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오명주기자] "한 가지 장르, 캐릭터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요. 여러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정일우)

배우 정일우의 2022년을 한 마디로 줄이면, 도전이다. 그간 즐기던 로코와 사극에 이어, 새 장르를 탐험했다. '히어로'와 '로맨틱'을 합친 수사극이다.

캐릭터도 강렬하다. 재벌 중의 재벌이자, 뛰어난 추리력의 탐정이다. 총수와 탐정의 이중 생활을 즐기는 인물. 팔색조 변장으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원래 호기심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항상 새로운 캐릭터에 갈증이 있었죠. 배우라면 다양한 것들을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스패치'가 정일우를 만났다. ENA '굿잡'의 초재벌 탐정 '은선우'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선우를 고른 건, 단순한 이유였다. 해보지 않은 캐릭터와 장르라는 것. “재벌인데 탐정인 캐릭터에 많이 끌렸다”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장르에도 관심이 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우에 단숨에 매료됐다. 역대급 다양한 변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였다. 고등학생, 청소부, 도박꾼, 백발노인 등을 차례로 소화했다.

"한 드라마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기 힘들잖아요? 그 점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가진 여러 색을 보여주기에 선우가 안성맞춤이었죠. "

도전에 목말랐던 만큼, 열정을 쏟아부었다. "연기 뿐 아니라, 매 신마다 다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며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선우 캐릭터에 색깔을 입혀갔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졸업 작품 찍는 기분이었어요. (웃음) 에피소드별로 변장이 필요했기에, 제 아이디가 들어간 게 굉장히 많죠. 직접 동묘에 가서 의상도 준비한 적도 있어요.”

‘굿잡’은 준비와 더불어 촬영까지 꼬박 1년이나 소요된 작품. “현장에서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촬영한 덕분인지, 어느 작품보다 애정이 크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특히, 노인 분장을 짚었다. 혼신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것. "노인 분장을 4번 정도 했는데, 한 번에 기본 4시간 정도 걸렸다"며 "'미션 임파서블' 장면처럼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굿잡'은 꿀잼 수사물로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 역시 3.2% (닐슨코리아 기준)를 넘을 정도. 권유리와는 전작 '보쌈'에 이은 '환생커플'로 주목받았다.

"시청자 분들도 분명 (제 노력을) 느끼셨을 거에요. 감히 제가 성공했다고는 말씀 못 드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웠던 작품입니다."

그는, 겸손하게 덧붙였다.

"성적도 당연히 중요하죠. 하지만 그보다는…, 배우가 그 작품에 얼마나 애정을 쏟고,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정일우는 "정말 저에겐 함께했던 시간들이 모두 ‘굿잡’이었다. 성공 여부를 떠나 굉장히 오랫동안 떠올릴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미소지었다.  

정일우는 (진부하지만) "소처럼 열일한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배우다. 연기를 직업으로 삼은 지 벌써 17년. 쉴 틈 없이 한 해 한 해를 꽉 채워왔다.

물론, 평탄한 길은 아니었다. 인생작을 남긴 적도 있고,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다. 때로는 인기에 연연하기도 했고, 조급한 마음에 힘들기도 했다.

다행히, 그 모든 건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그 경험들이 쌓여 지금의 정일우가 된 것.

그는 “고민하고, 상처받고, 깨닫는 시간들 덕분에 결국 성장한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저는 좀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일우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저, 열정을 갖고 꾸준히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 그저 배우라는 길을, 언제나 그랬듯 묵묵히 걸어갈 생각이다. 

"열정이 사라지는 순간이 바로, 배우 일을 그만할 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열정은 제 원동력이기도 하죠. 한 작품 한 작품 쌓아가면서 열심히 달려가다 보면, 더 성장한 배우가 돼 있지 않을까요."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