며 정의를 실현한다. 변호사의 사적인 고민에 공감할 일은 거의 없다.
'서초동'은 다르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먹고 사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대형 사건보다 일상의 무게에 주목했다. 일례로, 법적 판결보다 점심 메뉴 고민이 앞선다.
배우 강유석은 "'서초동'은 일상적인 서초동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다른 법정물처럼 극적이지 않다.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담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서초동'(극본 이승현, 연출 박승우) 측이 1일 서울 구로구 더링크서울 트리뷰트 포트폴리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 박승우 감독 등이 참석했다.
'서초동'은 법정 오피스물이다. 어쏘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변호사) 5인방의 희로애락 성장기를 그린다. 유쾌한 서초동 라이프가 펼쳐진다.
이종석이 9년 차 어쏘 변호사 '안주형'을 맡았다. 논리와 팩트로 무장한 인물이다. 최신 판례까지 훑어보는 꼼꼼함과 날카로운 언변으로 상대의 허점을 정확히 찌른다.
그는 지난 2022년 '빅마우스'에서도 변호사 역할을 소화한 바 있다. "전작에서는 감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며 "이번엔 타성에 젖은 현실적인 변호사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과는 '더블유' 이후 9년 만에 재회했다. 박 감독은 "이종석은 작품에 진심인 배우"라며 "함께 드라마의 방향성과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문가영이 신입 어쏘 변호사 '강희지'로 분한다. 의뢰인의 사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보듬어주는 공감형 변호사. 당당하고 솔직한 사회초년생의 매력을 드러낸다.
그는 함께 일하는 변호사들은 물론, 이름도 모르는 관리사무소 직원과도 첫날부터 인사를 나눈다. 누구와도 쉽게 어울리는 성격이다. 주변을 무장해제시킨다.
문가영은 그간 학생, 연예인, 직장인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전문직 연기는 처음이다. "대사도 많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았다"면서도 "해보지 않은 분야라 만족감도 크고 설렜다"고 전했다.
이종석과의 워크로맨스도 예고했다. 이들은 극 중 과거 인연이 있는 사이다. 시간이 흘러, 서초동에서 재회한다. 미묘하게 얽힌 관계로 건조한 직장생활에 설렘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홍콩 촬영을 함께했다. 당시 거리와 해변가를 걷는 사진이 공개됐다. 문가영은 "홍콩에서 목격담이 많이 나왔다"며 "그 안에 숨겨진 재미가 많다"고 귀띔했다.
어변저스(어벤저스+변호사)의 완벽한 케미도 주목된다.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조창원 역), 류혜영(배문정 역), 임성재(하상기 역)가 어변저스 5인방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식사시간을 함께하는 밥 친구다. 일에 깔리고 사람에 치이다가도, 점심시간만 되면 약속한 듯 한자리에 모인다. 유쾌한 대화 속에서 위로와 연대가 피어난다.
박 감독은 "기쁘든 슬프든, 밥은 먹어야 한다. 밥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며 "서로 다른 층에서 일하지만,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강유석은 "밥 먹는 장면이 많다. 실제로도 자주 모여 식사했다"며 "그 분위기가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종석 역시 "촬영 내내 현장 분위기가 편안했다"고 말했다.
류혜영은 지난 2021년 드라마 '로스쿨'에서 법학도 역할을 맡았다. "그땐 로스쿨생이었다면, 이번엔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느낌"이라며 "사회인이 된 법조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리얼함이다. 현직 변호사인 이승현 작가가 집필했다. 박 감독은 이를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허구 대신 현실 속 법조인의 진짜 일상을 담았다.
류혜영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변호사를 그리고 싶었다"며 "말투나 법정 분위기, 온도 등 디테일을 작가님께 직접 물어보며 참고했다"고 전했다.
임성재는 "여러 수식어들이 있지만, '편안함'이라는 단어가 이 작품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야식 하나 시켜놓고 편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문가영은 "변호사라는 직업을 마주하며 변해가는 태도가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각자의 성장 과정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초동'은 오는 5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한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