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구 기자] 'SNL 시리즈' '욕쟁이 할머니'로 각인된 정이랑이 배우로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정이랑 주연 영화 '아네모네(Anemone: A Fairy Tale for No Kids)'가 제32회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유바리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4일 유바리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아네모네'가 경쟁 부문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와 평론가상인 '시네가상' 수상작으로 선정돼 2관왕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한국 영화가 유바리국제영화제에서 장편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은 무려 11년 만의 경사다. '아네모네'는 주연 배우들의 리얼하고 폭발적인 연기력과 독특한 각본, 연출력이 고루 더해져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전직 격투기 선수 출신인 용자(정이랑). 복권 당첨 꿈을 꾼 후 남편(박성진)에게 복권 심부름을 시킨다. 이후 실제로 복권 당첨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는 블랙 드라마다. '아네모네'는 정하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정감독은 '영화 제작과 관련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라는 유바리국제영화제 측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한된 제작비와 시간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저예산 영화 감독은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배우와 스태프가 고생했다. 감옥에 가지 않는 죄를 짓는 기분이다. 언젠가 무한한 예산, 무한한 시간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날을 꿈꾸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극복했다."
정이랑은 "좋은 작품에 출연해 큰 상까지 받아 너무 영광이다. 함께 고생한 감독, 스태프, 배우들과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지금의 기쁨만큼 더욱 노력해서 좋은 연기를 위해 항상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이랑은 2005년 SBS 공개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데뷔했다. 이후 'SNL 시리즈'를 통해 번뜩이는 재치와 익살스러운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로 전향한 그는 '구르미 그린 달빛', '보그맘',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등에 출연하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 토탈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