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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의 음감] 스트레이 키즈, 진짜 즐길 줄 아는 樂스타

스트레이키즈가 종횡무진 세계를 활보한다. 초동 판매량 461만 장과 더불어 2023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케이팝 앨범  '★★★★★ (5-STAR)'의 주인공, 테일러 스위프트 다음으로 빌보드 200 차트에서 앨범 네 장을 연속으로 정상에 올려놓은 아티스트, 롤라팔루자 파리 최초의 케이팝 헤드라이너, 빌보드 핫 100 차트 90위로 진입하며 방탄소년단 이후 최초로 싱글 차트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보이그룹... 2022년 '매니악(Maniac)' 앨범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스트레이키즈는 이제 당당하게 케이팝 선두 주자로 더 커다란 성과와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성장세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이키즈에 대한 소개가 절실한 곳은 한국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스트레이키즈의 열성 팬덤 스테이(STAY)가 아닌 이상 대다수의 사람은 그룹과 그들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한다. 입이 떡 벌어지는 음반 판매량,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과, 소셜 미디어 콘텐츠 조회수 같은 '숫자' 보도를 보고 이름 정도만 기억하는 정도다. 차트 진입,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 등 소식이 들려온 지 꽤 되었음에도 스트레이키즈의 현재와 미래보다는 그들이 누구이고, 어째서 이렇게 인기 있는지 등의 기초적인 과거 관련 질문을 자주 받는다. 아무리 최근 케이팝 보이그룹들이 대중적 접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만, 스트레이키즈처럼 세계와 한국의 인지도가 비례하지 않은 사례는 독특하다. 이는 스트레이키즈가 독특한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동시에 세계 시장이 인식하는 케이팝의 개념에 가장 충실한 팀이라는 아이러니로부터 기인한다.

​케이팝에는 여러 가지 즐거울 '락'이 있다. 우선 존재 자체만으로 빛나는 멤버들의 화려한 외모와 뛰어난 가창력,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춤을 선보이는 우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장편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방불케 하는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세계관, 그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다양한 서사를 만들어 내는 소비의 흥미진진함도 중요하다. 작은 무대부터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호흡을 맞추던 이들이 실력과 경험을 쌓아나가며 글로벌 스타로 거듭나는 육성과 성장의 시간은 팬덤 구축의 핵심이다. 지지자들에게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여 고객 만족을 이루기 위해 케이팝은 오늘도 숨차게 달린다. 연습생 시기를 거쳐 데뷔한 멤버들이 끝없이 훈련을 거쳐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나는 가운데, 제작자들은 대중문화 속 다양한 음악 장르와 스타일을 빠르게 흡수하여 고유의 노래와 뮤직비디오, 퍼포먼스를 구축하기 위해 오늘도 밤낮없이 머리를 감싸 쥔다.

이 모든 즐거움이 오늘날의 스트레이키즈에 있다. 정다면체처럼 다양한 꼭짓점과 면을 가진 케이팝이 스트레이키즈의 탄창 안에 단단하고 매끈한 탄환으로 압축되어 있다. 폭발적인 힘으로 발사한 총알이 힘찬 속도로 나아가며 일련의 저항 없이 그대로 팬들의 가슴을 관통한다. 음악, 퍼포먼스, 세계관, 성장 서사, 지향점 모두 오늘날 케이팝의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종합적인 경험을 향해 일직선으로 정렬되어 있다.

'파이브스타' 앨범이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했을 때 나는 스트레이키즈를 케이팝 블록버스터라 설명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여 전방위적 수단을 동원해 관객을 압도하고 즉각적인 흥분을 제공하는 블록버스터에 심오한 각본과 실험적 연출은 중요하지 않다. 느슨할 틈 없는 이야기와 휘황찬란한 촬영 효과, 기억에 남는 극적인 단 한 장면의 쾌감이 우선 목표다. '특'의 뮤직비디오에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풍의 괴생명체를 창조하고, 희로애락의 네가지 감정이 전투를 벌이는 '락'으로 '진격의 거인'과 '다크 나이트' 속 한 장면을 묘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락-스타'(樂-STAR)' 앨범의 문을 여는 'MEGAVERSE'부터 스트레이키즈는 블록버스터의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그룹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필릭스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급격한 템포 전환을 통해 비장한 새 출발을 알리는 노래다. 입체적인 평행우주 멀티버스가 아니라, 그마저도 뛰어넘는 거대한 세계를 지향한다. '웅장한', '메가톤' 스케일의 케이팝이다.

