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시리즈 대장정의 마무리로 어울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황동혁)
지난 2021년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1.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시즌2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2024~2025 시즌)으로 꼽히기도 했다.
강렬한 서바이벌 구성과 파격적인 전개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메시지 때문이다.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사회적인 화두를 던졌다.
시즌3(감독 황동혁)이 마지막 게임을 시작한다. 이번엔 메시지 대신, 질문을 한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작용을 담았다. 과도한 경쟁과 욕망에 대한 끝없는 자극, 그에 대한 패배감 등을 그린다.
"'이렇게 생각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드리기보단, 질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후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황동혁)
'오징어 게임' 시즌3 측이 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등이 자리했다.
시즌3는 친구를 잃은 기훈(이정재 분),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시즌2는 기훈의 가장 친한 친구 정배(이서환 분)의 죽음으로 마무리됐다. 황 감독은 "시즌3는 기훈이 친구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딛고 나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프론트맨과 인간관에 대한 대결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정재는 "시즌2에서 게임을 멈추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갔다면, 3에선 더 깊이 있는 고민이 이어진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이다' 마음 먹고 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시즌2에서 참가자 영일로, 3에선 다시 프론트맨으로 돌아온다. "여전히 인간성을 믿는 기훈과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된다. 3은 기승전결의 '결'이다. 드라마적으로 굉장히 강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시즌2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이 여러 갈등을 겪으며 변모해 나갈 예정이다. 명기 역의 임시완은 "어리석은 선택으로 본인을 더 위기에 빠뜨리는 인물이다. 3에선 본인의 잔꾀 때문에 더 고생스러워질 것"이라고 스포일러했다.
강하늘(대호 역)은 "시즌2에서 대호가 트라우마 때문에 총알을 전달해 주지 못하며 참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시즌3에선 참가자들과 얽히며 에피소드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현주 역)은 "현주의 정의롭고 이타적인 성정은 3에서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게임을 하면서 유대감을 쌓은 참가자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좀 더 강인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양동근(용식 역)과 강애심(금자 역)은 "용식과 금자 모자는, 상황의 변화로 둘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찾아보시는 게 묘미다. 극한으로 치달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유리(준휘 역)는 "준휘는 임신한 상태로 게임에 임한다.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고난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최국희(선녀 역)는 "다른 캐릭터와 달리 신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을 가졌다. 서늘한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러 인물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전한다. 이정재는 "큰 주제부터 작은 주제까지 각 캐릭터에 애환을 넣어 발란스를 잡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떤 캐릭터는 사회적 이슈, 이 캐릭터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 등 (감독님이) 분배를 잘해서 만드신 것이 '오징어 게임'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다. 빨리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바랐다.
시즌3에는 게임도 업그레이드된다. 황 감독은 "줄 위를 무사히 건너야 하는 게임이 나올 거고, 미로 같이 생긴 공간을 사람들이 찾아다니는 게임도 등장한다"고 밝혔다.
"술래잡기, 경찰과 도둑 등 많은 게임을 예측해 주셨습니다. 그런 요소가 다 들어가 있는 새로운 게임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어린 시절 했던 게임에 기초를 두고 만들었습니다. 또, 마지막에 숨겨둔 게임도 기대해 주세요." (황동혁)
'오징어 게임'의 시그니처가 된 영희에 이어 철수 인형도 등장할 예정이다. 황 감독은 "영희와 철수는 짝꿍이지 않나.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철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를 아우르는 메시지도 완성한다. 황 감독은 "시즌2와 3는 한꺼번에 쓰고 찍고 만들었다. 2를 보고 아쉬웠던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3을 보시면 모든 서사가 정리되기 때문에 (아쉬웠던 마음이) 다 해소되실 것"이라고 전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작용을 담습니다. 메시지보단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우리는 후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요." (황동혁)
지난 2021년에 시작해 2025년 막을 내리는 소회도 전했다. 황 감독은 "작품을 쓸 때부터 생각하면, 6년을 '오징어 게임'에 바쳤다"며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만들지만, 이 정도는 생각 못했다"고 떠올렸다.
"기적이라 부르는 일들이 펼쳐졌고, 소중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상도 받고, 글로벌 팬분들과 언론도 만났어요. 창작자로서 느낀 것이 많습니다. 이 성공의 반짝임에 취하지 않고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다음 작품을 준비할 겁니다." (황동혁)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의 깊고 큰 세계를 함께 경험했다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긴 콘텐츠를 가지고 많은 분과 소통하는 것에 대해 뿌듯했다. 이번엔 어떤 의견들이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고 털어놨다.
이병헌 역시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할리우드 영화에서 느끼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 긴 시간 배우로 생활했지만, 겪어 보지 못한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들을 했다. 이 작품이 주는 의미가 색다르다"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 작품 최초로 에미상(2022년)을 수상했다. 금일 한국 창작 뮤지컬계에도 역사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어쩌다 해피엔딩'이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을 달성한 것.
황 감독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K콘텐츠가 오스카와 에미상도 수상했으니, 남은 게 그래미와 토니겠거니 했다. 그래미는 BTS가 유력하게 후보에 이름을 오르고 있고, 토니상을 (수상에서) 가장 거리가 멀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엄청난 평가를 받고 있더라. 오늘 기사를 읽으며 알게 됐고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시즌4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아직은 계획이 없다. 지금 머릿속에서 다음 영화 작품을 구상 중"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핀오프에 대한 생각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시즌3가 가장 마음에 든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시리즈 대장정의 마무리로 어울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예쁘게 봐 달라"고 인사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은 오는 27일 넷플릭스에서 첫 공개된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