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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짜 병원이 수상하다"…서세원, 캄보디아의 의문들

[Dispatch | 프놈펜(캄보디아)=송수민기자, 서울=김소정기자] 다음은, 캄보디아 한인회 관계자가 발표한 서세원 사망 경위다. 

링거를 맞았다->심정지가 왔다->쇼크사로 추정된다. 

전 한인회장은 서세원의 지병을 꺼냈다.  

"원래 당뇨로 고생했어요. 식사도 제대로 못했죠. 링거액이 오렌지색이었습니다. 수액에 영양제를 넣은 것 같아요. 그래도 편안하게 돌아가셔서 다행입니다." (박현옥)

하지만 '디스패치'가 취재한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우선, 간호사에게 (사망 당일) 들은 것. 

사망 소식이 전해진 20일 오후, 미래병원 간호사와 어렵게 통화 연결이 됐다. 그 간호사는 "IV injection (정맥주사)를 맞다가 no breathing (숨이 멎었다)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What kind of injection, is it Vitamin?" (디스패치)

"Propofol" (간호사)

간호사가 '프로포폴'을 말하는 순간, 한 한국인 관리자가 전화를 가로챘다. 병원 운영 이사로 추측된다. 

"여기에는 프로포폴 없어요. 그런 거 취급하지 않습니다. 링거 맞다가 돌아가셨어요. 다시 확인해 보고 연락드릴게요."

'미래병원'은 그 뒤로 먹통이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음으로, 전 한인회장에게 들은 것.

박현옥 회장은 '디스패치'에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찍었다"며 사진을 전송했다. 이어, 서세원의 건강 상태 및 발견 당시 상황 등을 부연 설명했다. 

"당뇨로 엄청 고생해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엄청 말랐잖아요. 그래도 그날은 병원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대요. 간호사에게 사탕도 달라하고…"

'디스패치'는 간호사에게 들었던 '프로포폴'에 대해 물었다.

박 회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다. 말이 안 된다"며 부인했다. "내가 도착해서 직접 혈관에 꽂힌 바늘을 뽑았다. 링거액이 오렌지색이었다. 영양제를 맞은 것 같다"고 추가했다.

그는 병원 운영 이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서세원이 캄보디아에서 병원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날 간호사 면접을 봤고, 그 간호사에게 링거를 맞았답니다. 운영 이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쇼크가 온 모양이에요."

서세원이 죽었다. 영욕의 세월을 살다 갔다. 물론 고인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는 건 아니다. 다만, "링거를 맞다가 죽었다"는 말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까. 캄보디아 현지 병원으로 향했다. 

지금부터, '디스패치'가 본 것들이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미래병원'을 찾았다. 이곳은, 서세원이 투자한 병원으로 알려진다. 캄보디아에서 병원 사업을 준비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미래병원'의 정확한 이름은, 미래폴리클리닉(MiRae Polyclinic). 간판에는 '성형수술', '줄기세포치료', '스킨케어', '제대혈치료' 등의 진료과목이 적혀 있다. 

하지만 '미래병원'은 간판만 걸었을 뿐,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 프놈펜 관할서 경찰은 '디스패치'에 "아직 병원 허가증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스패치'는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현지 경찰의 말대로, 병원 허가증, 의사 면허증은 없었다. 단, 캄보디아 사업자 등록증은 있었다. 

병원은 1, 2층 구조였다. 한인회장이 말한 주방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인터뷰에서 “병원 주방에서 김치찌개를 끓여 먹어 다행이다”고 말했었다)

미래병원에 정상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의약품 등을 보관하는 냉장고는 비어 있었다. 수액의 유통기한은 초과됐다. 영양제로 보이는 앰플 모두 오래된 것들. 

그리고, 눈에 들어온 우유 빛깔 액체.

(쓰다 남은) 프로포폴이었다. 

미래병원 1층, 치료실을 살폈다. 베드 3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서세원은 벽 쪽 침대에서 사망했다. 방에는 산소통이 배치돼 있었고, 의료용품을 보관하는 수납장도 있었다. 

프로포폴은 서랍 안쪽에 있었다. (병) 뚜껑을 열었다 닫은 흔적이 보였다. 해당 약품은 재사용이 금지돼 있다. 게다가 냉장 보관이 원칙이다. 하지만 실온에 방치돼 있었다. (캄보디아 4월 21일 기온은 섭씨 37도.)

