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이게, 진짜 가능해?" 

배우 소지섭이 최동훈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고 든 의문이다. 그는 "도대체 머릿속으로 (장면이) 그려지지가 않았다"고 첫 인상을 전했다. 

소지섭 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였다. 류준열은 "이게 뭐지?" 하고 놀랐고, 김우빈은 "응? 여기서 이게 이렇게 나온다고?"라며 (계속) 물음표를 던졌다. 

김의성도 시나리오의 충격(?)을 전했다. 

"원래 시나리오를 굉장히 빨리 읽는 편입니다. 30분 안에 리뷰를 써서 보내죠. 그런데 '외계+인' 1부는 읽는 데만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정말 본 적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김의성)

한국 대표 스토리텔러 최동훈 감독이 영화 '외계+인' 1부로 본 적 없는 신세계를 펼친다. 고려와 현대라는 이질적인 두 시간을 충돌시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영화 '외계+인 1부' 제작보고회가 23일 오전 11시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최동훈 감독,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이 참석했다. 

'외계+인' 1부는 SF 액션 판타지 영화다. 최동훈 감독이 '암살'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고려 말과 2022년 사이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사건을 다룬다. 

먼저, 고려에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 총 든 처자 이안(김태리 분), 두 신선 흑선(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 여기에 가면 쓴 자장법사(김의성 분)이 등장한다. 그들은 소문 속의 신검을 쫓는다.

(가상의) 2022년 사람들은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추격한다. 외계인 죄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김우빈 분), 오히려 외계인에게 쫓기는 형사 문도석(소지섭 분)이 주인공. 

영화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최 감독은 5년 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최동훈. 니가 만약 서른 살이야. 니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야? 그걸 해"라고 자문했다. 

그가 떠올린 소재는 바로, 외계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외계인이란 존재를 생각하면 설레고 공포스러웠다"며 "외계인은 제 어린시절을 재밌게 만들어주던 상상력이었다. 그게 현실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한국 고전 설화를 가장 좋아한다. (외계인의 이야기가) 코리안 마법의 세계와 함께 펼쳐진다면 재밌는 영화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SF이기도 하고, 판타지이기도 한 고군분투 모험극이다"고 설명했다. 

"만일 외계인이 과거에도 있었다면, 과거 사람들은 외계인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몸에서 요괴가 나왔다 생각할테고, 그렇다면 그 요괴가 왜 인간 몸에 들어가게 됐을까요? 이 질문이 이야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최동훈)

시나리오 집필에만 2년 반이 걸렸다. 작품을 1부와 2부로 나누고, 프리 프로덕션만 1년을 진행했다. 촬영 역시 387일을 소요했다. 현재도 후반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 감독은 "너무 힘들었지만, 해야 했다"며 "이 이야기는 1부와 2부로 나눠진 연작으로 가야 더 드라마틱한 구성이 될 거라 생각했다. 고난의 과정이 있겠지만 동시에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캐릭터 및 히스토리 영상을 최초 오픈했다. 류준열은 무협 영화에 나올 듯한 도술을 부렸고, 염정아와 조우진도 코믹한 신선 케미를 선보였다. 김태리도 (고려에서) 총을 쏘고, 몸을 날렸다. 

2022년의 스토리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할리우드 SF 영화 못지 않은 퀄리티였다. 소지섭은 의문의 비행선에게 쫓겼고, 김우빈은 외계인을 추격하다 고려로 향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술의 구현. 최동훈 감독은 "사실 김의성 선배님과 '암살' 끝나고 만나 이야기를 많이 했다. '외계+인'을 구상하며, 촬영이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고 떠올렸다.

그 때 김의성이 내놓은 대답은 "다 된다"는 확신. 김의성은 "한국 스태프들이 가진 기술력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덕분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각과 촬영은 완전히 달라요. '이게 정말 현실화될까?' 하고 걱정했고, 스태프들도 외국의 기술력을 빌려와야 하지 않나 회의하기도 했죠. 지금 한국 영화 기술력이 최고 단계로 가고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 감독)

고려와 외계인의 조합도 걱정됐다. "좋게 보면 특이하고, 나쁘게 보면 이상할 수 있다. 이 점이 제가 가장 고민했던 지점"이라며 "그런데 이질적인 것이 충돌할 때 생기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고치고 또 고쳤다. 최동훈 감독은 "사실 2년 반 동안 썼던 이유"라며 "최대한 이상해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구조와 캐릭터 등 이질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애썼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입을 모아 최동훈을 극찬했다. 그도 그럴 게, 최동훈은 그냥 '천재'로 표현할 수 없다. 한국 대표 감독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심지어 (스트레스로) 이명 현상이 생길 정도였다.

일례로, 김태리는 최동훈과의 에피소드 하나를 꺼냈다. "촬영을 마치고 작업할 때, 감독님을 만나며 더 깊은 대화를 나누다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최 감독이 "나 되게 겁나. 두려워. 근데, (두려움이) 있어야 되는 것 같아. 그래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도 있는 걸 만들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라고 털어놨다는 것. 

김의성 역시 "최동훈은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졌다. 언뜻 생각하기에 천재고, 모든 걸 가진 사람"이라면서도 "길게 작업하면서 그 어떤 감독보다 열심히 한다는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그랬어요. 다 된 것 같은데 또 하고, 완성된 것 같은데 또 만집니다. 주제넘은 말일지 모르지만, 감독 지망생이나 신인감독들에게 최동훈 감독의 작업장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죠. '이 만큼 하고 힘들어하라'고요." (김의성)

'외계+인'에는 다양한 액션을 보는 재미도 있다. 소지섭은 "기본적으로 맨몸 액션, 도구(총기 등) 액션, 무협 액션 등이 있다. 외계인과 인간 사이의 액션도 있다"며 "저 역시 관객으로 극장에서 확인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김태리는 "무륵(류준열 분)의 액션이 영화사에 길이 남을 것 같다. 아마 클립으로 남을 것 같다"고 농담하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고 호평했다.

류준열은 "제 클립 옆에는 (김태리의) 총기 액션이 있지 않을까. 김태리가 이미 총기를 잘 다루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아주 능수능란했다"고 화답했다. 

최동훈 감독은 "김태리는 시간을 정지시키는 것 같은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고려에 김태리가 권총을 가지고 나온다면 얼마나 흥미로울까 생각했다"며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김우빈도 '외계+인'을 통해 폭풍 액션을 펼친다. 최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당시 김우빈이 회복 중이었다"며 "처음엔 가드가 작은 역이었으나, (쓰다보니) 점점 액션 강도가 높아졌다"고 털어놨다.

소지섭 표 간지나는 액션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최 감독은 "간지나게 쫓기는 사람을 원해 소지섭을 마지막으로 캐스팅한 것"이라며 완벽한 조합임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최동훈 감독은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 영화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관객 분들께서도 이 영화를 보시고 같은 상상력의 세계에 빠져달라"고 당부했다.

"저는 의무적으로 3년에 한 번씩 (영화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산 사람입니다. 5년 간 이 영화에 집중하며, 힘들고 피곤했습니다. 그러나 그 5년이 너무 즐거웠죠. 청춘의 마지막을 이 영화에 바쳤습니다." (최 감독)

'외계+인' 1부는 다음달 20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