스트레이키즈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해 팬들은 과거 '마라 맛'이라는 표현을 즐겨 썼다. 얼얼하고 묵직하게 고막을 때리는 비트 위 쏟아지는 랩,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드는 추임새, 완급조절과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보컬이 왕성하게 자기주장을 펼친다. 재치 있는 언어유희와 개념 비틀기의 키치 역시 스트레이키즈만의 특기다. 타이틀곡 '락 (樂)'을 볼까. 최근 유행하는 힙합 스타일 퐁크(Phonk)와 아프로비츠(Afrobeats) 비트를 활용하며 제목만 보고 거친 일렉트릭 기타소리와 생동감 넘치는 드럼, 둥둥거리는 베이스의 밴드 음악을 생각한 이들에게 한 방 먹이고 시작한다. '극락', '날벼락', '도시의 락', '즐기면 그만'으로 운율을 맞춘 창빈의 거친 랩이 지나가면 현진과 아이엔, 한, 방찬, 리노, 승민이 고음역대 보컬을 선보이며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다양한 비트를 결합한 케이팝 뮤지컬 '특'과는 반대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숨 막히게 밀어붙이는 곡인 만큼 더 저돌적이다. 물론 장르 음악을 기대한 팬들을 위해 앨범에 록 버전 편곡을 수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음악을 완성하는 퍼포먼스는 어떤가. 스트레이키즈는 자유롭고 유연한 움직임으로 출발해 재치 있는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고, 흥의 정점에서 몸을 내던지는 단체 군무로 보는 눈을 코너에 몰아세운다. 전체적으로 힘찬 파트가 물 흐르듯 이어지는 가운데 팔과 손동작을 특히 강조하며 타 신체 부위의 움직임을 절제하는 후렴부 동작이 '매니악', '케이스 143(Case 143)', '특'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더욱 공격적인 태도와 빠른 템포로 무장한 '락'에서는 짧은 도입부를 거쳐 힘찬 스텝을 밟는 식으로 역동적인 에너지를 추가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선보인 퍼포먼스에서 알 수 있듯, 백댄서들과의 단체 군무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무대 구성이다.

개성 강한 음악과 이를 현실로 만드는 무대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 그러나 팬들이 스트레이키즈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는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 스트레이키즈 설계도를 그리는 이들은 방찬, 창빈, 한으로 구성된 프로듀싱 유닛 (3RACHA)다. 데뷔 전 활발한 아마추어 활동을 바탕으로 경력을 쌓은 쓰리라차는 청춘의 자아 탐구 '아이엠(I AM)'과 당차게 정체성의 실마리를 풀어간 '클레(Clé)'의 성장 시리즈를 선보이며 초창기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고, 거친 현실에서 삶을 그려낸 '생(生)' 연작부터 본격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트레이키즈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힙합, 록, 일렉트로닉, 발라드 등 풍부한 음악 자양분을 바탕으로 멤버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프로듀싱을 통해 스트레이키즈는 누구와도 같지 않으면서도 다채로운 음악을 만들어간다. 힘찬 메시지로 희망을 전하는 '사각지대'와 재치 있는 표현의 랩이 두드러지는 '컴플렉스(COMFLEX)', 서정적인 '가려줘'와 '리브(Leave)'가 서로 다른 장르와 스타일에도 멤버들의 개성을 살리며 이질감 없이 하나로 수렴한다. 스트레이키즈처럼 청각으로 시각을 구현하고, 비주얼로 음악을 완성하는 데 있어 조금의 빈틈없이 일치단결한 이음새를 자랑하는 팀은 많지 않다.

30년 이상 케이팝을 조각내고 분해하며 즐긴 한국은 다양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를 더욱 날카롭게 깎아 버리는 형태로 진화를 추구하며 혁신을 꿈꾼다. 커다란 개념과 높은 채도의 이미지, 휘황찬란하거나 아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에 도달하고자 하는 콘텐츠가 널리 사랑받는다. 반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슈퍼스타들을 시작으로 이제 막 케이팝에 흥미를 느끼게 된 해외 팬들에게는 이 복잡하고 커다란 규모의 종합 문화 콘텐츠를 단숨에 납득시킬 그룹에 더 눈길이 간다. 덧붙여 잘 다듬어진 기획물보다는 주체적인 사고와 목소리, 공감할 수 있는 개인의 서사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덕질'을 선호한다. 

그 결과가 스트레이키즈다. 활발한 청춘의 에너지와 고심할 필요 없는 즐거움으로 소통한다. 거친 형식으로 입문 난이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의 감정을 바탕으로 가꿔가는 자체 제작의 매력에 빠져들고 나면, 이들이 선사하는 케이팝의 정수에 흠뻑 빠져들 일만 남아있다. 그 즐거움 속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녹아있다. 비정상투성이 집단이 쿨한 리더가 되는 세상, 별난 것투성이의 튀는 녀석들이 특별함을 인정받아 빛나는 세상이 스트레이키즈의 메가버스다. 정적과 부정적 에너지를 타파하며 오늘도 스트레이키즈는 달린다. 영원한 즐거움을 위해.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 zener1218@gmail.com

<사진출처=JYP엔터테인먼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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