2층으로 올라갔다. 치료실 안에 침대가 놓여 있었다. 그곳에서 검은색 봉지를 발견했다. 그 안에 (폐기된) 주사기가 있었다. 그 주사기는 우윳빛 약물을 머금고 있었다. 프로포폴로 추정된다. 

다음은, ‘디스패치’가 확인한 것들이다. 

‘미래병원’은 정식 병원이 아니다. 의사도 없고, 허가도 안 났다. 즉, 무허가 시설이다. 주사기를 다루는 행위 자체가 의료법 위반이다. 

(물론, 캄보디아 경찰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간호사가 해당 병원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답했다.)

서세원은 어떤 종류의 링거를 맞았을까. ‘디스패치’가 확인한 수액(포도당)의 유통기한은 2022년 7월 1일. 박스째 실온에 방치돼 있었다. 

링거를 맞을 때 사용하는 ’나비 바늘‘(Scalp Vein). 일명, 수액용 ‘나비침’의 제조일자는 2018년 10월 5일. 통상적인 유통기한을 2년이나 초과했다. 

마그네슘은 당뇨병에 도움이 된다. 혈액에 떠돌아다니는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병원에 있던 마그네슘 사용기한은 2022년 4월 10일. 이미 지났다. 

유통기한이 남은 2가지는, 염화나트륨(SODIUM CHLORIDE, 2024. 01)과 프로포폴(2023. 12)이다. 이 두 약품은 최근에 사용된 것으로 짐작된다. 뚜껑을 열었다 닫은 흔적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풀리지 않는 것들이다. 

서세원 관련 보도는, 대부분 한인회장 입에서 나온다. 박현옥 회장 멘트가 기사에 인용되고 있다. 그만큼 정보는 제한적이다. 통제 속에 있다.

심지어, '딸'인 서동주도 마찬가지. 한인회 측 이야기에 의존(?) 해야 한다. 의문이 있지만, 답을 찾기가 막막하다. 경찰 기록(검안서) 등을 요청한 게 전부다.

'디스패치'는 서세원의 빈소에서 우연히 서동주를 만났다. 그는 "제가 아는 게 너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초 신고자가 누군지, 링거와 수액을 가져갔는지, 간호사 진술은 받았는지, 약물(혹은 독극물) 검사를 했는지... 의심하는 게 아닙니다. 상식적인 질문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듣는 이야기는 '링거를 맞다 돌아가셨다'는 게 전부니까..." (서동주)

여전히, 명쾌하진 않다. 그날 면접 본 간호사는 왜 (디스패치에) 프로포폴이라 답했을까. 그 이후로 왜 입을 닫았을까.

'디스패치'는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수십 차례 (간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23일, 마침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

"이미 (사건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궁금한 것은 경찰에 물어봐라." (간호사)

이곳에서 사용 가능한 약품은 염화나트륨과 프로포폴 뿐. 수액도, 나비침도, 마그네슘도, 유통기한을 넘겼다. 오렌지색은 어디서 나왔을까.

박현옥 회장은 사망 직후의 사진을 문자로 전송했다. 서세원, 링거대, 링거줄 등이 보였다. 수액 사진을 보고 싶다 했더니, "그건 없다"고 말했다.

의문을 해결할 열쇠는 누가 쥐고 있을까. 면접 본 간호사? 병원 운영 이사? 아니면 내부 CCTV? (서세원이 사망한 1층 방에는 CCTV가 없다고 한다.) 

프놈펜 관할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했다. 서세원의 재혼녀는 '혼절' 상태로 알려진다. 부검 요청 계획이 없어 보인다. 한국 대사관은 아직까진 팔짱만 끼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도 있다. 서세원은 병원이라 할 수 없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만약 수액이든, 영양제든, 무언가를 요청했다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셈이다. 한국법에 따르면,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서세원과 동업자로 알려진 병원 관계자. 그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병(당뇨)을 걱정했다면, 무허가 병원에 눕게 해선 안됐다. 한국법에 따르면, 그 또한 의료법 위반이다.

그리고 한인회 일부 관계자. 서로 입을 맞추고 있다.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모습이다. (심지어, 화장을 계획했다.) 그들은 최소, 죽음에 이르게 한 진실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보인다.

<정리=김다은기자(D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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